임신8개월때 떠난 주산지

solvi12006.06.15
조회62
임신8개월때 떠난 주산지 임신8개월때 결혼하여 첫 여름휴가를 떠난 모습이네요.
그몸으로 주왕산등반까지 하였었지요.
지금생각해도 새록새록 해지는 추억입니다.

---

나의 사랑하는 사람.
당신과 결혼하던 제작년 겨울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우리 민지가 9개월이고 우리의 사랑은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네요.
이렇게 자연은 변함없는 순리로 항상 우리의 삶속에 가까이있습니다.
당신과 하나의 가정을 이루어 함께 생활한것이 벌써 2년.
당신과 나 우리는 지금 인생의 어느 계절쯤에 서 있는걸까요.
어쩌면 파릇파릇한 새싹이 하늘을 향해 돋아나는 봄이라고 해야하겠군요.
3년이 조금 넘는 연애기간동안 다투기도 하며 많은 우여곡절과 헤어질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우리는 지금의 시간에 와있습니다.
나의 따스한 사람아.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다투었던 그 많은
시간들은 울퉁불퉁한 모서리를 깎아내며 아름답게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참으로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느날 당신이 틈틈히 써놓았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던날 혼자 울고말았습니다.
누구나 힘든 회사생활이지만 집에서는 결코 내색을 하지 않아 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스트레스도 엄청 심하고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런데 나와 우리 민지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구절들...
당신을 사랑해요.
연애는 화려한 꽃이지만 결혼은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나무와 같아요. 당신이 그걸 깨닫게 해주었어요.
사실 난 당신과 결혼하기전 평탄치못한 부모님의 결혼생활과 불행했던 유년기로 인해 철저하게 결혼을 경멸하며 살았습니다.
결혼이란 철저히 희생과 의무로만 이루어진것이라 생각했었지요.
그렇기에 부정적인 피해의식으로 가득한 나란 사람에게는 아이를 바르게 양육하고 배우자와의 원만한 결혼생활을 이루는것은 결코 어울리지 않을것이라고 늘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서로의 빈곳을 채워줌으로해서 서로에게 삶의 에너지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 인생에도 제 2의 서막이 있을 수 있다는것을 지금에야 깨닫고있습니다.
세상이 때로는 살만하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이젠 삶을 왜곡된 시각으로서가 아닌 아름답고 평범하게 당신과의 삶을 살아가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이제 우리의 분신인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것에 대한 두려움 또한 설레임과 기쁨의 햇살로 바뀌고 있습니다.
일상의 행복을 일깨워준 나의 소중한 사람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또 그 여름이 지나면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이 오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자연의 순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에 여름의 폭풍우와 겨울의 눈보라가 같은 시련이 밀려오는 날도 있겠죠.
당신을 깊이 신뢰하고 사랑합니다. 앞으로 펼쳐진 긴 삶의 힘든 여정을 함께할 진정한 연인이자 친구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민지에게는 꼭 아빠와 같은 사람을 만나라고 말해주고싶습니다.
당신과 더불어 세월이 흐를수록 깊고 그윽한 맛을 내는 포도주와 같이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또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는 배우자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개인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겠지요.
우리 언젠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삶의 연륜이 쌓이는 때가 오면 그때 살포시 안아주며
우리 살아있는동안 진정 행복했었노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날이 오기를 희망해봅니다.
나의 사람이여...

임신8개월때 떠난 주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