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開天)

밝달 이리족장2006.06.25
조회112
개천(開天) 부도지 (符都誌)


이번에는 좀 더 직접적이고 신비로운 실라[新羅]때의 비서(秘書)인 부도지(符都誌-하늘에 관한 기록)의 내용을 인용하여 우리역사의 장을 본격적으로 전개시켜 보기로 하자.

이 세상의 많은 책들이 각자의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동원하여 천지창조의 극적인 장면들을 제 나름대로 연출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대체로 빛과 형태로 출발하는데 반하여 우리 부도지의 경우는 소리로부터 시작하니 그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이 과연 민족의 선조답다 아니할 수 없다.




부도지(符都誌)에 의한 민족의 탄생신화(誕生神話)


제1~2장 :
선천(先天-太初)에는 따뜻한 햇빛만이 있었다. 돌연 팔려(八呂-여덟 악기)의 음(音-소리)이 들려오더니 그 변하는 소리에 따라 수많은 별들이 생겨났다(우주의 대폭발인 듯하다).

이처럼 선천(태초의 우주)이 끝나면서 짐세(朕世-지상의 세상)가 나왔는데 이로부터 실달성(實達城-보이는 성)과 허달성(虛達城-보이지 않는 성)이 생겨났고, 마고대성(麻姑大城)과 마고주신(麻姑主神) 역시 그 소리로부터 나왔다.

마고주신은 선천을 아버지로 하고 짐세를 어머니로 하여 궁희(穹姬)와 소희(巢姬)를 낳았다. 궁희와 소희 역시 선천과 후천의 정기(精氣)를 받아 각각 두 천인(天人)과 두 천녀(天女)를 낳았다.

이들이 성(城)안의 지유(地乳)를 먹고 자라나자 마고주신은 네 천녀에게 려(呂-천상의 악기)를 관리하게 하고 네 천인들에게는 율(律-하늘의 소리)을 맡아보게 하였다. 천부(天符)를 봉수(奉守)하여 선천을 계승할 때 성안의 사방에 천인이 있어 제관(提管)으로 음을 고르니 황궁씨(黃穹氏), 백소씨(白巢氏), 청궁씨(靑穹氏), 흑소씨(黑巢氏)가 그들이다.

제3장 :
마고주신이 실달대성을 끌어다가 천수(天水)에 빠트리니 물구름이 위를 덮으며 육지(陸地)가 되었다. 수성(水城)과 지계(地界)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역수(曆數)가 시작되니 기(氣), 화(火), 수(水), 토(土)가 서로 섞여 낮과 밤, 그리고 4계가 구분되어 초목과 짐승들이 생겨났다.

이제 세상에 일이 너무 많아지므로 네 천인은 각각 그 역할을 분담하여 토(土)는 황궁씨(黃穹氏)가, 수(水)는 청궁씨(靑穹氏), 기(氣)는 백소씨(白巢氏), 그리고 화(火)는 흑소씨(黑巢氏)가 맡아 관리하였다.
이로부터 기(氣)와 화(火)가 서로 밀어 하늘의 찬 기운을 없애고 수(水)와 토(土)가 감응하여 땅의 질서를 확립하니 이는 음상(音像)이 위에서 비춰주고 향상(響象)이 아래에서 듣기를 고르게 해주는 까닭이었다.

제4장 :
마고주신이 네 천인과 네 천녀를 결혼시켜 자손을 번성하게 명하니 이들은 3남 3녀를 낳았고 몇 대를 지나면서 그 수효가 삼천명으로 불어났다.

제5장 :
백소씨족의 지소씨(支巢氏)가 지유(地乳-땅의 젖)를 먹으러 젖샘으로 가보니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작은 젖샘을 차지하려 하므로 결국 지유를 마시지 못하였는데 이렇게 하기를 다섯 번이나 한 후 너무 배가 고파 집의 난간에 걸린 포도를 따서 먹어보니 그 오미(五味)의 맛이 너무 좋았다.

제6장 :
이렇게 하여 사람들이 오미의 맛을 발견하자 크게 놀란 백소씨는 열매 먹는 습관을 금지시키니 처음으로 인간의 자유를 억제하는 법이 생겼다. 이어서 마고주신이 성문을 닫고 실달대성의 기운을 거두어버리자 사람들에게 이가 생겼고 그 침은 뱀의 독과 같이 되어버렸다.
이는 강제로 다른 생명을 먹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사람들의 피가 탁해졌고 심기(心氣)가 독해지더니 마침내 천성(天性-하늘의 성품)을 잃고 더 이상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제7장 :
이에 사람들은 지소씨를 원망하였는데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지소씨는 그의 권속들을 데리고 성문을 나가 멀리 숨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성을 나와 여러 곳으로 흩어져버렸다.

제8장 :
황궁씨는 오미의 재앙을 스스로의 책임으로 돌리고 마고주신 앞에 복본(復本-天性을 되찾음)을 맹세하였다. 그러자 다른 천인들도 황궁씨와 뜻을 같이하기로 하므로 황궁씨는 천부(天符)를 신표(信標)로 나누어주고 칡을 캐서 식량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다음 사방으로 분거(分居)하도록 하였다.

이에 청궁씨는 동문을 나서 운해주(雲海州)로 가고, 백소씨는 서문을 통과하여 월식주(月息州)로, 흑소씨는 남문으로 하여 성생주(星生州), 그리고 황소씨는 북문을 나가 복본의 고통을 이겨내고자 스스로 매우 춥고 고통스러운 땅인 천산주(天山州)로 갔다.


제9장 :
이들이 각각의 자리에 이르는 동안 천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 동안 먼저 성을 나간 지소씨의 무리가 많은 번식을 이루면서 그 세력이 대단히 포악하고 강대하여져 새로 진출하여오는 무리들과 심한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동안 마고주신은 궁희, 소희와 더불어 대성을 천수(天水)로 씻은 후 허달성의 위로 옮겨버렸다. 이때 씻은 물이 동서로 넘쳐 운해주와 월식주가 크게 피해를 입었다.(대홍수를 말하는 것임). 이로부터 지계(地界)의 중심이 변하여 역수의 차이가 생겼다.

제10장 :
천산주의 황궁씨는 그의 큰아들 유인씨(有因氏)로 하여금 인세(人世)의 일을 밝히게 하고 다른 두 아들들로 하여금 모든 주를 순행(巡行)하게 하였다. 이로부터 황궁씨는 천산(天山)으로 들어가고 유인씨가 천부삼인(天符三印)을 이어받으니 이것이 곧 천지본음의 상(象)으로 진실로 근본이 하나임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유인씨는 사람들에게 불을 일으키는 방법과 음식을 익혀먹는 법 등을 가르쳤고, 사람들의 지혜 또한 크게 발달해갔다. 그러는 동안 다시 천년의 세월이 흐르자 유인씨는 천부삼인을 그의 아들 한님씨[桓因氏]에게 전하고 천산(天山)으로 들어가 계불(- 修證復本의 祭祀)을 전수하며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