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꽃고무신200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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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라 하지만..  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월드컵의 열기는 우리 동네에도 상륙해 있었다

 

아까 신군의 기분 나쁜 통화  때문이라도  미국전을 안볼라 그랬는데

 

봤다...

 

몸두 아프고 만사가 귀찮았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도 아니구.,.. 미국전인데....

 

꼭 이겼음.. 하는.... 간절함을 가지고 .....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그리고 신군은  진짜로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냥 복귀하기 전날 ...

 

메일만 한통 날렸을 뿐.................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방학 하고 집에서 아프다는 핑계로 누워있더니...일주일 정도는 집에서도 대접 받고

 

있을만 했지만... 시골에서  빈둥빈둥  놀구 있다는 건 거의  대역죄에 속했다...

 


" 영미야.... 방학 했는데 이젠 뭐 할꺼냐 ? "

 

" 리조트 가서 알바 자리 구해볼까? "

 

" 누가 니자리 비워놓고 기다리고 있다든!  거기서 알바 할꺼면 진작에 구해놨어야지.."

 

"어휴..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누가 장염에 걸릴 줄 알았냐구여....."

 

" 나랑 같이 공공근로  다니자....."

 


공공근로 ....................................

 

낯설은 분들이 많을 꺼라 생각 된다......

 

면사무소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신청 받아서 소일꺼리를 주고  달마다 월급

 

을 받는 거였는데...

 

 그 소일꺼리가... 도로가에 떨어진 쓰레기 줍기 와  잡초 베기 였다....

 

아침마다 엄마는  낡은 가방에  도시락 하나에 낫 호미 수건 얼음물 하나 들고

 

매일 길거리에 그일을 하셨다

 


엄마를 봐서라도 내가 뭔가를 해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 여름방학때  한푼이라도 벌어야 다음학기 등록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일을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없는 살림에 딸래미 대학 보냈다고 자랑스러워 하시는 엄마와 같이  일하러 다니면...

 

주위에서  대학공부 까지 시킨 딸래미가 길에서 쓰레기 줍는다고 무시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정말 악착같이 사셨다....

 

첫째가 중2학년 그리고 막내가 13개월.. 그사이에 촘촘히 4명이 옹알옹알 손가락 빨며

 

엄마만 쳐다보며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엄마 앞에서 아프다고 누워 있는것 자체가 사치였다...

 

다행이도 리조트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었다..

 

호텔 방을 청소하는 룸메이드 였지만.....돈도 벌고  친구들도 사귀고 꽤 재미있었다...

 


나의 바쁜 일상에서 신군은 조금씩 작아졌고

 

대신 내 말이면 재밌게 들어주는 문씨랑.. 과선배가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

 


과선배는 관호랑 같이 다니면서  거의 무슨 일만 있다 싶으면 셋이 늘 뭉쳐 다녔기에

 

거의 친오빠 같은 분위기 였고.....

 

문씨는.... 정말 정말 괜찮은 성격의 소유자라....이런 사람이 왜 날 좋아할까 의아할 정도였다

 

 

방 청소 하는 일은 너무 힘들어서 종종 셔틀버스에서 졸다가

 

우리동네를 지나쳐서 아랫동네에서 내리기도 하고..

 

하루는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기사 아저씨가 깨워서 일어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시간은 벌써 9시가 넘었구..

 

막차는 이미 다 끊겼다....

 


" 어이... 일어나야지... 나머지는 집에 가서 자~~"

 

" 어... 이상하다.. 여기 어디예요?"

 

"무주 터미널...."

 

"예??????    무.. 무주.. 터미널...이요?"

 

 

버스에서 내려서 보니..정말.... 무주였다...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무주에서. 우리집.. 온평마을 까지는... 이시간에 갈 방법은....

 

차를 훔치거나.. 오토바이를 훔치는 방법..

 

그리고.... 바보인척 하며 경찰서로 가서 우리집으로 델다 주라고.. 떼 쓰는 법이 전부다..

 

아니....

 

한가지.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2만원 정도 줘야 된다....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내 처지가 불쌍해 보였던지....

 

기사 아저씨가 어떤 아줌마한테   뭐라뭐라... 하신다....

 

아줌마... 날 힐끗 쳐다보더니... 끄덕끄덕 거리시더니...

 

내 쪽으로 오셨다

 


" 학생... 어디 사러?'

 

"저.. 설천 가기 전에 있는 온평 이요.."

 

" 그럼 혹시.. ***(우리 엄마 이름을 대며 )  딸이여?"

 

"네... "   

 


시골의 장점이라면..... 아빠나 엄마 이름만 대면 서로 한다리 건네 아는 사이라는 점이다

 

" 쯧 쯧.. 돈 번다고 애쓴다... "

 

"............."

 


아줌마는 자기네 집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아침 같이 출근 하자고 하셨지만...

 

선뜻 대답하기가  난처했다..

 

생판 모르는 아줌마랑 같이 자다니.........

 

나의 난처함을 눈치 채셨는지....

 

아들한테 연락을 하셨다...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그 아들...  면허가 취소 되었다는데....

 

나 때문에  부득이하게 핸들을 잡게 되었다...

 

한마디로...

 

무면허 운전이다..................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잠 많은 내가 죄인이지요.....--;;;;;;

 

 

마을 어귀에서 날 내려주고 내가 고맙다는 인사도 하기 전에

 

 

차는 먼지 날리며 가버렸구...

 

난 내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집에 바로 들어갈수가 없었다

 


내 머리를 쥐어박으며...  넌 도대체 왜 그러냐.......

 

하며  한탄하기에는 내가 느낀  한심함이 너무 컸다

 

시골의 밤하늘엔 별도 많고.. 바보같이 비닐하우스에 기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씨한테 전화가 왔다...

 


" 자구 있었어? "

 

" 아니요...."

 

" 머해 ?  혹시.. 내생각? ㅎㅎㅎㅎㅎ"

 

" 사실은요.... 알바 하고 오면서 차안에서. %$$#@&*&^&%$.....그래서 방금  집에 도착했어요"

 

"뭐?!!!  푸 하하하하하하  "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 사람 기분 나쁘게 왜 웃어요.."

 

" 니가 너무 귀엽자나... ㅎㅎㅎ 그래서 그차 얻어타고 온거야?'

 

"네... 그 아들.. 무면허 라든데... 걸리면 다 제탓이요 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흑흑흑"

 

"걱정하지마.. 안걸려.. 경찰아찌들도 주무셔야지.."

 


이렇게 시작한 우리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  제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 그냥.. 다 ........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45(여름은 가고....).."

 

 

" 오빠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요"

 

 

" 왜? 내가 별로라서 그런말 하는거냐? "

 

 

" 아니요...  진짜 진심인데... 오빠  솔직히 너무너무 괜찮아서요 저보다 더 착하고


 참한 여자 만나면 좋겠어요"

 

 

" 그러니깐 넌 내가 별로라는 말이지?"

 

 

" 그거 알어요?  자기 연인 배신하고 다른 남자한테 간 그여자는 또 언제 그남자를 배신할지 모르는 거예

 

요;... 제가 만약에  오빠랑 사귀기 위해 일방적으로 신군이랑 헤어지고

 

오빠한테 가면  나중에 제가 또 오빠보다 더 나은 사람 만나기 위해 오빠 배신 할지도 몰라요"

 

 

 

"  그거랑 이거는 틀리다고 봐...너..니가 신군한테 헤어지자고 하면 신군 망가질까봐 그러지


그런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라니깐.. 그거 다  뻥이야.. 아니.. 솔직히 몇명은  죽는다고 용을 쓰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애들이 더 빨리 새여자 찾아서 떠나... 진짜야.."

 

 

 

"암튼..... 저는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였음 좋겠어요... 오빠 덕분에 컴퓨터도 많이 배우고.. 모르는 것

 

도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만약에 연인이 되었다가 깨지면 더이상 컴퓨터 하다가 모르는것도 못 물어보자

 

나요"

 

 

 

'그거야 그렇지.. .니가 어떤 결론을 내리냐에 따라서....우리가 남보다 못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고... 남

 

들이 부러워 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고...."

 

 

 

 

문씨가 나보다 더 착하고 좋은 여자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문씨한테는  덜렁대는 나보다.. 참한 아가씨가 더 잘 어울릴것 같았으니깐.....

 


이렇듯 질질 끄는 우리의  여름밤의 긴 통화는 9월 개강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결론이 나기 시작했다......

 


과선배는 중국 여행을 다녀오며 내 선물을 사왔다며 기대하라고 싱글벙글 댔고........

 

문씨는 그런 과선배를 못마땅 하게 여겼다...

 

문씨의 말을 빌리자면...  과선배임을  악용하여  은근슬쩍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개강 후..... 9월 의  경주에는 비가  자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