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계산하슈...계산해." 고수는 웃으면서 귀신처럼 손을 구부리고 내돈내놔~ 하면서 서희를 쫓아다니자 서희도 까르르 웃으면서 종종걸음으로 도망친다.
"박과장...지금 바뻐?"
"어..약간. 조금있으면 바이어랑 미팅이 있어서 준비좀 해야돼..왜?"
"바쁘면 다음에 애기할까?"
"아니..천하의 해외영업부장님께서 친히 오셨는데..하늘이 두쪽나는 일이 있어도 먼저봐야지..무슨일인데?" 박과장이 웃으면서 물어보자
"여기서는 약간 곤란하고 자리를 옮길까?"
"그래"
둘은 휴게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외영업부장과 박과장은 입사동기이다. 입사당시에 입사시험 성적에서 월등히 앞선 박과장이 해외영업부로 가기로 내정되었는데 지금의 해외영업부장이 너무나 가고 싶어해서 박과장이 양보를 했는데... 한사람은 최고속으로 부장으로 승진했고 다른 한사람은 만년과장으로 남았으니...세상사란?...쩝~
"그래 무슨 일이야?"
"음..그러니깐...실은 내가 자네한테 조금 곤란한 부탁을 해야할것 같아서..." 해외영업부장이 머뭇머뭇하자
"아니 이사람이 무슨일인데..이렇게 뜸을 들여..밥 다타겠어...빨리 말해봐."
"음..그러면 단독직입적으로 말하겠네...자네 부서에 서은진씨라고 있지?"
"어..있지."
"그 서은진씨를 우리 부서한테 주겠나?"
"엥? 무슨 말이야? 밑도 끝도 없이.."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보스톤에서 일하던 우리직원이 그쪽에 다른 외국인회사로 스카우트되서 공석이 되었는데..지금 마땅히 갈만한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토요일 영어경시대회에서 보니깐 자네 부서의 은진씨라는 아가씨가 영어도 잘하고 똘망똘망하고 당찬게 이사람이라면.. 외국에다 휙던져 놓아도 혼자 알아서 일도 척척잘할것 같더라고...그래서..."
"음..." 박과장은 뭔가 신중하게 생각하는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역시 무리인가?"
"아니..솔직히 내밑에 직원이라서 하는말이 아니고 정말 은진씨는 재원이야. 그렇찮아도 내가 먼저 자네한테 부탁할려고 했는데.. 우리 부서에서 일하기에는 넘치면 넘치지 모자라지는 않아. 물론 다른 우리 직원들도 일은 잘하지. 하지만 은진씨를 보면 맹장이 동네 코흘리개들이 갖고 놀는 나무칼들고 휘두른다는 느낌이 종종들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넓은세상으로 나가서 날개를 활짝펼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지하고 늘 생각했는데... 마침 기회가 좋네..내가 본인한테 의사를 물어볼께.."
"고맙네..고마워..휴~ 내가 한짐 덜었네.."
"고마운줄 알면 술이나 한잔사.."
"그래 알았어..내가 언제 근사하게 한잔살께.. 바쁠텐데...일보게..나도 가봐야지..그럼..수고.."
"그래..수고.."
"우와~ 정말 예쁘다." 서희는 백화점 귀금속코너에서 거울을 보면서 이것 저것 귀걸이를 대본다.
고수: 야~ 그만해라..다른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
"손님 남성용 이어링은 여기 있습니다."
서희는 그쪽을 스윽보더니
서희: 너도 귀뚫어라..그러면 내가 예쁜 귀걸이 사줄께. 고수: 싫어..아프잖아. 서희: 잠시 따끔하는건데 그것도 못참냐? 내가 보석 박힌걸로 사줄께.. 뚫자...응? 고수: 그래도 싫어.. 내 자체가 보석인데 무슨 보석 더 필요하냐? -_-;; 서희: 이걸 그냥 확 뚫고 와버려? 고수: 그러기만해봐...다시는 몸 안빌려줄거야...
"저어기요..언니 이것 진주귓걸이랑 목걸이는 세트 아닌가요?"
"네에..잠시만요...여기요.."하면서 점원은 진주목걸이를 보여준다.
"심플하고 예쁘네요..세트로 얼마인가요?"
"손님께서도 보시면 잘아시겠지만 천연진주에 천연다이야가 들어간 제품이라서 모던하고 심플하죠. 올해 최신작입니다. 그래서 가격은 약간 높은편이죠."
"얼마정도 하나요?"
"170만원입니다.손님."
고수: 헉~..뭐야?..뭐가 이렇게 비싸.. 서희: 원래 이정도해..그러니깐 귀중품이라고 하지. 길거리에 굴러다니면 누가 그 돈주고 사겠냐? 고수: 그래도 너무 과하지 않냐? 서희: 몇년동안 엄마선물도 제대로 못했어..이정도는 해주고 싶어. 그리고 어쩌면...... 고수: 어쩌면? 서희: 아니야... 고수: 너 오늘 이상하다.
"그걸로 할께요. 선물할꺼니깐 예쁘게 포장해주세요."
"네에..잘알겠습니다. 손님"
서희는 물건값을 지불하고 쇼핑순례가 시작되었다. 한 2시간정도 지나자
고수: 그만 가자.. 미치겠어.. 서희: 아까부터 짜증나게 계속 징징거리네..다보지도 못했는데.. 고수: 난 정말 진짜로 여자들이 이해가 안돼.. 그냥 살것 있으면 딱딱사고 그냥 가면 되지.. 무슨 구경을 그렇게 몇시간동안 돌아다니면서 하는거냐? 서희: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것도 다 공부란다. 많이 봐둬야 집을 예쁘게 꾸밀수 있는 미적센스가 생기는거야. 고수: 미적센스? 청소나 제대로 하슈~ 서희: 이게 진짜로...자꾸 투덜투덜되면 그냥 보디피어싱해버린다. 고수: 웅~
"아하~ 여기 있었네..."
은진은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보라와 애기를 하고 있는 중이였다.
"내가 은진씨한테 할말이 있는데..."
그러자 보라는
"제가 자리 비켜드릴까요?"
"아니요. 어짜피 다 알게 될텐데 ..다른게 아니라.." 박과장은 해외영업부장과 했던 애기를 해주었다.
"이야~ 잘됐네...은진이는 좋겠다. 외국물도 먹어보겠네. 부럽다.. 휴~ 나는 아직 제주도도 한번 못가봤는데..."
"은진씨.."
"네에..과장님.."
"나는 은진씨가 잘 판단해서 결정하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노파심에 한마디 하자면 기회는 극소수이고 후회는 대다수라는 말처럼 기회는 왔을때 꽉잡아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합니다. 후회하는 대다수가 되지 않을려면..."
"네에 과장님 명심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저쪽에서 시일이 급하다고 가급적이면 빨리 결정하고 통보를 해달라는군요.오늘 내일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말해주세요. 그러면 하던 애기 계속하세요." 하면서 박과장이 떠나자 은진과 보라는 살짝 목례를 한다.
"좋겠네..은진이는...그런데 표정이 왜그래? 안 좋아?"
"좋죠..하지만..."
"왜? 고수 때문에 그러냐?"
은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걱정하지 말고 가라..남자 군대가면 여자는 3년도 기다리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그리고 고수는 내가 동기라서 잘아는데.. 너가 천년을 기다려달라고 하면 그 천년을 하루처럼 기다리고 있을놈이야.."
"네에..아마도 고수씨는 그럴거에요. 그러니깐 더 힘들죠. 그러니깐....휴~ " 은진은 한숨을 쉬고 유리창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았다.
"야~ 애들 준비 시켜."
라고 말하고 독사는 블랙스타쪽에 전화를 건다.
"형님 접니다. 오늘 치러갑니다. 몇명 좀 붙여주십시오. 장소는 아시죠? 그럼 끊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형님 준비 다 되었습니다."
"가자.."
도로위를 수십대의 검은색 스타렉스가 줄지어 달리고 맨뒤에서 독사가 탄 검은색 벤츠가 소리없이 먹이감을 향해 미끄러져가고 있었다.
룸싸롱에 도착하자마자 독사가 치라고 명령하자 수십명의 어깨들이 각목을 들고 우르르 들어가서 닥치는대로 각목을 휘둘러대자 여기저기 비명이 터져나왔다. 집기가 부서지는 소리와 여자들 비명소리로 마치 아비규환같았다.
독사는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와서 바닥에 쓰러져있는 매니저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키면서
"차승태..너희 사장어디있어?"
"몰..몰라요.."
"모른다?" 독사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발로 옆구리를 내리찍었다. 그러자 우직~ 하는 소리과 동시에 매니저는 울컥 피를 토하자 독사는
"이제는 기억이 나는감?"
고통에 찬 목소리로 "이..이층이요"
독사는 고개짓으로 하자 부하들이 2층으로 뛰어올라가서 사무실 문을 발로 쾅차서 부수고 들어가서 각목을 휘둘렀다. 차승태는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해서 몇대 맞다가 곧 반격을 했다. 은퇴를 했다고하나 아직은 몸은 잊지 않고 있었다. 마치 본능처럼.. 차승태는 책상위로 뛰어올라가서 점프하면서 공중에서 몸을 틀어서 뒤돌려차기로 안면을 가격하고 곧 킥복싱자세를 취하면서 벽쪽으로 붙었다. 벽으로 붙게되면 뒤쪽에서 공격을 차단할수 있다.
일대 다수로 싸울때 가장 중요한것은 평상심을 잃지 않는것이다. 두려움과 감정변화는 급격한 체력 소모만 가져올뿐이므로 반드시 경계해야한다.
차승태는 약점이 어디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공격이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말처럼 선제공격하기 시작했다. 각목을 들고 있으니 상체에 집중적으로 힘이 쏠려 있으므로 하단차기 위주로 공격을 하고 상대방과 붙어 있을때는 무릎을 접어서 바로 무릎공격으로 들어가거나 팔꿈치로 안면을 공격하고 약간 거리가 떨어지면 미들킥으로 옆구리를 공격했다.
쇠가루가 들어있는 킥킹백으로 매일 단련해서 차승태의 정강이는 마치 철골처럼 단단했다. 야자수가 뚝뚝 부러지는 판에 사람이 맞으면 오죽할까?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면서 추풍낙엽처럼 푹푹 쓰러졌다.
그러자 나머지 놈들이 각목을 버리고 허리춤에서 사시미를 꺼냈다. 차승태는 순간 긴장하는 빛이 서렸다.
내사랑 유령 (49)
49.
"고수야~.."
"응"
"저기 오늘 시간되니?"
"글쎄 지금 일하러가야되는데...왜?"
"아..아니야...아무것도.."
"뭔데?...말해봐.."
"아니라니깐 일하러가.."
"참내..애가 말을 꺼내다가 마네.. 응가하다가 중간에 끊고 나오는것도 아니고..
난 궁금한것은 못참아..말하슈~"
"저..어기..사실은 오늘이 우리 엄마 생일이거든...그래서..."
"엄마 보러가고 싶다고?"
"응"
하면서 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보...그걸 그렇게 어렵게 꺼내냐? 당연히 가야지."
"그래도 너 요즈음 일하는곳에 너무 많이 빠지는것 같아서..."
"괜찮아..내가 성수형이랑 얼마나 친한데 내가 전화한통 딱 하잖아..그러면 그냥
바로 오케이라니깐..볼래?"
고수는 성수한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성수형이세요? 저 고수요..형 어쩌죠?
오늘 못갈것 같은데요...일이 생겨서..."
그러자 성수는
"뭐?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순간 당황한 고수는
"형 그게 아니고 오늘만..."
"뭐? 오늘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헉~ 이게 아닌데...고수는 서희를 보면서 어색하게 웃는다.
동시에 고수의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초고속슈퍼컴이
슉슉돌아가기 시작하다가 그리고 어느순간 반짝하고 전구가 켜졌다.
후후..고양이에는 생선을...그렇다면 성수형에게는...
고수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쩝~ 할수 없지뭐.. 형이 그만두라면 그만 둬야지...그런데
내가 그만두더라도 선영이 아는 언니 소개는 꼭 시켜줄께...꼭.."
"그..그러면 오늘 거기가는거야?..쭉쭉빵빵 그언니..."
"응...오늘 선영이랑 나랑 그 언니랑 이렇게 셋이서 만나서
저녁 먹기로 했는데..
거기서 난 형애기 잘띄워서 튼튼한 기초작업을 다져놓을려고 했는데...."
"하하하..그랬냐? 에이~ 설마 내가 사랑스럽고 예쁜 우리 고수를 짜르겠니?
내가 그냥 농담한거야..무서웠쪄?"
"웅~ 무서웠쪄..찐따로 짤리는줄 알고..."
"그래쪄?"
옆에서 서희가 혀짧은 소리에 소름을 끼치는듯
진저리를 치면서 팔을 긁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오늘 나 안나가도 되는거야?"
"그럼 당연하지..."
"그래도 요즈음 내가 너무 많이 빠져서 미안해서..."
"어허~ 괜찮다니깐 넌 그딴것 신경쓸것 없어. 이형이 다 알아서한다니깐...
오로지 기초작업이나 잘 다져..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곶 됴코 여름 하나니.
(주: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꽃 좋고 열매가 많으니)..
이렇게 용비어천가 제2장에서도 기초의 중요성이 나온단다.."
"우와~ 용비어천가....형 아까보다 더 무서워.." -_-;;;
"시끄러워...잘해라..알았지?..그럼 너만 믿는다..끊는다."
"어..형 수고해.."
고수는 전화를 끊으면서 사악하게 씨익 웃는다..케케케~
서희가
"너 정말 못됐다. 거짓말을 하냐? 그 성수라는 너희 선배가
얼마나 기대하겠냐? 그리고 나중에 어떻게 할려고?"
"나중은 나중일이고 자~ 나가자...아참 너 선물은 준비했니?
아니...아니지 너 혼자 바깥으로 못나갔지 미안 잠시 깜빡했다..
우선 선물부터 준비해야겠네..."
"아~ 잠깐만.."
서희는 안방으로 가서 문갑서랍을 열고 몇다발의 지폐를 꺼내왔다.
"아니..이게 무슨 돈이야?"
"내 비상금..."
"그러면 돈이 있었던거야?"
"어.."
서희는 당연하다는듯이 눈을 깜찍하게 깜빡깜빡한다.
"그러면 내가 전에 백수였을때 돈없어서 허덕일때도 있었네..이돈이?.."
"당연하지.."
"그러면 너가 먹고싶다고 해서 피자랑 치킨이랑
짜장면등등 간식거리 시켜먹을때도 있었네..이돈이?..."
"응.."
"그런데 왜 한번도 너가 돈을 안냈냐? 돈이 있으면서..."
"아하~ 그게 말하고 싶은거야? 야~ 생각해봐라..내가 돈이 있다고 쓰기시작하면
너의 의타심을 길러주는꼴이 되지 않겠냐?
나라고 어찌 한방 안쏘고 싶겠냐? 하지만 다 이것이 너를 생각하는
하해와 같은 언니의 마음이란다. 눈물겹지 않냐? 이 언니의 섬세한 배려가..."
"그래..글쿠나..." 고수는 고개를 끄덕끄덕이더니
그러면 언니..그동안의 우리 정산도 그렇게 아주 섬세하게해볼까나?
먼저 접시값부터 시작해볼까?"
"애는 화장실을 썼으면 불을 꺼야지..."
하면서 서희는 슬쩍 자리를 떠난다.
"어이~ 언니 어디가?...계산하자구..어디가냐구?"
고수는 웃으면서 쫓아가자 서희는 도망가면서
"안돼...우리 울엄마 예쁜 선물 사줄거야.."
"그래도 계산하슈...계산해."
고수는 웃으면서 귀신처럼 손을 구부리고 내돈내놔~ 하면서 서희를
쫓아다니자 서희도 까르르 웃으면서 종종걸음으로 도망친다.
"박과장...지금 바뻐?"
"어..약간. 조금있으면 바이어랑 미팅이 있어서 준비좀 해야돼..왜?"
"바쁘면 다음에 애기할까?"
"아니..천하의 해외영업부장님께서 친히 오셨는데..하늘이 두쪽나는 일이
있어도 먼저봐야지..무슨일인데?"
박과장이 웃으면서 물어보자
"여기서는 약간 곤란하고 자리를 옮길까?"
"그래"
둘은 휴게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외영업부장과 박과장은 입사동기이다.
입사당시에 입사시험 성적에서 월등히 앞선
박과장이 해외영업부로 가기로 내정되었는데 지금의 해외영업부장이
너무나 가고 싶어해서 박과장이 양보를 했는데...
한사람은 최고속으로 부장으로 승진했고 다른 한사람은 만년과장으로
남았으니...세상사란?...쩝~
"그래 무슨 일이야?"
"음..그러니깐...실은 내가 자네한테 조금 곤란한 부탁을 해야할것 같아서..."
해외영업부장이 머뭇머뭇하자
"아니 이사람이 무슨일인데..이렇게 뜸을 들여..밥 다타겠어...빨리 말해봐."
"음..그러면 단독직입적으로 말하겠네...자네 부서에 서은진씨라고 있지?"
"어..있지."
"그 서은진씨를 우리 부서한테 주겠나?"
"엥? 무슨 말이야? 밑도 끝도 없이.."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보스톤에서 일하던 우리직원이 그쪽에 다른 외국인회사로
스카우트되서 공석이 되었는데..지금 마땅히 갈만한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토요일 영어경시대회에서 보니깐 자네 부서의
은진씨라는 아가씨가 영어도 잘하고 똘망똘망하고 당찬게 이사람이라면..
외국에다 휙던져 놓아도 혼자 알아서 일도 척척잘할것 같더라고...그래서..."
"음..."
박과장은 뭔가 신중하게 생각하는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역시 무리인가?"
"아니..솔직히 내밑에 직원이라서 하는말이 아니고 정말 은진씨는 재원이야.
그렇찮아도 내가 먼저 자네한테 부탁할려고 했는데..
우리 부서에서 일하기에는 넘치면 넘치지 모자라지는 않아.
물론 다른 우리 직원들도 일은 잘하지. 하지만 은진씨를 보면 맹장이
동네 코흘리개들이 갖고 놀는 나무칼들고 휘두른다는 느낌이
종종들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넓은세상으로 나가서 날개를 활짝펼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지하고 늘 생각했는데...
마침 기회가 좋네..내가 본인한테 의사를 물어볼께.."
"고맙네..고마워..휴~ 내가 한짐 덜었네.."
"고마운줄 알면 술이나 한잔사.."
"그래 알았어..내가 언제 근사하게 한잔살께..
바쁠텐데...일보게..나도 가봐야지..그럼..수고.."
"그래..수고.."
"우와~ 정말 예쁘다."
서희는 백화점 귀금속코너에서 거울을 보면서 이것 저것 귀걸이를 대본다.
고수: 야~ 그만해라..다른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
"손님 남성용 이어링은 여기 있습니다."
서희는 그쪽을 스윽보더니
서희: 너도 귀뚫어라..그러면 내가 예쁜 귀걸이 사줄께.
고수: 싫어..아프잖아.
서희: 잠시 따끔하는건데 그것도 못참냐? 내가 보석 박힌걸로 사줄께..
뚫자...응?
고수: 그래도 싫어.. 내 자체가 보석인데 무슨 보석 더 필요하냐? -_-;;
서희: 이걸 그냥 확 뚫고 와버려?
고수: 그러기만해봐...다시는 몸 안빌려줄거야...
"저어기요..언니 이것 진주귓걸이랑 목걸이는 세트 아닌가요?"
"네에..잠시만요...여기요.."하면서 점원은 진주목걸이를 보여준다.
"심플하고 예쁘네요..세트로 얼마인가요?"
"손님께서도 보시면 잘아시겠지만 천연진주에 천연다이야가 들어간 제품이라서
모던하고 심플하죠. 올해 최신작입니다.
그래서 가격은 약간 높은편이죠."
"얼마정도 하나요?"
"170만원입니다.손님."
고수: 헉~..뭐야?..뭐가 이렇게 비싸..
서희: 원래 이정도해..그러니깐 귀중품이라고 하지. 길거리에 굴러다니면
누가 그 돈주고 사겠냐?
고수: 그래도 너무 과하지 않냐?
서희: 몇년동안 엄마선물도 제대로 못했어..이정도는 해주고 싶어.
그리고 어쩌면......
고수: 어쩌면?
서희: 아니야...
고수: 너 오늘 이상하다.
"그걸로 할께요. 선물할꺼니깐 예쁘게 포장해주세요."
"네에..잘알겠습니다. 손님"
서희는 물건값을 지불하고 쇼핑순례가 시작되었다.
한 2시간정도 지나자
고수: 그만 가자.. 미치겠어..
서희: 아까부터 짜증나게 계속 징징거리네..다보지도 못했는데..
고수: 난 정말 진짜로 여자들이 이해가 안돼..
그냥 살것 있으면 딱딱사고 그냥 가면 되지..
무슨 구경을 그렇게 몇시간동안 돌아다니면서 하는거냐?
서희: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것도 다 공부란다. 많이 봐둬야
집을 예쁘게 꾸밀수 있는 미적센스가 생기는거야.
고수: 미적센스? 청소나 제대로 하슈~
서희: 이게 진짜로...자꾸 투덜투덜되면 그냥 보디피어싱해버린다.
고수: 웅~
"아하~ 여기 있었네..."
은진은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보라와 애기를 하고 있는 중이였다.
"내가 은진씨한테 할말이 있는데..."
그러자 보라는
"제가 자리 비켜드릴까요?"
"아니요. 어짜피 다 알게 될텐데 ..다른게 아니라.."
박과장은 해외영업부장과 했던 애기를 해주었다.
"이야~ 잘됐네...은진이는 좋겠다. 외국물도 먹어보겠네. 부럽다..
휴~ 나는 아직 제주도도 한번 못가봤는데..."
"은진씨.."
"네에..과장님.."
"나는 은진씨가 잘 판단해서 결정하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노파심에
한마디 하자면 기회는 극소수이고 후회는 대다수라는 말처럼
기회는 왔을때 꽉잡아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합니다.
후회하는 대다수가 되지 않을려면..."
"네에 과장님 명심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저쪽에서 시일이 급하다고 가급적이면 빨리 결정하고
통보를 해달라는군요.오늘 내일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말해주세요.
그러면 하던 애기 계속하세요."
하면서 박과장이 떠나자 은진과 보라는 살짝 목례를 한다.
"좋겠네..은진이는...그런데 표정이 왜그래? 안 좋아?"
"좋죠..하지만..."
"왜? 고수 때문에 그러냐?"
은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걱정하지 말고 가라..남자 군대가면 여자는 3년도 기다리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그리고 고수는 내가 동기라서 잘아는데..
너가 천년을 기다려달라고 하면 그 천년을 하루처럼 기다리고 있을놈이야.."
"네에..아마도 고수씨는 그럴거에요.
그러니깐 더 힘들죠. 그러니깐....휴~ "
은진은 한숨을 쉬고 유리창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았다.
"야~ 애들 준비 시켜."
라고 말하고 독사는 블랙스타쪽에 전화를 건다.
"형님 접니다. 오늘 치러갑니다. 몇명 좀 붙여주십시오.
장소는 아시죠? 그럼 끊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형님 준비 다 되었습니다."
"가자.."
도로위를 수십대의 검은색 스타렉스가 줄지어 달리고 맨뒤에서
독사가 탄 검은색 벤츠가 소리없이 먹이감을 향해 미끄러져가고 있었다.
룸싸롱에 도착하자마자 독사가 치라고 명령하자
수십명의 어깨들이 각목을 들고 우르르 들어가서 닥치는대로 각목을
휘둘러대자 여기저기 비명이 터져나왔다.
집기가 부서지는 소리와 여자들 비명소리로 마치 아비규환같았다.
독사는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와서
바닥에 쓰러져있는 매니저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키면서
"차승태..너희 사장어디있어?"
"몰..몰라요.."
"모른다?"
독사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발로 옆구리를 내리찍었다.
그러자 우직~ 하는 소리과 동시에 매니저는 울컥 피를 토하자
독사는
"이제는 기억이 나는감?"
고통에 찬 목소리로
"이..이층이요"
독사는 고개짓으로 하자 부하들이 2층으로 뛰어올라가서
사무실 문을 발로 쾅차서 부수고 들어가서 각목을 휘둘렀다.
차승태는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해서 몇대 맞다가
곧 반격을 했다.
은퇴를 했다고하나 아직은 몸은 잊지 않고 있었다.
마치 본능처럼..
차승태는 책상위로 뛰어올라가서 점프하면서 공중에서 몸을 틀어서
뒤돌려차기로 안면을 가격하고 곧 킥복싱자세를 취하면서 벽쪽으로 붙었다.
벽으로 붙게되면 뒤쪽에서 공격을 차단할수 있다.
일대 다수로 싸울때 가장 중요한것은
평상심을 잃지 않는것이다.
두려움과 감정변화는 급격한 체력 소모만 가져올뿐이므로
반드시 경계해야한다.
차승태는 약점이 어디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공격이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말처럼 선제공격하기 시작했다.
각목을 들고 있으니 상체에 집중적으로 힘이 쏠려 있으므로 하단차기 위주로
공격을 하고 상대방과 붙어 있을때는 무릎을 접어서 바로 무릎공격으로 들어가거나
팔꿈치로 안면을 공격하고 약간 거리가 떨어지면 미들킥으로 옆구리를 공격했다.
쇠가루가 들어있는 킥킹백으로 매일 단련해서 차승태의 정강이는
마치 철골처럼 단단했다.
야자수가 뚝뚝 부러지는 판에 사람이 맞으면 오죽할까?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면서 추풍낙엽처럼 푹푹 쓰러졌다.
그러자 나머지 놈들이 각목을 버리고 허리춤에서 사시미를 꺼냈다.
차승태는 순간 긴장하는 빛이 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