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49 & #50 : 싹트는 독)

김웅환2003.11.03
조회320

이 글은 J.B.Grunuie님이 글을 퍼온것 입니다.

 

#49

SEX (#49  & #50 : 싹트는 독)

 

유하, 성우, 유리를 태운 차가 경찰서 앞에 정차했다. 그리고 차에서 성우가 내렸다.

“몇 시쯤 이면 되요? 데리러 올께요.”
“아니 됐어... 당신 피곤한데... 이형사 차 타고 갈께.”
“알았어요. 그럼...”
“아빠 이따가 봐.”
“그래...”

성우가 경찰서로 들어가자 곧 유하는 유리를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도 두 사람은 오늘의 여운을 그대로 간직하려는지 계속 웃음을 잃지 않고 즐거워 보였다. 집에 도착하자 유리가 먼저 내렸다. 그런데 유리가 내린 앞 좌석에 주유티켓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유하는 주유권을 보고 보조석 수납장에 넣으려고 수납장을 열었다. 그사이 유리는 이미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앞 좌석의 수납장 안에는 성우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자료가 그대로 있었고, 그 프린트 물은 무심코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아무 생각 없이 프린트 물을 집어 든 유하는 그만 그 내용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하루동안의 모든 행복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절망감을 맞보아야만 했다. 유하는 숨이 가빠오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져 버렸다. 유하는 온몸이 싸늘하게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때 유리가 창문을 열고 유하를 불렀다.

“엄마! 뭐해 빨리 들어와”

유하는 당황해서 말을 제대로 잊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 유리야. 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각났어. 엄마 잠시만 어디 좀 갔다 올께... 그래도 되지?”
“응! 근데 빨리 와야 돼”
“그... 그래”

유하는 차를 급히 몰고 어디로 인가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변화에 예민한 유리는 금새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애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일일까… 나쁜 일은 아니겠지…’

 

 

#50

SEX (#49  & #50 : 싹트는 독)

 

성우는 어찌 되었든 이번 아내에 대한 조사를 어떤 형태로든 빨리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어느 허름한 카페에서 만났다. 성우가 만난 최재필은 은퇴했지만 아직도 그 눈빛이 살아있는 듯 날카롭고 맑은 사람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내게 전화 한 게 자네인가?”
“네”
“유하의 남편이라고 했나?”
“네”
“흠…”

최재필 형사는 사실 오늘 급한 전화 연락을 받았었다. 그가 받은 전화는 유하의 남편이 자신을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는 정석우 박사의 전화였다.

“그래서 나보고 무엇을 어찌하란 말인가?”
“그 사람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질 않아”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니… 자넨 관여하지 말게”
“자네…”

최재필은 바쁜 듯이 성우를 재촉했다.

“내게서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제 아내가 부모를 죽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나는 무엇이 알고 싶은가를 물은 것이네”
“제 아내는 결백합니까?”
“그것 뿐인가…?”
“네?”

최재필 형사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민등록 상에 여자인 유하가 사실은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정석우 박사가 알고 있었다. 석우가 급히 그를 찾은 것은 비밀 유지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직…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군…  정석우 박사… 당신은 항상 걱정이 너무 앞선단 말야…’

“그거라면 간단하지 않은가? 부인은 무죄일세. 판결이 그렇지 않은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또 뭔가?”
“선배님께서는 은퇴 전까지… 계속 그 사건에 매달리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그 후 아내의 병원생활이나… 입양실패… 또, 갑자기 아무런 기록이 없는 기간 등… 그간의 아내의 행적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그런 뒷조사는 나보다 탐정을 고용하는 것이 더 빠를 텐데…”
“전… 아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진실을 듣고 싶습니다.”
“진실이라…”
“네”
“나는 오히려 자네가 알고 싶은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네.”
“…”
“한가지만 묻지… 지금 행복한가?”
“네”
“그럼 그것으로 됐네. 지금 자네는 과거를 아는 것 보다 현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

성우는 이 순간 자신의 행동을 또 한번 후회하고 있었다. ‘무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