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the boy -> 사랑이 멋진 이유

님프이나200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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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the boy -> 사랑이 멋진 이유  사랑이 멋진 이유


   사라는 새벽녘 테임즈 강변을 한 바퀴 뛰었다. 어찌나 뛰었는지 태양까지 3m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마음이 뜨겁고 환해졌다고 해야 하나?


   집앞에 도착하자 아침 신문이 배달되어있었다. 사라는 신문을 집어들었다. ‘ 이게 뭐야? ’

 

 


                                     Kiss the boy -> 사랑이 멋진 이유  



----프리미리그의 추잡한 미남자: 풀햄의 미드필더 ‘이나모토 주니치’. 귀엽고 순수해보이는 용모와 달리 굉장히 추잡한 애정행각을 벌이다 문제를 일으킴. 주니치는 코벤트가든의 한 클럽에서 미모의 여자를 가지고 실갱이를 하다가 상대편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음. 더욱이, 그여자는 톱스타 ‘나카타 히데도시’의 애인이 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데, 주니치의 행실로 보아 주니치, 히데, 미모의 여인은 삼각관계로 여겨짐.


   기사에는 쌩하니 날라가는 포르쉐의 사진도 찍혀있었다. 실갱이를 하기전에도 클럽에서 건진 섹시한 여자와 끈끈한 모습을 보였었다나?? 물론, 상당히 황색 저널리즘으로 내용이 과장되고 적당히 편집되어 보였으나, 사라는 기분이 나빴다.


  ‘ 뭐야? 이젠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마구 놀아난단 이야기야?? ’ 사라는 신문을 집어던졌다. 하긴? 사라도 어제 테크노바에서 진탕으로 놀았다. 중간고사가 끝난 기념으로 콜리지 메이트들끼리 파티겸 찾아간 것이었는데, 장난이 아닐 정도로 논 것이었다. 아이들 소리지르고! 엑스터시들도 좀 하고... 뭐? 비척거릴 정도로 한 것은 아니지만? 사라는 파티에서 소리질렀던 어떤 여자애의 음성이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E)“ ***대 여대생들! 방학때도 집에 돌아가지 말아요!! 그냥, 여기서 놀아요!!! ”


  마지막판에 압둘라가 잔인한 말만 사라에게 내던지지 않았다면, 마냥 신나기만한 파티였을 것이다. 기분이 뿌예진 사라는 압둘라에게 이나로부터 상처를 받았다고 하였다. 남자친구이길 바랬던 이나가 게이였다는 것은 사라에게 비극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압둘라는 크게 화를 내었다. 사라는 압둘라가 그렇게 크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았었다.


   “ 네가 바라던 것이 너만의 남자친구였다고?

     넌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느거야!

     네가 처음부터 바란 것은 이상형이지 남자친구는 아니었잖아??


     자꾸 만나다보니까, 녀석이 너무 멋있어 욕심이 생긴거 아니야?


     거짓된 얼굴로, 오버하는 네 모습!

     정말 못봐주겠어... ”


   압둘라의 잔인한 말에 사라는 아찔했고, 완벽하게 아니라고 자기자신에게 조차 말할 수 없었다.


   사라는 붓을 들었다. 고갱이 음악에 대한 감동으로 그림을 그렸듯이 들라쿠아가 독서에 대한 감명으로 그림을 그렸듯이! 사라는 놀다놀다 지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 My romantic age is gone. '


   캔버스의 데생은 이나를 처음 만난 날, 재미로한 것인데 아까와서 이때까지 색칠을 하지못했었다. 레몬빛 노랑은 너무 날카로와! 아파서 못칠했고, 맑은 파란색은 플룻처럼 슬퍼서 싫었었다. 리브럴 아트 시간의 강사도 어설프게 칠하면 밋밋하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리보자르’(파리미술학교)에로의 편입을 권유했다. 그곳에서 제대로 배워 한번 그려보지 않겠냐고? 강사는 평소 사라의 이슬람세계 경향이 강한 색감을 높이 평가했었다. 파리보자르에 대한 권유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이나와의 두달간 작업이 그렇게 허망하게 끝난이후로, 사라는 진짜 ‘파리보자르로’의 편입을 결정하기로 했던 것이다.


   캔버스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사라는 완성된 캔버스의 그림을 포토폴리오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프랑스 미술학교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제출할 개인의 포토폴리오(작품모음집, 불어로 ‘도시에’라고함)를 만들어야한다. 포토폴리오에는 직접 그린 그림, 드로윙, 누드크로키, 작업노트 등이 있어야 한다. 물론, 갑작스럽게 준비하는 것이라 사라 혼자 준비하기에는 벅찼었다. 그렇기에 압둘라의 도움이 필요했고 압둘라는 최근의 편입경향에 맞는 포토폴리오 콘쎕까지 잡아주었다. 뭐? 요즘, 프랑스미술학교 편입은 동양미술에 관심을 보일수록 유리하다나?? 그러면서, 압둘라는 ‘사라’더러 좋아하지도 않는 백남준과 차학경을 마치, 자신의 관심사인 것처럼!! 작업노트에 넣으라고까지 하였다!


  정말, 사라는 ‘ 나란 애는 어떤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압둘라한테 교묘하게 간교한 도움을 받아내면서, 무시도 받고! (압둘라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때?


  아침햇살이 사라에게 아주 선명하니 빛났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오는 아침햇살은 사라의 ‘르네 마그리뜨’의 그림과 같이 커다란 창에 그대로 들어왔다. 그 모습은 마치, 사라의 이상형 이나를 처음 만난 다음날의 것과 똑같았다. 그리고 햇살을 따라 들어온 하늘은 새콤달콤한 구름의 이동까지 그때와 똑같이 재밌었다. 오랜만에 활짝개인 런던의 하늘이었기에. 그것은 사라가 그림을 그리게 해준 테마가 되어주었다. 꿈같이 즐거웠던 두달과 허망한 이별은 과감한 색감을 주었고. ' 만일 꿈같이 즐거웠던 날들이 사랑이었다면, 어쨌든 이나 너는 사랑을 멋지게해주는 이유가 되겠지? 게이건 게이가 아니건?? 이나, 너는 내가 그림이라도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니까! '


    새콤달콤!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구름의 무리들을 보면서 사라는 백남준 대신 작업노트에 ‘이나모토 주니치’를 넣었다.


  “ 이나모토 주니치, 네가 나의 아이디어 스케치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