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60 : 진실에의 접근)

김웅환200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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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J.B.Grunuie님의 글을 퍼온것 입니다.

 

 

유리가 탄 버스는 한성 종합병원을 경유하는 노선 버스였다. 그리고 성우가 탄 택시는 곧 유리가 탄 버스를 지나 곧장 한성 종합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성우는 곧 정석우 박사의 사무실에서 석우와 마주 앉았다. 석우의 마음은 성우의 얼굴에서 이제는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일고 있었다.

“전, 유하의 남편입니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저한테 도대체 뭘 숨기시는 겁니까?”
“알고 싶은 게 무엇입니까?”
“저게 거짓말을 하셨죠?”
“무슨 말인지... 도무지...”
“박사님은 그 사건 이후에도 계속 아내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정말 알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군요?”
“제게 왜 거짓말을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런 문제라면… 말씀 드리죠?”

성우는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조금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석우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직 성우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조금만 더 비밀을 자신만의 것으로 간직해 두기로 했다.

“이제는 당신이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하죠.”

석우는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었다.

“18년 전 유하는 14세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당시 유하는 부모를 살해했다는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정신착란과 자폐증세까지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아내가 정말 부모를 살해한 겁니까?”
“그렇게 믿나요?”
“물론, 아닙니다.”
“그 사건의 판결을 이미 났습니다. 당시 유하는 심한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유하의 자백은 재판 당시 채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시 경찰에 잡힌 세 명의 용의자 외에 유하는 또 다른 세 명의 용의자를 지명했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살인은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는 등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또 결정적으로 여섯 명의 용의자에 대한 혐의 점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 사건은 미결로 종결됐습니다.”
“그건 저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 조사한 정보에 대한 것인데…. 그 용의자 중 지금 생존한 사람은 단 한명 뿐이더군요. 그리고 그 용의자는 유일하게 아내가 지목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리고 그 사망한 용의자 중 4명은 모두 의문사 했습니다. 역시 미결사건이 셈이죠”
“흠”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용의자 다섯 명 중 한명은 제가 외인부대 교관이었던 시절 제 부대원 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도 물론… 부대 내에서 살해 되었습니다.”
“그건 저 같은 의사가 알 내용은 아니군요.”
“그냥 사실을 말씀 드린 겁니다.”
“…”
“그런데 사건 후 제 아내는 정신병원에 있었더군요.”
“네... 그 이후 유하는 그날의 충격으로 10년 동안이나 정신병원에 있어야 했습니다. 전... 계속 병원을 방문해서 유하를 지켜보았습니다. 그 후, 제가 유하의 사회복귀를 위한 심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을 통해서 유하는 사회에 복귀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그 후 유하는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종적을 감추고 난 후, 5년 만에 다시 나타났죠. 그리고는 최근 당신과 결혼하게 된 겁니다.”
“이해가 안가는 군 요. 왜 그런 사실들을 제겐 다 비밀로 했죠?”
“유하가 원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심한 자책과 사회에 대한 반감... 어쩌면 당신이 유하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굴곡 많은 인생에 처음으로 찾아 온 행복이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겠죠...”
“...”
“불쌍한 아이입니다. 제겐... 아직도 행복하고 싶어하는 한 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성우는 마음이 매우 무거워졌다. 더 이상 아내의 뒤 조사를 하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까지 되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성우가 병원에서 나가고 있을 때, 이것을 유리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젠장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성우가 혼자 말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병원을 완전히 빠져 나간 것을 확인 한 유리는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굳은 결심을 한 듯 정석우 박사의 사무실 앞에서 떨리는 손으로 노크를 했다.

“네! 열려 있습니다.”

문이 열리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것이 유리라는 것을 확인한 석우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석우는 놀라서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