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장애인으로 만든 여자친구.

네뜨2008.05.15
조회115,023

저는 장애인입니다.
법적으로 보호받는 장애인은 아니지만.
이명 이라고 아시는지..군대에서 사격할 때 귀를 다쳐 그게 제대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들립니다.
듣는데 조금 붚편할 뿐이지만 특정영역(주파수)의 소리는 잘 안들립니다.

제가 만난 그녀의 목소리톤이 그러합니다.
동호회에서 만나 좋은 감정이 들어 그녀에게 고백하고 사귄지 한달 남짓.
사귀었다고 보기보단 제가 고백한지 한달쯤 지났다고 보는게 맞겠네요.

그녀는 성격이 좀 털털합니다.
여자친구가 거의 없고 남자친구가 많고. 술이 정말 셉니다.
동호회정모에 나갔다가 그녀의 작은 스킨십에 제가 마음을 뺏겨버렸다고나 할까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사춘기 때처럼 가슴이 저려오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고백했구요.

그녀는 내가 고백할때 이런말을 하더군요.
"저 성격이상하니까 맘 바뀌면 얘기하세요..."
제가 예상못했던 대답에 잠깐 당황했지만. 그래도 잘 해주면 그녀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하는 기대감에 전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사는곳과 그녀가 사는곳은 왕복 100km.
뚜벅이인 그녀를 위해 2km 정도되는 그녀의 귀가길을 바래다 주기위해
매일은 아니더라도 그녀의 직장 앞에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술 잘 못마시는 저는 그녀와 늘 술친구를 해주었고요.
비싼건 아니지만 그녀를 생각하며 직접만든 선물,
그녀가 흘러가는 말로 했던 필요한 물건들.
그리고 작은 악세사리들.
그리고 휴일에 일하는 그녀를 위해 직접 만든 도시락을.
만날때 마다 데이트 비용을.
여행을 자주 못다닌 그녀를 위해 멋진 곳들을,
공연과 맛난 식당들.
비록 한달간의 짧은 기간동안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더라도 후회가 들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좀 바보같지만 밀고당기기 이런거 할 줄 모르고..
정말 좋아하면 올인을 하는 타입입니다.

하지만 좀 힘들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하는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
세번의 잠수..저는 이유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녀 특유의 목소리톤 때문에
잘 듣지 못해 그녀에게 다시 물어보면 그녀는 이제 짜증을 냅니다.
제가 네 말은 너무빠르고 톤이 그래서 잘 못듣는다고 얘길했는데도요.
저보고 너무 무뚝뚝하고 합니다.
저는 원래 유쾌하고 웃긴얘길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저의 사투리가 듣기 싫다고.
그리고 멍청하다거나 , 노인네라거나 그런말들을 하기 때문에
말한마디 잘못해서 그녀가 화를 내는걸 봐왔기 때문에.
그녀앞에서 말한마디 한마디 조심하다 보니 그렇게 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게 했던건...그녀가 술에 잔뜩 취한 어느날
저는 운전을 했고. 뒷자석에 동호회의 잘 모르는 남자랑 그녀랑
같은방향이라 뒤에 태우고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그남자의 무릎을 베고 잠들어 버리더군요... T.,T
그렇게 운전하고 간 한시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습니다.
술먹고 절대 실수한적 없다고 한 그녀였는데...
오히려 저보고 이상한 생각한다고 나무라네요.

저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요.
어제는 로즈데이라서 그녀를 만나러갔는데. 저한테 마음을 접었다고 넌지시 얘기합니다.
제가 그일이 있은 후로 술 먹는것 때문에 잔소리를 한 부분도 있었지만
언젠가 딱 한번 그녀가 밤 11시에 보낸 문자에 제가 일찍 잠들어 답변을 안 해줬다는게
이유라고 했습니다. 자기는 내가 점점 좋아지는데 문자답변에 안절부절하는 자기 모습이 싫다나요.
그 다음날 정말 그녀는 잠수를 탔고, 싸이의 모든 메뉴도 폐쇄했었거든요.

저는 그녀를 정말 놓치기 싫습니다.
저를 별로 좋아해주지도 않는 걸 알면서도.
가슴과 머리가 따로 놉니다.
저 정말 귀가 조금 안 들린다 뿐이지 성격이상하거나 못생겨서 능력없어서 결혼못한거 아닙니다.

결혼을 약속했던 여친의 배신으로 인해 몇년을 방황해서 그랬던 거구요.

조그만 매장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그녀.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
친구들이나 식구들은 정신차리라고 합니다. 뭐가 아쉬워서 그런 여자를 만나냐고.

적당한 사람 소개시켜줄테니까 동호회 그런거 하지말라고...


동호회에서 좋다고 대쉬해오는 여자들을 뿌리치고 내가 좋아하는 그녀라서 다른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잘못했다고 문자를 보내려고 하는 내모습도 너무 싫습니다.
그녀가 정말 그렇게 돌아서 버리면 전 정말 일어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를 장애인으로 만든 그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