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소녀에게 한방 먹었어요.

무릎팍아 구부러져라2008.05.20
조회217

 화창한 날씨에 소고기로 인한 난리로 하루하루 마음 불편하게 지내는 대한민국의 34살 남자

 

입니다. 혹자는 34이면 결혼을 하건 안하건 아저씨라는 말을 하여서 가뜩이나 상처가 더 크답

 

니다.

 

 한때는 아마추어 야구를 매우 즐기던 시절이 있었는데, 발목도 다치고 무릎팍도 다치고 어깨

 

도 망가지고 하여서 운동을 몇 년 쉬었습니다. (사실 아마츄어 야구 재미나긴 한대 주말에 시간

 

다 빼앗기구요, 서민들이 즐기기엔 장소도 장소지만 비용이 만만하지 않다는...)

 

 운동을 쉬었음에도 속으로 골병 든것을 제대로 치료를 해야한다는 개념도 없었던지라 그냥 쉬

 

면 저절로 낫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얼마전에 해외영업팀으로 새로운 과장님이 한분

 

오신다기에 지난 목요일에 사무실 자리 배치를 돕다가 쪼그려 앉아 있었는데 힘주어 일어났

 

더니만 뭔가 무릎에 묵직한게 느껴졌었거든요. 그날만 해도 약간의 통증만 있었을 뿐인데

 

이게 이게 뭔일인지 점점 아프기 시작하더니만 결국 그 다음날엔 다리를 절뚝거리며 출근

 

을 하게 되었네요. 인대가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갑자기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인대가 손

 

상을 일으켰다네요. 그래서 위아래로 움직임을 담당하는 슬개골이라는 부위의 인대가 많

 

이도 손상이 되어서 통증이 심한것이고 잘못하면 인대 끊어지니 조심하라는 의사선생님

 

의 충고가 이어졌답니다. 거 참.. 정말로 동물원의 원숭이 된거 같은 기분을 느낀답니다.

 

멀쩡하게 생겨가지곤(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ㅡㅡ;)다리를 절뚝거리며 다니니 행여나

 

 술먹고 사고친걸로 여기거나, 박지성 선수 따라한다고 공차다가 다쳤다고 속으로 비웃는

 

거나 아닌지 쓸데없는 오만잡생각을 다하고 있네요.

 

 서울산업대 앞에서 분당의 야탑역까지 출근하는 것도 힘든데 다리까지 그 모양이라서 참으

 

로 모양새가 말이 아니거든요. 결국 병원치료를 받아야 해서 사무실 앞에서 멀리 떨어진 정

 

형외과 의원으로 진찰을 받고 돌아오는 길이었네요.

 

 사무실 주변에 태권도학원이 있답니다. 경호무술이라고 부제가 있는 도복을 입는것이라서

 

그런지 정통 태권도만 하는게 아니라 그런지 도복이 검정색이었는데 전 병원치료 받고 이제

 

조금만 걸어서 사무실 건물로 들어서기만 하면 되는데 이제 한 여섯,일곱살 됐을까요? 왠

 

꼬마 아가씨가 까만 도복을 입고 가방 하나 손에 들고서 저를 위아래로 스캔을 뜨더니만

 

한마디 하더군요..

 

 태권소녀:  ^__________^ 까불다가 다쳤구나~~~~ㅇ

 

 나: 엥? 뭔 소리야.. 나 보고 한소리 맞나?

 

 주변을 둘러보아도 나밖엔 없는게 맞고. 그러더니 참으로 어이없는 한마디를 날려주네요.

 

태권소녀: 우리 사범님이 나더러 까불면 다친다고 그랬는데, 아저씨 까불다 다쳤나보다..

 

 ㅡㅡ+ 뭐지 이 어이없는 황당함뒤에 갑자기 일어나는 분노는.. 가뜩이나 택시도 안잡혀서

 

걸어온 것도 열받는데 괜시리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갔다가 더 이상한 모양새가 되어서 사람

 

지나칠때마다 내 고개는 바로 중력의 심한 땡김을 받는거 마냥 움푹 수그러 들었는데 얜 뭔

 

데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속을 긁어 놓는건지.

 

 거 참.. 요즘 애들은 참 욕도 리얼하게 잘한다고 생각은 들었는데 그렇게 말 한마디로 어른

 

을 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ㅠㅠ.

 

 에휴...  꼴통령이 아니라면 그냥 웃어 넘어갈 수 있는일도 웃지 못하고 넘기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참.. 저 늘 전철 탈때마다 다리 쭉 뻗고 타는 사람들 보면 속으로 지까짓게 다리가 길면 얼

 

마나 길다고 다리를 펴고 앉아 있어.. 싶었는데,제가 다리를 다치고 오늘 전철에서 다리를 펴

 

고 앉아서 왔거든요. 사람이 눈에 보이는대로만 생각하면 안된다고 느꼈네요. 한번 더 생각하

 

는 넓고 깊은 안목을 지녀야겠다고 생각?만 한번 해봅니다.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내가 우선

 

이라는 생각으로 리셋 되겠지? ㅋㅋ

 

 절뚝거리는 다리가 서글퍼서 그냥 주절거린 얘기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