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미스인가?

프로도200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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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스미스인가?

<매트릭스 3>

 

1편에서는 "터미네이터"와 같은 암울한 미래를 그렸지만, 너무나도 충격적인 방법으로 그렸기에,

보고 또 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또 되새겼었죠.

 (이런 점에서 보면 "T-3"에서 스카이넷이라는 프로그램의 등장은 매트릭스를 모방한 혐의가

  짙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실체의 깨달음"으로 인해서 야기되는 인간 투쟁정신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우리 인간들의 잠재적 정신 능력은 무한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네오"가 "The One"이 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이 황당무개한 이야기에 우리는 그토록 열광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2편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프로그램이 지배하는 기계문명의 파멸을 기대했었죠.

다만, 얼마나 멋있게 또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파멸시키느냐가 문제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파멸은 3편으로 미루지더군요.

그리고 현실과 가상현실(매트릭스)의 경계가 있는가? 하는 의심이 일기 시작하고,

네오와 시온 의원의 대화 속에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가고,

오라클이 적인지 아군인지도 모호해지고,

급기야 네오는 현실세계에서도 "The One"일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고,

스미스도 현실세계로 나올 수 있으리라는 예감을 던집니다.

과연 네오라는 존재의 자아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고민하게 하는

철학적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편에서 너무나 많은 화두를 던져서 도대체 이 영화가 결말을 어떻게 맺을려고 이러나 하는 조바심에,

3편을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습니다.

중간계라는 설정은 단순히 네오의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어감을 증거하는

소품에 불과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통제불능의 스미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설정에 대한 보조장치인가?

중간계가 없었으면 도저히 이야기가 안되는 설정이었나? 이런 의문이 듭니다.

저는 왜 필요했는지 절실한 이유를 못 찾겠습니다.

괜히 메로빈지언을 한 번 더 써먹어서 이야기거리를 풍성하게 한 역할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엄청난 무게로 다가와버린 스미스.

단순한 방해자가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연합해서 제거해야만 하는 대상이라니,

그로 인해서 6번째 멸망을 맞이한 시온이 구원 받게되다니,

결국 시온을 구한 것은 스미스인가요?

 

물론 단순히 이해하자면,

아키텍트는 예정된 대로 사건이 진행되기를 믿고,

오라클은 그 예정을 헝클어뜨려서 인간을 보호하고자 하고,

네오는 아키텍트와 오라클의 중간지점에서 자아의지로 선택해나가는 메시아이고,

스미스는 네오에 의해 탄생된(복제된? 패치-업된?) 악당 프로그램이죠.

변수는 아키텍트가 스미스를 통제할 능력을 잃고 어쩌지 못하지만,

오라클은 그것 마저도 이용하여 원하는 바를 이룬다는거죠.

 

어쨌든 1편에서 엄청난 제안을 던지고,

2편에서 여러갈래로 결말의 복선을 깔고서는,

결말은 ,.... 스미스란 존재의 제거를 위한 공존의 선택..

 

이제 "왕의 귀환"을 기다릴 뿐입니다...

시작이 아닌 곳에 결말이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