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몹쓸짓을..

ssauna1200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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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0일, 난 아들(당시 5세-3년8개월됨)과 강남 신세계백화점에

멀쩡히 쇼핑하러 갔다가 벽에 약간 기울어지게 디자인되어 부착된 전신거울이 떨어져

아들을 덮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너무나 밝았던 아들은 심한 불안과 비현실감, 의욕저하, 에너지상실, 구토 등의

증세로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중이다.

당시 산후조리중이던 아내는 편안히 육아에 전념할 수 없게 됐고

한여름 땡볕에 백일도 안된 둘째를 업고 한손엔 아들을 이끌며

병원과 치료목적으로 다니게 된 센터를 하루도 빠짐없이 다닌 덕분에

심한 공황상태에서 일찍 벗어나게 됐다.

그 와중에 아내는 스트레스때문인지 모유수유에도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늘 그러하듯 고통은 온전히 가족의 몫이 되었고...

다른 누구보다 동생이 태어나서 겪는 고통을 어른이 전쟁을 한번 겪는 것에

비유한다는데 이번 사고까지 겹친 아들녀석의 고통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의 것이리라!!!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자식을 그 지경에 이르게 한 죄책감에 늘 힘들어하던

내게 그건 불의의 사고라며 위로해주던 아내가 있었지만,

사고후 전화 한통없던 백화점 안전 책임자의 말이 백화점 매장내에서

생긴 일은 100% 백화점 책임이 아니며, 아빠인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냐고 도리어

억지를 부리기까지 했었다. 또 아빠인 내가 사고현장사진과 CCTV녹화분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매번 무시됐었다.

최소한 아이가 다친데는 괜찮은지...

병원은 잘 다니고 있는지...

정말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라든지...

이런 말이 오가야 정상아닌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세상아닌가?

한땐 너무 분해서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최근, 보상문제를 담당해오던 총무과장을 늘 나만 만나오다 

빨리 신세계라는 단어조차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어하던 아내와

처음으로 함께 만나게 된 자리에서 우린 큰 상처를 받았다.

"가져온 영수증이 300도 안되니 600으로 합의봅시다.

우리도 알아볼 만큼 다 알아봤으니 좋게좋게 합의합시다."라는

너무도 성의없는 말에 아내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갓 태어난 둘째와 아픈 아들을 돌보며 그간 너무 힘들어 하나밖에 없는

처제까지 함께 기거하며 도와줘서 생활이 그나마 이겨낼만 한 처지였기에...

다친 내 아들만 억울하다는 생각에 아내는 모든 서류를 챙겨 앞장서 나와버렸다.

 

정말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일을 당해도 어디 하소연 할 곳 하나없는 나에게

이런 넋두리 받아줄 곳이 여기밖에 없는 이 현실이 정말 속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