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남친한테 전화는 왔는데..

안절부절녀2008.05.23
조회1,203

안녕하세요.

남친과 헤어진지 2주째 되고 있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글이 좀 길거 같아요;;;;

남친과 5월 9일쯤 대수롭지 않는 일로 헤어졌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바로 사과하고 풀었을 정도로 사소한 문제였던거 같은데 한번 헤어지고 두 번째 사귀는 거라서 그런지 정말 맥 없이 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남친이 과민반응을 보이길래 같이 화를 내고 헤어지는데 동의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헤어질만큼 중대한 사안도 아닌 거 같고 자존심이 문제가 아닌 거 같아서 계속 미안하다고 전화하고 문자도 보내고.. 그러다가 11일 밤에 잠깐 만났는데 매달리는 저를 보고 남친이 막말까지 하더군요..

너는 나보다 괜찮은 사람만날 수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싫다. 그냥 싫다.

니가 아무리 수십억을 싸 짊어지고 오더라도 이제 너 안 만난다..

니가 무슨 짓을 해도 이제 너한테 돌아가는 일은 없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길 한복판에 저를 버리고 사라지더군요.. 그것도 한밤중에..

그래서 서럽지만 정신이 좀 들었습니다.

처음 사귈 때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울며 집으로 돌아와서 그길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남친과는 2년 가까이 만났고.. 3월 말에 처음 헤어졌다가 제가 잡아서 2주 후쯤 다시 사겼습니다.

다시 사귀고 한달 동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헤어져서 힘든거 보다는 같이 있으면서 힘든게 더 좋아서 많이 참고 노력했습니다.

남친 사생활에 예전만큼 간섭하지 않았고 징징대는 것도 줄일려고 했습니다.

남친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제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매달려서 다시 사귄거라 그런지 남친이 좀 저한테 막 대한단 느낌이 있었습니다. 예전만큼 좋은 거 티도 안내고.. 다시 사겨도 전 좀 외롭더라고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요번에 헤어졌을 때는 사실 포기도 했었고 다시 연락하면 또 막말 들을 까봐.. 그게 무서워서 연락하고 싶어도  꾹 참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잡고 매달리면 더 멀리 도망간다고.. 더 싫어진다고 그런  얘기를 들으니 마지막에 잡았던 것도 막 후회되고.. 암튼.. 포기한 채로 지내고 있었는데..

21일 새벽 2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습니다. 헤어진지 2주가 안되서 온거네요..

남친 번호를 갖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전화할거 같아서 지워 놨었고  그래서 이름은 안뜨고 번호만 떴는데 그 한밤중에 자다가 봤는데도 그 번호는 단박에 알겠더군요..

받을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받았습니다.

어찌나 몸이 후덜덜 떨리던지...

남친은 술을 먹고 전화한거더라고요.. 술 먹은 거 치고는 목소리나 발음이 정확한 편이었습니다.  

자는데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괜찮으니 말하라고 했더니..

잘 있냐고.. 니 목소리 들으니 이제 마음이 좀 놓인다. 그러고 이것저것 궁금한걸 물어 보더라고요..

얘기 중에 잠깐 볼래? 그러더군요.. 남친네 집이랑은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살거든요..

난 담날 회사도 가야 하고 지금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싫다고 했고 남친이 좀 아쉬워 하는 듯 했어요..

술도 먹었고 늦었으니까 얼른 집에 가서 자라고 했죠.. 그랬더니 끊지말라고 하더라고요..

힘들면 전화하라길래.. 난 안힘들다고 했어요.. 조금 뜸 들이더니. 자긴 힘들 때 전화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얘길 하길래.. 이 사람 나 못 잊고 힘들어 하나보다. 싶었는데 나중에는 넌 좋은 남자 만날 수 있다고 얼른 만나라고 했어요.. 그래서 알았다.. 좋은 남자 만날거다... 그 말 하고 싶어서 전화한거냐 했더니 그 말이 하고 싶었겠니? 이러더라고요.. 그럴 거면 그런  얘기 왜 하는 건지.. ;;;

너 좋아 하는 사람없냐고.. 왜 다른 남자 안 사귀냐고.. 회사에서 너 좋다는 사람없냐고 이런걸 물어보더라고요. . 제가 다른 사람사귈 때 되면 사귀겠지.. 이런 식으로 얘기 했어요..

저도 힘들다고 연락 기다렸다고 하고 싶었지만.. 다들 연락 오면 절대 기다렸다는 듯이 받지 말고 나는 이미 마음 정리 다 했다...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길래.. 안 나오는 말 억지로 했네요..

담담하게..

그런  얘기들이 오고 가고.. 한 35분쯤 통화하고.. 끊었어요..

통화가 끝나고도 싱숭생숭하고.. 나름 설레이고.. 이 사람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거 같아서 내심 기분도 좋고.. 이생각 저생각으로 잠이 안 와서 날을 꼬박 새고 다음 날 출근 했어요..

회사 오빠들한테 물어보니 그 사람 아직 미련이 있나 보네.. 그런 얘기들.. 긍정적인 얘기들을 듣고 기분이 붕 떠 있었죠..

점심때쯤 그 사람한테서 전화가 오는 거에요.. 그래서 또 받을까 말까 하다가 혹시 만나자고 할지 몰라서 받았어요.. 또 가슴이 얼마나 콩닥 거리던지..

그런데 그 사람 전화해서 한다는 말이.. 대뜸.. 어제 술 먹고 전화해서 자기가 실수한거 없냐고 합니다... 자기는 기억이 안난다는 말 같았어요;;;;;;;;

순간 화가 나더라고요.. 그 사람은 술 김에 이말저말 한거 가지고.. 나는 별의별 착각을 혼자 다 했구나.. 자기는 그렇게 쉽게 술 먹어서 기억 안난단 식으로 하면 되는 거구나.. 그래서 실수한거 없다고 딱 잘라 말했죠.. 그랬더니 이제 술 먹고 전화하는 짓 안 하겠데요...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알았다고 했죠.. 또 재차 잘 지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잘 지낸다고 했죠.. 오빤 잘 지내? 그랬더니.. 자기도 잘 지낸데요... 그럼  끊을게.. 이러길래.. 알았어.. 그러고 끊었네요..

그 뒤로 전화가 없어요..

처음에는 술 먹고 취해서 라도 한번은 전화 해 주길 빌었는데 막상 이런 얘기를 들으니.. 남친이 비겁하고.. 기대한 내가 바보같고.. 그렇네요.. 차라리 어제는 밤 늦게 전화해서 미안했다. 이러면 나도 좋게 얘기 했을 텐데....

이 남자 심리는 뭐에요? 그냥 정말 술 먹고 술 김에 전화한거에요? 아니면 날 아직 못 잊은 건가..

제가 잡아주길 바라는 걸까요.??

전화가 또 올까요.? 만약에 전화가 또 온다면 그때가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그 사람잡고 싶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