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에 최악의 선생(스압)

you2008.05.28
조회577

선생한테 당한걸로 말하자면 나도 한도끝도 없는데

이 비슷한 글이 하나 올라왔길래 저도 하나 올려봅니다.

 

 

전 태어나서 선생님이란 사람을 존경해본 일이 없습니다.

사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게 참 불편하네요. 적어도 제가 만난 교사들은 '님'이라는 칭호를 붙이기 힘들정도로 가식과 권위의식에 찬 무능한 멍청이들이었거든요.

 

 

 

뭐 일단 초딩때부터 시작해보죠.

 

몹시 어렸을적의 일입니다. 갓 열살이 되었을 즈음.

전 어쩐지 학교에서 그닥 주목받지 못하는 아해였습니다.

크게 잘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사고를 치는것도 아니고, 부모빽이 대단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난해서 먹을게 없는 집도 아니고, 간단히 말해 관심가질데가 없는 아이.

 

그렇게 일곱살부터 열살까지 초딩으로선 긴 4년을 살다가 갑자기 제가 주목받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지방 방송국에서 학교 촬영을 왔는데 피아노를 치면서 반학생 전부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찍는다더군요- 당장 오디션이 시작됐습니다.

전 피아노는 싫어했지만 어린마음에도 주목받고 싶은 마음에 당장 오디션에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반에 집이 넉넉치는 않았지만 피아노에 정말 소질있는 아이가 있었어요.

평소에 음악시간에도 선생님보다 피아노를 잘쳐서 그 아이가 피아노를 치곤 했죠.

(지금생각해보니 피아노가 아니라 오르간이겠네요. 반마다 있는)

그런데 어쩐지 제가 된거였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00(피아노 잘치는 친구)이가 더 기술은 좋지만 $$(저)이가 더 예술적인 음을 내는구나. 소리가 한결 부드러워.'

 

랍니다.

열살초딩들이 뭘 알겠습니까- 모두들 그런가보다 했고 전 그래서 아마 지방뉴스에 0.1초정도 오르간치는 모습으로 나왔겠죠-

 

그 날 이후에도 이상하게 선생님이 자꾸 저에게 심부름을 시키는거였습니다.

초딩때는 선생님이 심부름시키는게 무슨 벼슬인양 자랑스럽잖아요-

웬일이지?웬일이지?하면서 좋아라 심부름을 하다가

이상하게 한달쯤 지나니까 갑자기 또 저에게 모든 관심을 뚝 끊으시더군요- 다른아이에게로 옮겨가셨어요.

 

그리고 십수년이 지난 후에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촌지받기로 유명한 학교였다고.

촌지를 안주면 아무리 뭘 잘해도 교사가 관심하나 안주는 학교..

당시에 피아노를 잘치던 00네 부모님은 촌지를 주실 형편이 안되셨습니다.

부끄럽지만 저희 부모님이 십만원가량 주셨다더군요.

그게 한달치였던거죠.

그렇게 십수년간 왜 그때 내게 피아노를 시키고 심부름을 시켰을까 했던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또한 초딩 6학년때의 담임은 저희를 1,2학년인양 다루셨어요. 일기장에 참잘했어요 찍어주는식으로..;; 무슨 율동시키고.....

또한 영어를 너무 못하셔서 저희반에서 미국친구들과 교환학생을 했을 때에는 영어잘하는 초딩들이 죄다 통역했죠. 그건 교장선생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생각해보셔요. 늙수그레한 교장선생님이 12살짜리를 불러 통역시키는 모습. 그분들을 탓할건 못되지만 영어를 못하시면 못하신다고 말씀을 하시지 왜 센척하셨어요.ㅠㅠ 한편으론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정말 민망했습니다

 

암튼 그분은 저희를 1,2학년 다루시듯 하시다가도 순식간에 돌변하셨죠.

어느날 저희반 반장이 뭔가 클럽을 만들었습니다. 뭐 아무 하는 일 없는 독수리오형제같은 애들 클럽. 그걸가지고 파벌 조성한다고 반애들 앞에서 애가 몇미터뒤로 날아가 넘어가도록 따귀를 날렸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수차례 그런 일이 있었던 듯 하네요. 지금같았으면 동영상촬영이라도 했겠지만 당시에는 부모님들께 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셨어요.

 

제가 알기로 그분은 승진해서 아직도 멋진 교사생활을 영위하신다 하시더군요. 브라보

 

 

시간이 흘러 중딩이 되었습니다.

중딩때도 전 초딩때와 비슷한, 별 특성없는 아해였죠. 교사들 눈에는 거의 띄지 않는..

그런데 그중 사람 좋아보이는 과학교사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선생님은 좀 뭔가 나사가 빠진듯한, 그래서 학생들의 호감을 사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자습하라고 하고, 야외수업하자고 하고, 중딩들은 그런걸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전 그선생님은 싫어하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그 선생님이 또다시 아무 이유없이 자습을 시키던 날이었습니다.

전 맨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자습하기도 싫고.

그랬더니 선생님이 제 자리로 다가오시더군요. 제 자리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제 책상에 턱을 괴고 저를 빤히 쳐다보셨어요.

뭐지........? 하던 순간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난 너만 보면 내가 정말 잘났다는걸 느껴....'

 

그리고 휙 돌아서 나가셨죠. 그 이후로 수업이 끝날때까지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무리 중딩이지만. 장난과 진담은 구별할 수 있었죠.

제가 멍하니 앉아있으니 멍청해보이긴 했겠죠.

주변에 앉아있던 제 친구들도 단체로 어이없어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본인은 어떤점에서 그렇게 잘났길래, 중학생에게 과시해야 했을까요

서글프다거나 화가났다기보다, 몹시 같잖았어요. 저인간도 비슷한 부류구나.. 하고 생각했죠.

 

 

고딩때는 교사가 아니라 인간에게 회의를 느끼던 시절이었어요.

전 중딩때까지 특징없이 살다가

고딩으로 오면서 소위 '최상위권 학생'이 되었습니다.

뭐 여러가지 계기가 있었죠,, 어떤애한테 넌 쓰레기라는 말을 듣는다거나,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저랑은 수준이 안맞는다고 다른애들이랑 몰래 과외를 했다거나, 이런 별거아닌 이유들 말이에요 ^^*

 

고등학교 1학년 말부터 성적이 올라가면서, 저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어찌보면 입장이 뒤바뀐거죠.

저희는 중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그대로 고등학교로 올라갔거든요.

중학교때부터 공부를 계속 잘하던 친구는, 중학교때는 저를 주도적으로 따돌리더니 고딩때는 거의 베스트프렌드가 되었죠,, 지금도 베스트프렌드인양 지내고 있네요. 제가 만약 대입에 실패했다면 이 아이가 아직도 저와 연락하며 지낼까 생각하면 늘 섬뜻해요.

 

그리고 선생님과의 관계는 완전히 역전됐죠.

고1때는 주로 저는 선생님들을 아는데 선생님들은 저를 모르는 관계였죠.

그러다가 제가 모르는 다른학년 선생님들까지 제 이름을 알고, 지나다니면서 인사하고, 공부잘되냐고 물어보고, 심지어는 대학에 왔는데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찾아와서 안부인사를 하시는(....)분도 계시더군요. 주변인들의 변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신기하다가 조금씩 역겨워져왔어요. 공부 그게 그렇게 대단한거냐. 그거하나로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냐.. 이런 생각도 들고

 

저희 고3담임은 참 요모조모 어처구니가 없는 사람이었어요.

 

꼴찌들의 챔피언이였죠. 남자애들이 주로 그 선생님을 좋아했어요. 공부잘하고 못하는걸로 차별 안한다고.

 

정확히 말하면 역차별이었죠. 공부잘하는 아이들에겐 별 관심이 없었던겁니다. 어떤 이유인지.

 

저를 비롯한 '공부잘하는 아이들'은 그 선생님에게 크게 관심도 없었어요.

단지, 모의고사성적이 조금 떨어질때마다 수시간씩 면담을 자청하시며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으셔서 성가셨을 뿐이죠.

 

그분은 참 특이하셨어요.

좀 대학 잘간 선배들이 있으면 죄다 자기 팬이래요. 오늘도 메일이 오고 편지가 왔대 요. 선생님 찾아뵙겠습니다- 이러면서요-

그리고저희한테 본인의 연애사, 본인이 얼마나 잘나갔는지를 몹시 말씀하셨어요. 필요이상으로 세세하게.

뭐, 반 아이들 앞에서 그런소리 한건 그렇다치고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본인이 어떤 여자와 불같은 사랑을 했는데 인연이 아니라서 이루어지지 못했네, 그때 나를 사랑했던 여자가 아직도 나를 못잊고 가까운 곳에 수녀처럼 살고 있네, 이런 경험은 아무나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네.... 결혼하셔서 아이가 저랑 비슷한 나이였는데 말이죠.

 

그냥 정신세계가 특이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 나쁘진 않지만 그냥 주책이라고.

 

뭐 비록 학부모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저희 딸은 부족하지만 xx대 가고싶다고 하더라.'는 저희 엄마께 '댁의 따님은 절대 xx대는 갈 수 없다. 영순(가명)이와 순영(가명)이는 갈 수 있지만 댁의 따님은 갈 수 없다'며 못박아 민망하게 만드셨지만 그정도는 뭐..

 

그리고 졸업을 했더니 제 후배들에게 저의 수능성적을 과목별로 공개하며 즐기셨다 하더군요.

고2때까지 무슨과목을 못했는데 자기가 바로잡아줬더니 금방 올라가더라.

내가 한건 별로 없다. 그냥 길을 인도해줬을 뿐이다.

나랑 참 잘맞는 아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내 수제자다....................'

 

제 고3때 담임과의 관계를 아는 아이들은 그걸가지고 끝도없이 놀리더군요.

저만 보면 '수제자다.' '수제자!' '수제자다!!' ㄱ-

 

 

또 이와 관련해,  

그리고는 최근 저희 동문 후배가 찾아가 어떤 선생님께 안부를 여쭈었더니

대학교 선배들이 잘해주냐고 물으시더래요, 그렇다고 했더니 누가 잘해주냐고-

그래서 제가 잘해준다고 했대요-

그 말을 듣고 하시는 말씀

 

'아.. 걔가 머리는 좋은데 싸가지가 좀...;;;;'

 

네. 제 싸가지를 걱정해 주시더랍니다.

문제는 저 발언을 한 선생님은 저를 가르친적이 없는 분이에요.

아.. 졸업이후 내가 교사들 안줏거리로 씹혔구나.. 하고 느꼈죠.

 

ㅋㅋㅋㅋㅋㅋ근데 웃긴건 이 선생님이 제 미니홈피에 안부인사 남기신 분이라는거죠.

저보고 전화한번 하라셔서 제가 친절하게 전화했던 기억도 있어요. 호호호호

아니 어쩌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하나만 하시지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아참- 어떤 선생님은

입시논술학원을 추천해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안했다고 아침댓바람부터 몹시 화를내며 전화를 거시더니 일방적으로 뚝끊으시더군요. 전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늦게 말씀드려 죄송하다고 수없이 사과했는데도 말이죠.

차후에 들어보니 그건 돈달라는소리라더군요....아하- 못알아들어서 죄송해요.

그렇다고 고3한테 아침댓바람부터 전화해서 고맙다고 왜 안하냐니...

 

뭐 사실 저를 심하게 학대하거나 괴롭힌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실소를 머금게 하신 분이 많으셨죠.

사립학교라 그런지, 대체로 무능하셨어요. 무식하게 몰아세우기에 능하셨죠.

그런데도 권위의식에 휩싸여 학생을 무시하고, 억압하고,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체벌을 수도 없이 감행했죠. 저 역시 소위 '최상위권학생'이었는데도 교사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모범생들과는 달리 엄청나게 맞았던 기억이 많아요.

 

물론 훌륭한 선생님도 많으시겠죠. 다만 제가 만나보지 못해 문제죠.

 

 

절 지나쳤던 수많은 선생님들,

 

인성교육을 포기하셨다면, 교과수업이라도 잘하셔야죠.

 

아니면 최소한 권위의식을 버리시든지요.

 

왜 제가 대학을 잘갔는데 학교에서 장학금을 못줄망정 담임에게 수십만원을 상납해야 합니까?

 

잘되면 본인탓, 못되면 학생탓이라는 생각을 제발 버리세요.

 

부디 각성하시어, 좋은 교사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