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처는 3년반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면서 후임으로 들어오게 되서 만나게 됐습니다. 현재 우린 맞벌이 부부고, 내년엔 미국으로 유학갈 계획입니다. 그냥 여러분들이 쓰신 글들을 보다 보니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흰 둘 다 꽉찬 나이 31, 32입니다. 아내될 사람 자신 나이 먹는 것도 잊어 먹은 체로 여태 저하나 사귀면서 살았습니다. 올 봄에 같이 술 먹다가 울더군요. 자신도 시집가고 싶다구.... 사귀면서 거의 운 적도 없고 방실방실대던 여잡니다.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그 다음 주에 집 구하러 갔습니다. 장모님께 부탁해서 집을 알아 보다가 아버님께 혼났습니다. 청혼도 하지 않고 집 구한다고... 그 다음 주에 어머니 모시고 일식집에서 아내의 양친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가 상견례자리가 되더니 결혼시키는 걸로 결말을 지으시더군요. 돌아와서 어머니 한 말씀하셨습니다. " 럴럴한 아들 고삐 매주러 갔다 왔다고"
아버님께선 바로 예식장 예약을 하시더군요. 그리고 나선 갑자기 용인에 아파트 분양권 괜찮은 가격에 나왔는 데 사시겠냐구 물으셔서 4200주고 샀습니다. 입주시기는 2006년 초 쯤 될거라고 하더군요. 유학갔다 오면 살 집은 있어야 된다고 해서 즉시 사 버렸습니다. 이젠 제가 살고 있던 전셋집을 빼서 새 집을 구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원룸인데 무지하게 안 빠지더군요. 가을이 되면 좀 빠지려나 했더니 안 나가고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더군요. 10월 첫주인가 일요일날 데이트하다가 아내가 또 울더군요. 결혼하면 어디서 살거냐고... 아찔하더군요. 결국 원룸 빠져나간 뒤 집 구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대출받아서 집이라도 구해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갓집 근처에 장인 장모님께 부탁해서 집 좀 봐달라고 부탁해서 바로 이틀후에 집 구했습니다. 그제서야 아내 얼굴이 피더군요. 어찌나 미안하던지... 자금중 일부는 대출 받는 걸로 했습니다. 나중에 전세금 빠지면 갚는 걸로 하고. 결혼이 11월 8일이였는 데 10월 20일 쯤 돼서 24평짜리 아파트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집은 빨리 구합시다. 신혼여행 갔다 왔더니 원룸 빠졌더군요. 도배새로 해 주고, 내가 쓰던 냉장고( 산 지 1년도 안 됐음) 주는 조건으로.....
한편 가을되서 예물하고 예단 얘기가 나오더군요. 예물은 어머니께서 한복외에 500만원 한도내에서 알아서 사라고 얘기하시더군요. 제 처 다이아 한 세트하고, 국내 브랜드에서 예복 하나 해 입고, 시계 면세점에서 에르메스꺼 샀습니다. (국내 매장에선 240인데 면세점에선 173마논 나오더군요. 돌아올때 세관에 신고 안 했습니다. 신혼부부들은 봐준다고 하더군요.) 딱 500 들더군요. 장모님께서 사위도 해야 된다고 다이아반지 해 주시더군요. 전 그 알 팔아서 아내 진주 목걸이 해 줬습니다. 나중에 어머니도 아시게 됐는 데 잘 했다고 하시더군요. 남잔 술 먹다 잘 잊어먹으니까 반지는 싼 거 하는 게 낫다고. 함 들이는 날 어머니께서 금 한 세트를 더 해 주시더군요. 함 받고 나서 아내의 기뻐하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 사람은 그런가 봅니다. 절대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는 거. 어머니께서 그 기대치보다 많이 해 주니 기뻣나 봅니다.
예단은 어머니께서 필요없는 것들은 생략해서 절약한 돈으로 나중에 유학갈 때 조금이라도 더 보태주자고 제안하시고, 장인장모님께선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단은 이불한 채에 현금 500 보내셨습니다. 어머니께선 250 돌려 보내시더군요. 200을 돌려 보낼까 250을 돌려 보낼까 고민하시던 어머니 아직도 눈 앞에 선합니다. 결국 제가 처가집 근처사니까 잘 해 달라고 250돌려 보냈다고 하십니다. 친척들에게는 큰이모 큰고모 한복 해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형하고 삼촌 정장 한 벌 씩 해 주시고. 다른 친척들은 이불 하나씩 보냈습니다. 제가 집안의 막내라 마지막으로 친척들한테 선심쓰신다고 조금 무리하셨습니다. 친척들 다 좋아하시더군요.
신혼여행은 필리핀 세부로 정했습니다. 제가 아는 여행사사장님 소개로 세부의 플랜테이션베이로 가게 됐는 데 무지 좋더군요. 결혼식 끝나고 직항 타고 갔습니다. 5박6일로 하려고 했는 데 결혼시즌이라 연장이 안 되더군요. 7박 8일도 괜찮다고 떼썼는 데 그것두 안 되구... 결국 4박5일을 지내다 왔습니다. 여행가서는 현지 관광가이드 소개로 잘 놀다 왔습니다. 케이지라고. 가무잡잡하고 귀엽게 생긴 총각입니다. 나중에 혹시 가시는 분 있으시면 참고하세요.
첫날은 새벽1시반에 도착한 지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조금 쉰 뒤에 마사지 받으러 갔습니다. 전신마사지에 진주크림 마사지까지 2시간 반동안 받았습니다. 피로가 싹 가시더군요. 가격은 65$입니다. 둘째날은 스쿠버다이빙 갔습니다. 수영 못 해도 상관 없으시니 겁만 안 먹으면 됩니다. 현지 다이버들이 에스코트해 주니까 걱정마세요. 정 힘드시면 올라 오세요. 저랑 같이 갔던 신혼부부... 10초도 안 되서 올라왔습니다. 다이빙패키지 비쌉니다. 좀 참으시면 즐겁습니다. 밥 먹고 나선 나이트투어를 갔습니다. 과일가게가서 현지 과일 맛도 보고 ( 근데 입맛엔 잘 안 맞더군요. ) 세부섬 중턱의 노천까페에서 칵텔 한잔 마시고, 카지노가서 도박하고.... 근데 가끔 여기서 목숨 걸고 도박하는 신혼부부 봅니다. 그냥 재미로 2만원정도 안배하셔서 그냥 논다고 생각하시고 쓰세요. 나중에 얼굴 붉히는 부부 많다고 하더군요. 그 담엔 비키니바에 갔습니다. 필리핀 여성들이 비키니 입고 나와서 춤추더군요. 제 마누라 예쁘고 열정적으로 춤추는 언니한테 팁 5$인가 줬습니다. 대개 좋아하더군요. 돌아와선 풀장스파에서 몸을 풀고 돌아와 잤습니다.
셋째날은 호핑투언지 가서 스노클링하다가 야외 해물바베큐 먹고 바다낚시갔다 돌아왔습니다. 호핑투어 갈 땐 아침 가능한 적게 드세요. 해물 바베큐 정말 맛있습니다. 남기고 오는 데 얼마나 아깝던 지... 호핑투어 후엔 경비행기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거기 조종사가 비행기갖고 장난 많이 치니 바이킹같은 거 싫어하시는 분은 미리 부탁하세요. 그리고, 뒷좌석은 멀미 잘 나는 좌석이니 가능한 멀미 하시는 분들은 앞좌석 타세요. 고도 30미터 정도로 비행기가 나는 데 중간에 조종하시고 싶은 분들은 해 볼 기회가 주어집니다. 함 해 보세요. 기분 묘합니다. 이 경비행기의 묘미는 낮게 날아가면서 세부섬 주위를 상공에서 본다는 것과 조종사의 비행묘깁니다. 전 바이킹 타는 걸 무서워해서 급상승 급강하는 빼달라고 했습니다. 아내한테 겁많다는 거 고백하는 것 같지만 더 추한 모습보이기 전에... ^^
넷째날은 오후에 비행기를 타야 되기 때문에 간단한 시내 관광을 한 후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습니다. 진주 무지 비싸더군요. 걍 코코넛와인이랑 코코넛비누만 샀습니다. 술은 안 사기로 했습니다. 현지양주는 다 가짜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설마 싶었지만 찜찜한 기분이 들길래.
신혼여행 다녀온 날 처갓집에서 하루 잤습니다. 처가 쓰던 방 가서 자는 데 장인어른께서 스탠드 갖다 놓으시고 푹신하게 이불 깔아 놓으시고 한 마디 하시더군요. " 방 분위기 좋지?" 민망하더군요. 밤새 손 붙잡고 잤습니다. 아버님 귀가 상당히 밝으시다고 해서. 암튼 저녁 얻어 먹는 데 아버님께서 제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 맛있었다고 얘기하시더군요. 뭔가 했더니 어머니께서 따로 도축장에서 갓잡은 소에서 안심하고, 외갓집에서 보내온 배, 포도주를 보내셨다고 하시더군요. 고맙더군요. 어머니께...
다음날은 어머니집에 갔습니다. 원래 이바지 음식 없는 걸로 사전에 서로 양해했지만, 처갓집에선 과일바구니랑 한과 준비해 주시더군요. 한복갈아 입고 어머니께 절을 올린 뒤 폐백음식 너무 잘해왔다는 칭찬 들었습니다. 어머닌 자랑하신다고 드시지도 않고 냉장고에 보관중이였던 것입니다. 아내의 이모님께서 폐백음식을 마련하셨다는 데 정말 잘 만드셨더군요. 다른 건 안 바랄테니 둘이서 잘 사시라고 당부하시는 어머니... 너무 감사합니다.
처가와 친가 인사를 마친 금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신혼집 꾸미기에 나섰습니다. 방이 모두 세갠데 안방은 침실로 문간방은 옷방으로 작은방은 공부방으로 사용하기로 아내와 합의한 후 처갓집에서 아내의 짐들을 차로 실어왔습니다. 놀랍더군요. 항상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되던 그녀의 옷. 제 2단 행거 2/3를 차지하고 옷장 하나 가득히 채우고도 남더군요. 그러면서 여름옷은 안 가져왔다고 하는 아내. 전 형제만 있는 집이여서 여자가 그렇게 많은 짐을 갖고 있는 지 몰랐습니다. 남자들 속지 맙시다. 여자가 늘 입을 옷이 없다는 말 믿으면 안 됩니다. 그녀들의 옷장엔 옷이 그득합니다. 그녀들의 말을 번역하면 입을 새옷이 없다는 겁니다. 결국 조립식 설합들을 더 샀습니다.
토요일날 가구들을 다 배치해 놓고 나니 집이 한결 살더군요. 담배 한 대 거실에서 맛있게 피우려던 순간 아내가 나가서 피우라고 핀잔 줍니다. 계단 나가서 피는 데 앞동에 저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 많더군요. 그래도 부럽습니다. 그 사람들은 베란다에서 핍니다. 전 계단이고. 하지만, 가정내 살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고 참습니다.
출근 전날인 일요일 아내의 외갓집이 근처에 있어서 거기서 외삼촌, 이모부와 술을 마셨습니다. 아버님 술드시더니 제 뽈따구를 마구 잡아 댕깁니다. 그리시면서 " 아 사위가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놈이야. 귀여운 데두 많구." 무지 아팠습니다. 그래도 장인어른의 사랑이라 생각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장인어른 넘 세게 잡아 댕기지 마세요. 군인출신이라 그런 지 힘 좋으십니다. ㅜ.ㅜ
출근하는 날. 아내는 8시 출근이고 전 10십니다. 억울합니다. 설겆이 제가 합니다. 늦게 간다는 이유로. 아내한테 꼭 당부하고 싶은 말 있습니다. 밥먹으면서 남기지좀 마. 음식쓰레기 생기고, 닦는 데 많이 힘들거덩. ㅜ.ㅜ 그리고, 저 공처가 아닙니다. 서로 맞벌이하니까 서로 이해하면서 살려는 현실주의잡니다.
그래도 이 글 쓰고 있는 전 매우 행복합니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아내랑 시체놀이 할 생각입니다. ^^
결혼준비하면서 아내랑 저 싸운 적 없이 순탄하게 서로 합의해서 잘 끝냈고, 장인장모님이나 저희 어머니나 서로 양보하셔서 무난히 살림 차리게 도와주셔서 기쁩니다. 지난 일주일이 저에겐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오늘도 저희 어머니 보약 한 첩씩 해 주신다고 한약방 가시고, 처갓집에선 제가 갖고 싶어하던 디비디플레이어(게임기겸용인 플레이스테이션2) 사시러 갑니다. 행복한 결혼이란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양가에 무리가 안 가는 범위에서 두 당사자의 합의하에 어딘가의 접점을 찾아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집 전자제품 다 제가 쓰던 겁니다. 돌아와서 닦으니까 새 것 같더군요.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썼다고는 생각하지만 낭비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 뜻만 맞는다면 남이야 어떻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된다고 믿습니다.
결혼 생활 1주를 돌이키며
제 처는 3년반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면서 후임으로 들어오게 되서 만나게 됐습니다. 현재 우린 맞벌이 부부고, 내년엔 미국으로 유학갈 계획입니다. 그냥 여러분들이 쓰신 글들을 보다 보니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흰 둘 다 꽉찬 나이 31, 32입니다. 아내될 사람 자신 나이 먹는 것도 잊어 먹은 체로 여태 저하나 사귀면서 살았습니다. 올 봄에 같이 술 먹다가 울더군요. 자신도 시집가고 싶다구.... 사귀면서 거의 운 적도 없고 방실방실대던 여잡니다.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그 다음 주에 집 구하러 갔습니다. 장모님께 부탁해서 집을 알아 보다가 아버님께 혼났습니다. 청혼도 하지 않고 집 구한다고... 그 다음 주에 어머니 모시고 일식집에서 아내의 양친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가 상견례자리가 되더니 결혼시키는 걸로 결말을 지으시더군요. 돌아와서 어머니 한 말씀하셨습니다. " 럴럴한 아들 고삐 매주러 갔다 왔다고"
아버님께선 바로 예식장 예약을 하시더군요. 그리고 나선 갑자기 용인에 아파트 분양권 괜찮은 가격에 나왔는 데 사시겠냐구 물으셔서 4200주고 샀습니다. 입주시기는 2006년 초 쯤 될거라고 하더군요. 유학갔다 오면 살 집은 있어야 된다고 해서 즉시 사 버렸습니다. 이젠 제가 살고 있던 전셋집을 빼서 새 집을 구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원룸인데 무지하게 안 빠지더군요. 가을이 되면 좀 빠지려나 했더니 안 나가고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더군요. 10월 첫주인가 일요일날 데이트하다가 아내가 또 울더군요. 결혼하면 어디서 살거냐고... 아찔하더군요. 결국 원룸 빠져나간 뒤 집 구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대출받아서 집이라도 구해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갓집 근처에 장인 장모님께 부탁해서 집 좀 봐달라고 부탁해서 바로 이틀후에 집 구했습니다. 그제서야 아내 얼굴이 피더군요. 어찌나 미안하던지... 자금중 일부는 대출 받는 걸로 했습니다. 나중에 전세금 빠지면 갚는 걸로 하고. 결혼이 11월 8일이였는 데 10월 20일 쯤 돼서 24평짜리 아파트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집은 빨리 구합시다. 신혼여행 갔다 왔더니 원룸 빠졌더군요. 도배새로 해 주고, 내가 쓰던 냉장고( 산 지 1년도 안 됐음) 주는 조건으로.....
한편 가을되서 예물하고 예단 얘기가 나오더군요. 예물은 어머니께서 한복외에 500만원 한도내에서 알아서 사라고 얘기하시더군요. 제 처 다이아 한 세트하고, 국내 브랜드에서 예복 하나 해 입고, 시계 면세점에서 에르메스꺼 샀습니다. (국내 매장에선 240인데 면세점에선 173마논 나오더군요. 돌아올때 세관에 신고 안 했습니다. 신혼부부들은 봐준다고 하더군요.) 딱 500 들더군요. 장모님께서 사위도 해야 된다고 다이아반지 해 주시더군요. 전 그 알 팔아서 아내 진주 목걸이 해 줬습니다. 나중에 어머니도 아시게 됐는 데 잘 했다고 하시더군요. 남잔 술 먹다 잘 잊어먹으니까 반지는 싼 거 하는 게 낫다고. 함 들이는 날 어머니께서 금 한 세트를 더 해 주시더군요. 함 받고 나서 아내의 기뻐하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 사람은 그런가 봅니다. 절대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는 거. 어머니께서 그 기대치보다 많이 해 주니 기뻣나 봅니다.
예단은 어머니께서 필요없는 것들은 생략해서 절약한 돈으로 나중에 유학갈 때 조금이라도 더 보태주자고 제안하시고, 장인장모님께선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단은 이불한 채에 현금 500 보내셨습니다. 어머니께선 250 돌려 보내시더군요. 200을 돌려 보낼까 250을 돌려 보낼까 고민하시던 어머니 아직도 눈 앞에 선합니다. 결국 제가 처가집 근처사니까 잘 해 달라고 250돌려 보냈다고 하십니다. 친척들에게는 큰이모 큰고모 한복 해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형하고 삼촌 정장 한 벌 씩 해 주시고. 다른 친척들은 이불 하나씩 보냈습니다. 제가 집안의 막내라 마지막으로 친척들한테 선심쓰신다고 조금 무리하셨습니다. 친척들 다 좋아하시더군요.
신혼여행은 필리핀 세부로 정했습니다. 제가 아는 여행사사장님 소개로 세부의 플랜테이션베이로 가게 됐는 데 무지 좋더군요. 결혼식 끝나고 직항 타고 갔습니다. 5박6일로 하려고 했는 데 결혼시즌이라 연장이 안 되더군요. 7박 8일도 괜찮다고 떼썼는 데 그것두 안 되구... 결국 4박5일을 지내다 왔습니다. 여행가서는 현지 관광가이드 소개로 잘 놀다 왔습니다. 케이지라고. 가무잡잡하고 귀엽게 생긴 총각입니다. 나중에 혹시 가시는 분 있으시면 참고하세요.
첫날은 새벽1시반에 도착한 지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조금 쉰 뒤에 마사지 받으러 갔습니다. 전신마사지에 진주크림 마사지까지 2시간 반동안 받았습니다. 피로가 싹 가시더군요. 가격은 65$입니다. 둘째날은 스쿠버다이빙 갔습니다. 수영 못 해도 상관 없으시니 겁만 안 먹으면 됩니다. 현지 다이버들이 에스코트해 주니까 걱정마세요. 정 힘드시면 올라 오세요. 저랑 같이 갔던 신혼부부... 10초도 안 되서 올라왔습니다. 다이빙패키지 비쌉니다. 좀 참으시면 즐겁습니다. 밥 먹고 나선 나이트투어를 갔습니다. 과일가게가서 현지 과일 맛도 보고 ( 근데 입맛엔 잘 안 맞더군요. ) 세부섬 중턱의 노천까페에서 칵텔 한잔 마시고, 카지노가서 도박하고.... 근데 가끔 여기서 목숨 걸고 도박하는 신혼부부 봅니다. 그냥 재미로 2만원정도 안배하셔서 그냥 논다고 생각하시고 쓰세요. 나중에 얼굴 붉히는 부부 많다고 하더군요. 그 담엔 비키니바에 갔습니다. 필리핀 여성들이 비키니 입고 나와서 춤추더군요. 제 마누라 예쁘고 열정적으로 춤추는 언니한테 팁 5$인가 줬습니다. 대개 좋아하더군요. 돌아와선 풀장스파에서 몸을 풀고 돌아와 잤습니다.
셋째날은 호핑투언지 가서 스노클링하다가 야외 해물바베큐 먹고 바다낚시갔다 돌아왔습니다. 호핑투어 갈 땐 아침 가능한 적게 드세요. 해물 바베큐 정말 맛있습니다. 남기고 오는 데 얼마나 아깝던 지... 호핑투어 후엔 경비행기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거기 조종사가 비행기갖고 장난 많이 치니 바이킹같은 거 싫어하시는 분은 미리 부탁하세요. 그리고, 뒷좌석은 멀미 잘 나는 좌석이니 가능한 멀미 하시는 분들은 앞좌석 타세요. 고도 30미터 정도로 비행기가 나는 데 중간에 조종하시고 싶은 분들은 해 볼 기회가 주어집니다. 함 해 보세요. 기분 묘합니다. 이 경비행기의 묘미는 낮게 날아가면서 세부섬 주위를 상공에서 본다는 것과 조종사의 비행묘깁니다. 전 바이킹 타는 걸 무서워해서 급상승 급강하는 빼달라고 했습니다. 아내한테 겁많다는 거 고백하는 것 같지만 더 추한 모습보이기 전에... ^^
넷째날은 오후에 비행기를 타야 되기 때문에 간단한 시내 관광을 한 후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습니다. 진주 무지 비싸더군요. 걍 코코넛와인이랑 코코넛비누만 샀습니다. 술은 안 사기로 했습니다. 현지양주는 다 가짜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설마 싶었지만 찜찜한 기분이 들길래.
신혼여행 다녀온 날 처갓집에서 하루 잤습니다. 처가 쓰던 방 가서 자는 데 장인어른께서 스탠드 갖다 놓으시고 푹신하게 이불 깔아 놓으시고 한 마디 하시더군요. " 방 분위기 좋지?" 민망하더군요. 밤새 손 붙잡고 잤습니다. 아버님 귀가 상당히 밝으시다고 해서. 암튼 저녁 얻어 먹는 데 아버님께서 제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 맛있었다고 얘기하시더군요. 뭔가 했더니 어머니께서 따로 도축장에서 갓잡은 소에서 안심하고, 외갓집에서 보내온 배, 포도주를 보내셨다고 하시더군요. 고맙더군요. 어머니께...
다음날은 어머니집에 갔습니다. 원래 이바지 음식 없는 걸로 사전에 서로 양해했지만, 처갓집에선 과일바구니랑 한과 준비해 주시더군요. 한복갈아 입고 어머니께 절을 올린 뒤 폐백음식 너무 잘해왔다는 칭찬 들었습니다. 어머닌 자랑하신다고 드시지도 않고 냉장고에 보관중이였던 것입니다. 아내의 이모님께서 폐백음식을 마련하셨다는 데 정말 잘 만드셨더군요. 다른 건 안 바랄테니 둘이서 잘 사시라고 당부하시는 어머니... 너무 감사합니다.
처가와 친가 인사를 마친 금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신혼집 꾸미기에 나섰습니다. 방이 모두 세갠데 안방은 침실로 문간방은 옷방으로 작은방은 공부방으로 사용하기로 아내와 합의한 후 처갓집에서 아내의 짐들을 차로 실어왔습니다. 놀랍더군요. 항상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되던 그녀의 옷. 제 2단 행거 2/3를 차지하고 옷장 하나 가득히 채우고도 남더군요. 그러면서 여름옷은 안 가져왔다고 하는 아내. 전 형제만 있는 집이여서 여자가 그렇게 많은 짐을 갖고 있는 지 몰랐습니다. 남자들 속지 맙시다. 여자가 늘 입을 옷이 없다는 말 믿으면 안 됩니다. 그녀들의 옷장엔 옷이 그득합니다. 그녀들의 말을 번역하면 입을 새옷이 없다는 겁니다. 결국 조립식 설합들을 더 샀습니다.
토요일날 가구들을 다 배치해 놓고 나니 집이 한결 살더군요. 담배 한 대 거실에서 맛있게 피우려던 순간 아내가 나가서 피우라고 핀잔 줍니다. 계단 나가서 피는 데 앞동에 저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 많더군요. 그래도 부럽습니다. 그 사람들은 베란다에서 핍니다. 전 계단이고. 하지만, 가정내 살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고 참습니다.
출근 전날인 일요일 아내의 외갓집이 근처에 있어서 거기서 외삼촌, 이모부와 술을 마셨습니다. 아버님 술드시더니 제 뽈따구를 마구 잡아 댕깁니다. 그리시면서 " 아 사위가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놈이야. 귀여운 데두 많구." 무지 아팠습니다. 그래도 장인어른의 사랑이라 생각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장인어른 넘 세게 잡아 댕기지 마세요. 군인출신이라 그런 지 힘 좋으십니다. ㅜ.ㅜ
출근하는 날. 아내는 8시 출근이고 전 10십니다. 억울합니다. 설겆이 제가 합니다. 늦게 간다는 이유로. 아내한테 꼭 당부하고 싶은 말 있습니다. 밥먹으면서 남기지좀 마. 음식쓰레기 생기고, 닦는 데 많이 힘들거덩. ㅜ.ㅜ 그리고, 저 공처가 아닙니다. 서로 맞벌이하니까 서로 이해하면서 살려는 현실주의잡니다.
그래도 이 글 쓰고 있는 전 매우 행복합니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아내랑 시체놀이 할 생각입니다. ^^
결혼준비하면서 아내랑 저 싸운 적 없이 순탄하게 서로 합의해서 잘 끝냈고, 장인장모님이나 저희 어머니나 서로 양보하셔서 무난히 살림 차리게 도와주셔서 기쁩니다. 지난 일주일이 저에겐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오늘도 저희 어머니 보약 한 첩씩 해 주신다고 한약방 가시고, 처갓집에선 제가 갖고 싶어하던 디비디플레이어(게임기겸용인 플레이스테이션2) 사시러 갑니다. 행복한 결혼이란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양가에 무리가 안 가는 범위에서 두 당사자의 합의하에 어딘가의 접점을 찾아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집 전자제품 다 제가 쓰던 겁니다. 돌아와서 닦으니까 새 것 같더군요.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썼다고는 생각하지만 낭비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 뜻만 맞는다면 남이야 어떻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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