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유령 (58)

시간공작소2003.11.20
조회329

58.

"형님 염의원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독사는 소파 깊게 앉아서 다리를 테이블위에 올리고 눈을 감고 있다가

"뭔데?"

"일좀 하나 처리해달라고 하는것 같습니다."하면서 파일을 독사에게
갖다주자 독사는 파일을 열어보고 휘바람을 휘익~ 불면서

"이야~ 미인인데..대학도 좋은데 나오고 승일그룹이면 괜찮은 회사고..
그래 뭐 어쩌라고?"

"잡아서 데리고 있으라고 하는데요.."

"알았다...빠리빠리하는 애들 몇명 추려서 눈에 안띄게 잡아와.."

"그리고 형님 아무래도 차승태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것 같습니다."

독사는 비웃듯이

"흥..지놈이 아무리 날고 뛰어도 그래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야...
지딸년 목숨 아까운줄 알면 섣불리 못덤비겠지..잘지키고 있지?"

"네에..형님.."

독사를 하품을 하면서

"요즈음 몸이 영 찌뿌둥한게 안좋네..사우나에 가서 몸좀 풀고 와야겠다."

소파에서 일어서자

"다녀오십시요..형님.."하고 90도로 절을 한다.


"선영아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데?.."

"승미아버지께서 나 쓰라고 몇가지를 강남역락커에 넣어놓았다고
해서 그것 찾으려가는 길이야."

승미와 서희는 개찰을 하고 전철을 탔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 시간이라서 적당하게 승객들이 있었다.
전찰안에는 자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도 있고 뒤적뒤적 신문이나 책을 보거나
멍하니 전철 유리창을 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힘겹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아니던가?

"삐대치지 말고 싸게 싸게 오더라고 문닫히면 낑겨버린당께롱.."

한명이 먼저 전철안으로 폴짝 뛰어들어와서 나머지 두명한테 얼릉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이런 쎄가 빠질자슥이 이럴때만 허벌나게 빠르구만 언제 타다냐"

두놈의 뛰어서 왔는지 숨을 헐떡이면서 겨우탔다.

세놈 다 한눈에 나불량해 아니면 나는 양아치라고 마빡에 써붙여놓은듯한
스탠다드형 읍내에서 놀던 양아치 밑에 똘마니스타일이였다.
무슨 교복처럼 세명다 검은 기지바지를 바짝 추겨입고 검은색 목폴라에
비맞으면 냄새나는 싸구려 돈피가죽점퍼를 똑같이 입고 있었다.
나이는 20대초반쯤 되었을까?
정말 하늘 높은줄 모르고 한창 까불고 돌아다닐나이인데...

한녀석이 여러명이 앉는 긴자리에 오더니 신문을 보고 아저씨의 발을 발로 툭툭 치면서

"아그야~ 앙즈서간기롱 허벌나게 좋채?"

그러자 아저씨는 아무소리도 못하고 삐쭉삐죽 일어나자 자리를 비켜주자 옆을 보면서

"너그들은 무슨 용가리 통뼈감.." 라고 하자 우르르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주었다.

"야들아 여기 자리 있다..후딱 온나."

두놈을 부르자 두놈은 어슬렁어슬렁 와서 자리에 앉으면서

"서울 깍쟁이 서울 깍쟁이라고 하던데 틀린말이구만.."

셋은 뭐가 그리 좋은지 큰소리 웃고 떠들었지만 누구하나 조용히 하라는 말하는
사람없었다.
괜히 자신들한테 해꼬지나 하지 않을까 행여나 눈길이 마주칠까봐
눈길조차 피하고 딴곳을 보는척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노인공경도 안한다면서 평소에 그렇게 큰소리로 호통치면서
자리를 강탈(?)을 일삼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눈감고 잠자는척하기 바뻤다.

"야야.. 저 가시나 봐라..죽이재.."

"어디?"

손가락으로 문앞에 짧은 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가르키면서

"저기 문앞에 서있는 가시나말이다."

"오매~ 차말로 가슴팍도 실하고 궁댕이도 야물찬게 사나이 가심에 사정없이 불을
싸질러버리는구먼.."

"서울물이 확실히 틀린갑네..우리 읍내 미쓰김은 여기에 명함도 못내밀겠구만..."

"너그들은 잘 보고 있거라.."

한녀석이 일어나더니 아가씨쪽으로 가서 어깨에 손을 탁 올리더니

"쪼개 야그 좀 했으면 쓰겠는디"

아가씨가 어깨를 틀어서 자리를 피할려고 하자 못가게 아가씨의 허리를 팔로 감더니

"그렇게 후딱 가버리면 나가 심히 섭하재"

"놔주세요."하고 여자가 말하자

"뭘 먹으면 이렇게 실한 궁댕이가 나온다냐?"하면서 엉덩이를 만지자

아가씨는 빰을 짝하고 때리면서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그놈은 어이없다는 듯이

"시방 니가 나를 쳤냐? 이런 싸가지 없는 년이..."

하면서 손을 들어서 칠려고 하자 서희가 그놈 손목을 잡자

"얼라? 이 잡것은 뭐여?"

서희가

"애야 내가 오늘 기분이 정말 꿀꿀하거던..
그러니깐 그냥 저 아가씨한테 정중하게 사과하고 가라..."

"어디서 굴러먹다온 개뼈다구같은 자슥이.." 하면서 주먹을 날렸다.
서희는 그자리에서 고개만 까딱하고 피하자 계속 주먹질을 날렸지만
허공만 가를뿐이였다.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옆차기로 들어오자 서희는 들어온 발을 잡고
나머지 디딤발을 걷어차자 공중에 붕떠서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애야 가라고 할때 가야지..."하면서 그녀석의 목을 잡고 일으켜세워서
머리를 전철문유리창에 쾅쾅 찧었다.
유리창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
그래도 분이 안풀리는지 쓰러진놈을 잡아서 그대로 저쪽으로 집어던지고
서희는 그쪽으로 가서 계속 걷어찼다.

고수: 서희야~ 그만해라..애 잡겠다.

선영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언니 그만하세요."하면서 말렸다.

그러자 나머지 두녀석들이 서희를 앞뒤로 쌓더니 재크나이프를 꺼내자
전철안은 술렁이었다.

서희는 가소롭다는듯이 보더니

"장난감 갖고 놀 나이는 지나지 않았냐? 어디 병신되지말고 조용히
내려놓고 가라.응?"

"지랄 염빙은.."하면서 둘은 동시에 서희에게 달려 들었다.
살짝 피하면서 한녀석의 칼을 든 팔을 잡더니 그 상태에서 뒤로 제껴버리자
팔이 뒤로 확 꺾였다.
녀석은 고통에 차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을 대굴대굴 굴렀다.
마지막 남은 녀석은 부들부들 떨면서 서희의 머리를 노리고 다시 공격을 했지만
거기에 찔릴 서희던가?
서희는 머리를 살짝 숙이면서 주먹으로 갈비뼈 있는 부분을 치자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녀석은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질러대는 세명의 머리채를 잡고 아까 그 아가씨 앞으로 질질 끌고와서

"무릎끊고 정중하게 사과해라...만일 사과가 시원찮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세명은 무릎끊고 절을 하듯이 땅바닥에 얼굴을 대고 사과를 하자
아가씨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한다.

그리고 다음역에서 문이 열리자 서희는 세명을 그대로 밖으로 확 던져버렸다.

그러자 전철에 있던 사람이 와~ 하고 박수를 쳤다.

예전에 서희라면 깡총깡총 뛰면서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하면서 까불텐데
서희는 그저 전철의 검은 창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선영은 서희에게 말을 건내려다가 그런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강남역에서 내려서 개찰구로 올라가면서 선영은

"저어..언니 아까는 왜 그랬어? 무섭더라...딴 사람 같던데..."

고수: 그래 정말 왜 갑자기 그래?

"모르겠어. 갑자기 속에서 울컥하고 짜증이나고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이 자꾸들어.
왜 그러지?"

고수: 음..아마도 내가보기에는 그 화령사랑 싸우면서 너안에 잠재 되어있던 어두운
기운이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는것 같다..

서희: 왜 갑자기? 그전에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데..

고수: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기존의 힘으로는 안되니깐...

서희: 이러다가 정말 악귀가 되는것 아닐까? 화령사놈 악귀를 잡는다고 하더니
악귀를 만드는군...돌팔이같은 놈...고수야~

고수: 응?

서희: 혹시 다음에 내가 폭주하면 너가 막아줘.

고수: 응 알았어..그렇게 할께..

서희: 고맙다.

"언니 다시는 그러지마..."

"그래 알았다. 미안하다.선영아"

세명은 락커에서 돈이 든배낭과 핸드폰이랑 차키를 꺼내고 차가 있는
근처 주차장으로 갔다.

"음...차 괜찮네..새차인것 같은데..승미아버님께서 무리한것은 아니니?
돈도 많이 넣어주셨는데...받아도 될까?."

"원래 승미아버지가 원래 손이 크셔서 받아도 될것같은데...차는 잘쓰고
돌려주면 되니깐.."

"아참..선영이 너 면허 있냐? "

"그럼 면허 있지...그런데.."

"그래? 그러면 너가 운전해라.." 하면서 선영이한테 키를 넘겨주고 서희는 조수석에 앉았다.

선영은 좌석에 앉더니 안전밸트를 하고 좌석조절을 하더니

후진기어를 넣고 부아앙~ 하고 차를 빼서 주차장을 나선다.

서희는 안전벨트를 할려고 하다가 앞에 대시보드에 쾅 머리를 찧었다..

서희는 부딪힌 머리를 만지면서

"아야...야야~ 살살 해라..."

"언니 미안..헤헤..안 다쳤어?.."
하지만 그것은 단지 서곡이였다.

도로위로 차가 올라서자 선영의 눈빛이 변했다.
깜빡이 안키고 옆차선 끼어들기에 적신호 과감히 쌩까고 달리기에
앞에서 늦게 가면 클랙숀으로 연속울리면서 상향등으로 빔쏘기 등등
선영은 이쪽 차선으로 왔다가 어라 저기가 차가 더없네 하면서
저쪽 차선으로 깜빡이도 안키고 옮기기를 하니깐
뒤따라오던 차가 깜짝놀라서 클랙숀을 울리면서 옆으로 오더니
창문을 내리고 욕을 마구 퍼붓고 앞으로 추월해서 달아나자
선영은

"아니 저것이...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는거냐?"

쫒아가는 내내 어떻게 선영의 그 예쁘고 작은입에서 그런 욕들이 나오는지
서희와 고수는 뜨악하고 있었다.

선영은 지그재그로 추월을 해서 아까 그차앞까지 추월하더니
갑자기 끼이익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뒷차는 놀래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클랙숀을 울리고 하이빔쏘고 난리를 펴도
선영이가 묵묵부답으로 대응하니깐 급기야는 뒷차 주인이 나오더니 운전석 문을 열려고 하니깐
그때서야 부웅하고 도망을 갔다.

열받은 그차가 뒤에서 따라오면 다시 급브레이크로 아까처럼 이렇게
몇번하니깐 그차는 포기를 했는지 다른 샛길로 빠져 도망갔다..

"헤헤헤...언니 내가 이겼다.."

"........"

"언니 신나지? 스트레스가 확풀리지 않아?"

서희와 고수는 동시에 소리쳤다.

"옆에 차대."

"왜? 재미있잖아."

서희는 선영과 자리를 바꿔 앉으면서

"운전은 매너야. 그렇게 목숨걸고 장난치면 자기 혼자 다치는걸로
끝나지 않고 여러사람 다치게 되는데...재미라고 말할수 있겠니?"

운전대를 잡으면 사람이 변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바로 선영이였다.

서희는 스무스하고 능숙하게 운전을 했다.

고수: 운전 잘하네.
서희: 그러냐? 운전을 우리 기사아저씨한테 배웠거든 그래서 조용하게
모는 편이야.
고수: 선영이 저것은 어디 폭주족한테 운전을 배웠나?
서희: 아직 어려서 영화에서처럼 빨리 달리고 추월하는게 운전을 잘하는걸로 착각할때잖아
더 운전경력이 쌓이면 스스로 알게 되겠지.

선영은 뾰루뚱해서 창문에 스쳐가는 풍경만 보고 있다가 혼잣말로

"완전히 할머니 운전이네..."

서희와 고수는 속으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