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에서 일어난 바퀴벌레 소동

바퀴야미안해2008.06.12
조회372

부천에 있는 ㅅ여고에 재학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오늘은 전국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였지요.

오늘 학교에서 일어난 짧은 바퀴벌레 소동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 싸이에 올린 글을 그대로 퍼왔습니다.)

 

 


외국어 영역을 열심히 풀던 중..

 

나의 레이더망에 뒤뚱뒤뚱 거리는 검은 물체가 잡혔다.

 

엄지손가락보다 더 커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바퀴벌레(날개도 있었음)가

 

뒤뚱거리면서 내 옆을 기어가는 모습........

 

안 그래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초조 했는데, 매우 혼란스러웠다.

 

'저 바퀴벌레 하나 때문에 정신줄을 놓을 순 없어!'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냉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마침내 OMR을 마킹하는데, 검은 싸인펜으로 칠한 답안지가 방금 본 엄청난 크기의

 

바퀴벌레의 새끼처럼 보여서 기분이 매우 이상했다.

 

 몇분 뒤,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점심 시간을 앞둔 4교시 끝나는 종처럼 아주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런데 불과 몇분 전만 해도 바로 내 옆을 기어가던 바퀴벌레가

 

어느새 교실 앞쪽에서 뒤뚱거리며 기어가고 있었다.

(내 자리는 맨 오른쪽 뒤에서 4번째) 

 

날개로 날아갔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엄청나게 재빠른 바퀴였다.

 

우리반 아이들이 그 징그러운 바퀴를 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용기있는 김ㅇㅇ양이 공책을 찢어서 바퀴벌레 위에 올려놓고 살포시 눌러 밟았다.

 

참 끈질기도 하지. 바퀴는 죽지 않고 보란듯이 공책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힘들게 가라앉혔던 울렁거림이 다시 목구멍을 건들이는 순간이었다.

 

이런 바퀴를 보고 김ㅇㅇ양은 바퀴벌레에게 "지금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냐"며

 

다시 공책을 찢어 바퀴벌레를 덮은 후, 무당이 굿판 벌이듯 신나게 밟아댔다.

 

 바퀴벌레도 김ㅇㅇ양의 굿판에 흥이 겨운 듯 얼씨구나 하며 우직끈 소리를 냈다...

 

▶◀바퀴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