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2008.06.14
조회1,341

안녕하세요. 서울에 있는 대학 중 철학과를 다니는 21살 여대생입니다.

철학은 옛날 부터 관심이 많아서 취업 문제를 떠나서 철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요새는 꼭 전공에 맞는 직업을 갖는 것도 아니기에 제가 관심있는 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려 봅니다.

지금은 대인기피증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학교의 성적은 출석 미달로 인해 학사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사실 저는 비록 전공은 철학, 인문학 쪽이지만, 직업은 서비스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스튜어디스가 되려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죠.

연예인만큼 조각 미인은 아니지만 피부도 애기피부였고 나름 내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며 살았습니다. 친구들도 동기들도 제가 스튜어디스 하겠다고 하니까 잘 어울린다고 열심히 하라고 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교수님한테 농담도 던지면서 나름 밝고 재미있는 아이였습니다. 친구 사귀는 것도 좋아했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가을 학기부터 제가 힘든일을 좀 당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돈을 벌려고 날도 새고 하루에 3~4시간씩 잤고, 또한 스트레스도 극에 달았습니다. 그러더니 제 얼굴에 여드름 및 각질이 올라오더군요.

사실 그전까지는 화장하지 않고 화장품도 천연화장품 직접 만들어 스킨만 사용했는데도

사람들이 저보고 화장했냐고 할 만큼 애기피부였어요. 하지만 체력도, 피부도 스트레스 및 수면부족에 6개월을 시달리다보니 견디지 못하더군요. 속병과 함께 얼굴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내시경 검사 받으면서 위약도 먹고, 또 어떨땐 방광염때문에 항생제도 먹고, 찬거 좀만 먹어도 장염 걸려서 맨날 따뜻한 물과 따뜻한 음식먹으면서 장염약 먹으면서 힘들게 살아갔어요.

 

얼굴도 예전의 환한 내얼굴이 아닌.. 저는 그나마 있는 돈으로 피부관리실 가서 여드름 막 짜내고 박피(필링)을 했죠.. 처음엔 더 얼굴이 붉어지고 막 쳐지고 그랬는데 거기서는 다 과정이라면서 한 다섯번은 더 갔어요. 그런데 좋아지기는 커녕 부작용만 생겼죠. 피부가 너무 얇고 붉고 따가워요. 얇아서 아래 실핏줄이 다 보이고.. 모공만 넓어지고.. 따끔따금에.. 붉고.. 거울을 볼때 마다 옛날 얼굴이 생각나서 미치겠더군요. 거기서는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하고.. 피부과에 가보니 나보고 부작용이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무식하게 피부를 깎아낸거라고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이미 이렇게 된걸. 옛날 피부로 돌아가기는 힘들거라는 말에 전 모든것을 포기했어요..

 

이런 상태로 밖에 나가서 영화도 보고 그러니 사람들이 다 절 쳐다보는것 같았어요. 다 나만보면 수근거리는 것 같고.. 고향에 내려가서 오랜만에 고향친구들 만났는데.. 그 여자애들이 하는 말을 들었어요.. " 쟤 서울가니까 피부 좀 봐. 서울이 환경이 더럽긴 하네 " 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내 얼굴보고 " 너 피부가 왜 그래?" 이런말해도 겨우겨우 웃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친구들의 그 말이 전 너무 충격이였어요...그래도 피부 좋아지기 위해 안하던 운동도 하고 식습관도 채식으로 바꾸고 그랬는데도.. 전 괴물이였어요

 사람들이 제가 다니는 전공보고 철학과면 점치는 학과냐 그딴과도 다있냐라고 해도 전 제 전공에 대한 자부심으로 맞 받아치곤 했는데.. 그 말만큼은 부정할수 없겠더군요.. 어쩌겠어요 전 괴물같은데... 옛날에 애기피부였다는 이야기는 해도 아무도 믿지 않죠. 현재가 이런데..

 

갑자기 사람들 만나는게 다 싫어지더군요. 친구들도. 남자친구도. 동기들도.. 속으로 다들 그렇게 생각할거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졌어요.. 그래도 개강하고 처음엔 모자 푹 눌러쓰고 출석체크만 하고 나왔는데.. 이젠 아예 학교를 가지 않고 있습니다. 동기들도 처음엔 나보고 얼굴이 왜이렇게 상했냐고 왜 학교 안오냐고 걱정해주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것도 하루이틀이죠. 다들 자기의 삶이 있는데..

친구들도 나랑 연락도 안되고 만나자고 해도 거부하니까 처음엔 걱정했는데.. 이제는 아예 연락이 안오네요. 제가 연락을 다 무시해버려서..

 

그냥 사람만나는게 너무 무서워요. 사람들이랑 말하는 것도 싫어요. 내가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사람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될 수도 있는건데, 내가 언제 어떤말을 할지 몰라서요.. 어떻게 할까요..

제가 꿈꾸던것도 이제 못하게 생겼는데/.. 목표도 꿈도 잃고,, 얼굴은 괴물이 되었고...

죽으려고 차에 뛰어들어보기도 했는데 죽는것도 뜻대로 되지 않네요.

맨날 집에서 잔혹한 고어영화 보면서 그걸로 그나마 죽는거 만족하고.. 집앞의 편의점에 가서 라면 사다 먹고 누워서 멍하니 울면서 있고 잠만 자고.. 학교는 안나가고.. 어떻게 해요...

부모님이랑 통화할때는 제가 속상해서 맨날 울고 그래서 병원가는 돈도 지원해줬지만.. 나아지지는 않네요. 붉은 내얼굴.. 올라오는 고름들... 모공.. 잔주름... 휴..

다른애들은 나날이 이뻐지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하는데. 전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요?

 

딱 히키코모리가 되었네요.. 전 제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못했는데 인생은 자신의 뜻대로 되는게 아닌가봐요. 시크릿의 저자는 거짓말쟁이에요. 생각하는대로 마음먹은대로 된다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그냥 딱 눈감고 있으면 차라리 내일 모래면 죽을 할머니였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캐스트어웨이 영화 같이 무인도에 강아지 데려다가 혼자 살고 싶어요. 거기서는 외모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사람들한테 상처받을일도 없을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