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인공은.....

바람소리200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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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이다.

조금전의 슬픔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

병원24시를 통해 본 한 할머니의 삶.

하루하루가 뼈를 깍는 고통이요 숨쉬고 밥먹는 것 조차 홀로서기 힘들다.

2평 남짓한 방에 허리펴고 똑바로 누울수 없단다.

방이 좁아서가 아니라 모진 삶의 결과가 등이 거의 90도이상 굽어서 펼수가 없단다.

남들이 쉽게 새우잠 잔다고 하는 그 잠을 주무신다.

당신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이혼후 홀로 길러온 다 큰 아들의 병역앞에서 생계가 망막해

긴 이별이 안타까워 눈물이 마를새가 없다.

평생 행복했던적이 없으시다고 하신다.

그래도 죽는것 보다는 사는게 낫다고 하시는 말씀에 작은 고통 앞에서도 쉽게 죽음을 떠벌리는

우리내 일상이 사치로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다.

나또한 내가 겪은 아픔만 생각했고 다른이의 삶은 돌아볼 경황도 없이 살았지만 이제서야

알것같다.

죽음보다 그래도 사는게 난 그 삶을 살고있는 것이다.

뽀송뽀송한 아이의 얼굴에 입맞춤 해본다.

다시한번 감사해본다.

어디 한군데 특별하게 아픈곳도 없고, 남의집 이지만 세를 사는 동안은 '우리집'이라고 칭할수 있는

공간이 있고 가족인 아들이 있다.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던 전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종지부 찍은적 오래고,

더이상의 괴롭힘도 부당한 요구도 아이를 내게서 빼앗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 공포의 대상인 얼굴도 안본지 오래고.

그래 이게 행복인갑다.

길가다가 술취한 사람이 횡설수설하고 주정하는것만 봐도 혹 애아빠 아닌가 하고 돌아볼 정도

였는데 이젠 거의 그 기억은 서서히 내뇌리에서 죽어가고 있다.

간혹 잠자다가 가위 눌리는것 빼고는.....

그 사람은 평생 그렇게 살수 밖에 없는가보다.

하루벌어 술마시고 일하기 싫은면 안하면 돼고 세금이며 각종 공과금은 어차피 신용불량자라

잠적하면 그만이고 세상에 무서운 사람은 없다.

그러다 재수 없으면 유치장 신세지면 돼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간혹 아이의 피에 그 사람의 피가 섞여 있는게 몸서리쳐진다.

혹,혹.혹 그 더러운 성질머리 닮을까봐....

사람들이 아이가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 하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다.

오늘도 수학시험 아깝게 하나 틀렸다고 "엄마, 너무 안타깝다. 그치?" 하며 내 안으로 파고드는

아이....

혹자는 나보고 미련하다고 한다.

아이를 맡았다고....( 나를 제일 성질나게 하는 인간들이다)

어찌됐든 난 이 아이가 커서 나에게 효도를 하든 날 고려장 시키든간에 내 책임은 완수해야한다.

성인이 될때까지 내 삶의 주인공은 아들인것이다.

오늘도 두고온 아이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엄마들의 그 마음 헤아려본다.

결코 이렇게 사는 내 모습이 잘 사는건지는 몰라도 잘못된 선택은 아니라본다.

난 잘하든 못하든 간에 아이한텐 죄인이다.

남편의 폭력에 도저히 아파서, 무서워서 ,

남편의 무능력에 배가 고파서, 내가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그런 날 죽이려고 칼을 들이대고 그걸 피해야 했기에,

아이에게서 단란한 가정을 포기하게 만들었기에,.....

밑에 인생의 기로에 서 계신분의 맘 안다.

하지만 그냥 무서워서 피하기엔 점점 더 힘들다.

맞서야 한다.  내 전 남편도 내부모 내 형제 다 죽인다고 별렸었지만 아직까지 그런 불상사는 없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런 날은 나에게 미리 전화를 해준다.

'니 죽이고 니 에미 애비 다 패 죽이러 갈 거 다' 라고....

벌써 3년이다.

하지만 이젠 그 인간도 불쌍타.

내한푼 안줘도 돼니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여자 만나서 제발 정신 차리고 잘 살아줬슴 한다.

늙고 병들어 자식 찾는다고 내 앞에 나타나지 말고...

재혼으로 인하여 아들이 생기고 딸이 생기신분들 친자식 따지지 말고, 어릴적 나라고 생각해보자.

절대로 고통은 주어지지 않을것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밤이다.

다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왜이리 눈물이 날까....

지독한 밤이다. 이젠 슬픈건 보지 말아야겠다.

부디 할머니의 남은 생이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