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했던 어린시절.

자롱이2008.06.24
조회104,312

23살의 자롱이입니다.

 

군인이란 딱한 신분때문에 좀 뜸하다가 민간인으로 레벨업할때가 되어 한번 끄적여봅니다.

 

복학때까지 시간이 남아 빈둥빈둥 놀고있죠. 현재진행형입니다.

 

제가 군대가기 직전에 이사를 해서 제 방은 창고로 전락했더군요.

 

먼지를 음미하며 짐정리를 하는데 웬 비디오 꾸러미가 보이더군요.

 

'이게 뭐지? 으흐흐'

 

18금 빨간딱지도 흥분해 자빠진다는 흰딱지가 번쩍 거리고 있었습니다.

 

'득템!'

 

순간 과업중지. 벅찬 가슴을 끌어안고 티비 앞으로 향했죠.

 

콩닥거리는 맘으로 누가오나 레이더를 켜놓고 재생을 눌렀습니다.

 

제 어렷을 적 재롱잔치 모습이 나오더군요.

 

'뭥미 ㅡ.ㅡ'

 

어머니가 보관해 오신듯 했습니다.

 

비디오를 끄려했는데 어렷을적 제모습이 신기해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자식 초딩전엔 괜찮았는데...'

 

어머님의 아들사랑이 유달랐던지라

 

제가 안나오는 코너가 없었습니다.

 

첫번째 무대는 총각각시 놀이.

 

2:2 미팅중인데. 어린 전 상당히 비싸게 굴더군요.

 

파트너의 손도 안잡고 눈도 안마주치면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어려선 부끄러움을 많이 탔나보네'

 

제 어릴적이 살짝 찌질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번째는 유치원관현악단.

 

모두 파란색 유치원복을 통일하여 입었지만

 

저는 총각각시놀이때 입던 한복을 고집하며 떼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작은북을 역임하던 본인은 오른쪽 맨끝에서

 

혼자 빨간 색동저고리를 입고 북을 쳤습니다.

 

'패션감각이 남달랐던거야...'

 

제 어릴적은 찌질했던게 확실합니다.

 

마지막 무대는 자기소개무대.

 

어린이를 한명씩 세워두고

 

음악에 맞춰 선생님이

 

"XX는 자라서 무엇이 되고싶어요?"

 

라고 물으면

 

"저는 저는 자라서 OO이 될 거예요"

 

라고 장래 희망을 말하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코너였습니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변호사가 되려면 웅변을 열심히해라.

 

선생님이 되려면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해라.

 

파일럿이 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라.

 

가수가 되려면 노래를 많이 불러라.

 

뭐 이런 되도안한 1차원적 조언들을 해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휘황찬란한 꿈들이 난무했습니다.

 

제차례가 왔죠.

 

'난 뭐라고 했을까...'

 

"재용이는 자라서 무엇이 되고싶어요?"

 

"저는 저는 자라서 로보트가 될 거예요"

 

선생님은 10초가 지나도 조언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긴 로보트가 되려면 어떻게 한단말인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서 머리만 남기고 로보캅이 되라하나.

 

돈을 개같이 벌어서 아이언맨이 되라하나.

 

국회의사당에서 미친듯이 소리지르면 마징가가 나올거라 말해주나.

 

결국 선생님은 15초가 지나서야

 

"재용이는 참 큰 꿈을 가졌구나" 

 

라며 지나갔습니다.

 

어린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흐믓하게 웃고있었습니다.

 

선생님 얼릴려고 일부러 그랬던 걸까요.

 

정말 영악한 미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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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술쳐먹다 일어나보니 톡이 되었네요.

 

재밌다고 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리플읽다보니 저말고도 어린시절

 

환상적인 꿈을 가졌던 분들이 많군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옛날에도 톡된적있는데

 

두개 띄워놓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보셔요요.

 

http://pann.nate.com/b2308593
 

http://pann.nate.com/b2350575

 

 

http://www.cyworld.com/jalongi   싸이홍보도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