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3

김명수200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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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3                         

 

처음 이사를 하고 가장 불편을 느낀 것이 화장실 문제였다. 실내에 화장실이 없고 소위 말하는 푸세식 화장실, 즉 재래식 변소다. 마당 한구석에 있는 변소를 이용하며 아내는 늘 불편해 하며 무서워했다. 밤이면 소쩍새 구슬피 울고 사방 대숲에서 일렁이고 서걱거리는 바람소리가 서늘하다고 하소연했지만 나는 그것을 즐겼다. 붉은 페인트로 지붕을 칠하고 하얀 페인트로 옷을 입히고 소품의 정겨운 그림 몇 점도 걸었다. 서툴지만 근사하게 화투 오동그림을 그려 넣어 보는 이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꽃호박은 변소 지붕을 타고 넝쿨지어 흥부네 박처럼 푸지지는 않지만 곱고 탐스런 아기호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내의 말대로 우리 집에서 제일 근사한 곳이 변소라 할 정도다.

 

해우소, 근심을 풀어주는 곳이 바로 해우소다. 나는 그 해우소에서 산위로 덜렁 솟아오르다 솔가지에 걸린 달빛이 쏟아내는 그 서정어린 포근함과 별 비 내리는 소리 없는 찬란함, 소쩍새 우는 구슬픈 아름다움, 한 올 바람에도 살강살강 흔들리는 대나무 잎들의 합창과 우리 집과 경계한 작은 절간의 풍경소리는 또 다른 화음으로 내게 다가온다. 나는 해우소에서 느긋하게 모든 것을 즐겼다. 배설의 상쾌한 감동 그러나 그것이 낙하하는 소리 풍덩에 가끔 겸연쩍게 놀라 쓴웃음을 지우며 망상과 몽상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불편함과 무서움에 두려워하는 아내의 성화에 집 뒷벽을 헐어내어 한 칸만 남겨 침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방과 응접실을 겸한 개조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를 끝내고 생각하니 앞으로도 이 집을 수리하거나 정원을 내 취향에 맞춰 꾸민다면, 소유권 관계가 분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실을 친구 아버님에게 넌짓 귀띔을 하니 수월히 허락하신다. 그렇게 해서 소유권은 내게로 넘어왔다. 이사 온지 석 달 접어들어서이다.


너른 마당은 내 취향대로 꾸며 나갔다. 야생초를 주로 심었다. 그 순정한 들꽃들이 여기저기 질서 없이 피어나고 작은 텃밭에는 갖가지 채소도 심었다. 나무들이 자라며 계절 따라 꽃의 향연이 벌어지고 입맛에 맞는 싱싱한 푸성귀는 우리 집 식탁을 풍성하게 하여 내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나날이 비단길을 걸어가는 듯 꿈속에서도 자연의 동경에 대한 나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김 명 수

 

This little bird that somebody sends Down to the earth to live on the wind Born on the wind and he sleeps on the wind This little bird that somebody sends He's light and fragile, and feathered sky blue So thin and graceful, the sun shines through This little bird that lives on the wind This little bird that somebody sends He flies so high up in the sky Out of reach of human eye and the only time that he touched the ground Is when that little bird Is when that little bird Is when that little bird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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