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야!!!형부야!!!

하얀고래2003.12.01
조회89,191

초등학교 3학년때..울언니 25살...어떤 잘생기고 키큰 남자가 울 집 대문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던 가을날... 내겐 너무나 커보인던 그남자가 날 번쩍안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버님 저 왔습니다." 환한 미소로 울 아빠 엄마에게 그리고 언니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울 언니는 결혼을 하고 나에게도 형부가 생겼다...(5남 2녀중 언니는 맞이 난 막내..)

그시절 울아빠는 조금은 생각이 남달랐던 분이라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울 오빠들 하나씩 기술을 익힐수 있도록 하셨고 오빠들 결혼하면 모두 분가를 시키셨고....여튼 그런 아빠가 고른 사위감...

울 형부는 최고였다...자상하고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울오빠들 그리고 나에게까지...

그럴수 없을만큼 참 너그럽고 자상한 형부였다..

초등학교 3학년 눈으로본 형부가 어느새 나의 이상형이 되었고 커가면서도 그이상의 남자는 없다고 생각했었다...물론 지금의 남편도 좋지만...

어딜가든 날 데리고 다니면서 딸이라고 자랑을 하고 무등을 태워주고 업어주고 고스톱을 쳐도 내가 무릎에 앉아야지 잘 된다던 형부...

내가 점점 커가면서 애교도 줄고 말수가 줄었지만 그 마음만은 여전히 그대로 인데...

울 아빠 돌아가시던날 유난히도 서럽게 울던 형부...아빠가 그렇게 아끼던 형부가 이제는 삶을 접으려 한다... 간암...알게 된지 불과 6개월....

그리고 지금은 너무도 아픈 투병을 하시면서도 언니에게 얼른 처제 김장해주라던 형부... 처제가 얼른 자리를 잡고 잘살아야 한다고 내 걱정을 하는 형부...울 아이들을 너무 예뻐하는 그런 형부를 이제는 보내야 한다고 의사는 말한다..이렇게 허무할수가 없다....

지난 6개월이 내겐 참 아픈 시간이었다..허나 나보다 언니가 그리고 조카들이 더 아파하며 그리고 그들을 보듬어 주는 형부를 보며 다시 한번 형부의 자리를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길 기도한다...제발 아니길...

아직 시간이 더 많으리라 미련을 떨면서...언니를 추수린다...조카들을 챙긴다...

그러나 너무 허망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오늘도 수화기 너머로 언니의 힘없는 소리를 듣는것 말곤 형부의 야윈 얼굴을 그냥 물꾸러미 바라보는 것 말고는 나에게 더이상 할일은 없다...

그것이 오늘도 나를 미치게 한다...서럽게 한다...

언니를 돌볼수 있는 여유를 조카를 챙길수 있는 여유를 내게 주길 누군가에게 기도한다...

 

시친결에 어울리는 내용이 아니라 좀 망설이다 그냥 잠시 서러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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