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대화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눈물아내2008.06.30
조회2,320

오늘 간만에 말다툼을 했습니다.
나름 참는다고 참았는데 오늘도 결국 울면서 말하게 되었네요.
사람 사는 얘기가 많은거 같아서 톡에 들어왔는데 오늘은 제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저는 눈물이 많습니다. 가슴아픈 드라마를 봐도 울고, 서운한 말을 들어도 금새 눈물이 고이고..
그래서 말다툼을 하는 날은 어김없이 울면서 말하게 되요.

 

남편과는 꽤 오래 연애를 했고 결혼 전부터 동거를 했기 때문에 신혼 초라도
서로 다른 생활 습관 등으로 부딪치는 그런 문제는 별로 없어요

 

문제는 5년 남짓한 연애 끝 결혼에도 불구하고 제가 생각하는 마음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남편은 세상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본인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따라서 본인 일도...남 일도..달리 할 이야기가 없대요..뭔가 저와 대화를 할 수 있는게 없는거죠

남편이 관심있는 것은 오직 야구, 온라인 게임..
사실 온라인 게임도 모르던 사람이예요..제가 게임하는 것을 좋아해서 같이 해보려고 가르쳐줬는데..
세상에 그 게임을 3년이 다되도록 하고있어요..전 진작에 그만뒀죠 질려버려서..

그래도 워낙 같이 하는 것이 없으니까 화제를 공유해 보려고 그 게임이 신문 기사에라도 나오면 얘기하고..
또 스포츠면도 읽어보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팀 소식도 얘기해 보고..
하지만 잠깐이예요..매일 그 사람이 관심있을 기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런 얘기를 해봐도 별다른 반응이 안나와요....

 

연애 초부터 그랬어요 전화 통화를 할때 제가 말을 안하면 숨소리만 들립니다..
제가 말하는 것도 듣고 있는거 같지 않아요..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물어보면 다 듣는다고는 해요..
그래서 왜 이렇게 나랑 얘기를 안하냐고.통화하는 것도 내가 할 말이 없음 곤란할 지경이라고..
반드시 이야기를 해야하는 통화조차 할말이 없으니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랬죠..평소에 시시콜콜한 거라도 얘기하자고..
그랬더니 시시콜콜한데 그런걸 뭐하러 얘기하냐고..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자는 거냐고..어떻게 맨날 얘기하냐고..

 

또 뭔갈 하자고 그러면 힘들고, 피곤하고 귀찮고..이러한 이유로 안합니다..
5년 동안 연극 한번 봤어요..그날도 연극 시작 전에 싸워서 울면서 봤죠..
남친이랑..아니 이젠 남편이랑 뭔가 같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그렇게 피곤한 일인가요?
뭔가 같이 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그러다보면 화제도 많이 생길꺼 아니냐고 그러면
어떻게 24시간 붙어있으려고 그러냐고 그럽니다..
사고방식이 어찌나 극단적인지 꼭 극단적으로만 얘기를 하네요..

 

전 만화책도 좋아하고..미드도 좋아하고..TV 버라이어티 쇼도 좋아해요..
영화보는 것도 좋아하고..연극도 좋아하고..어디 놀러가는 것도 좋아하죠.

이중 남편하고 할 수 있는 딱 하나가 영화보기예요..
정말 많은 영화를 같이 보죠..

근데 그렇게 수많은 영화를 같이 보고 나서도 말을 안해요..
보통은 아..어떤 장면이 재미있었다..어느 부분은 별로였다는 둥..
전 물론 이야기를 하죠..그런식으로..그럼 대답은 시큰둥한 응..응...어쩔땐 아예 대답도 없고..

 

대답없는 것도 참 싫어요..
사람이 말을 하는데 대답이 없으면 참 기분이 나쁘잖아요..
그냥 말도 아니고 왜 묻는 말에까지 한번에 대답을 안하고 여러번에 물어야 대답을 하냐고도 엄청 싸웠어요..
그럼 어떻게 일일이 대답을 하냐고 한마디 한마디에 전부 대답해야 하냐고 그러죠..

 

지금까지 써놓은 것 읽어보면 거의 일관되는거 같아요..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절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예요. 그건 제가 확신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문제는 제가 원하는 만큼 본인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죠..
사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나를 자기 인생에 끼어들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이해를 못해서 너무 서운했지만 지금도 완전히 이해를 하는건 아니지만 덜 서운해하는 정도죠..
세상에 관심이 없으니 주변에도 관심이 없고..사는 것이 재미가 없으니 온라인 게임하면서 시간 떼우고.
아내가 남편에게 속을 알려달라고 하는게 이상한 건가요?

 

오늘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언제나처럼 울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당연하지만..나지 못했고..
울면서 이야기하는 사람과 얘기 못하겠다고 자러가네요..
거의 항상 동일한 패턴이예요..

 

톡에 어떤 분이 외롭다고 글을 쓰신거 봤는데
저도 외롭네요..마음을 나누고 싶은데..나눌 사람은 남편뿐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전혀 통하지 않는 것 같아서요..

 

남자와 여자란 동물이 전혀 사고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점은 이해해줘야 한다는 그런 종류의 글을 전 유심히 봅니다..
사고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부딪칠 수도 있다는 것까지 신경쓰고 노력하는데..
남편한테 나는 이런걸 봐서라도 노력하니 당신도 노력해달라고 말하면
남편은 너도 노력하니 나도 노력하라는 보상심리로 뭘 바라는 거냐고 바랄꺼면 하지 말라고 그럽니다..

 

저..동거때는 요리 안했어요..거의 사먹었죠..
결혼도 했으니 노력해보려고 작정하고 열심히 해먹였습니다..
결론은 서운..실망...
시간 아까우니 요리 하지말고 차라리 놀아라..
일단 처음하는거니 맛은 없는거 저도 아는데 꼭 맵다 짜다 한마디씩 하고..
밥도 실은 먹고 싶지 않는데 억지로라도 먹어주는 거니 본인은 엄청 노력하는 거다...

이런 것들에 서운해 하면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
원하지 않는 사람한테 노력하는 것이 시간 낭비일까요?

본인만의 세계에 싸여있고...내가 들어갈 자리를 주지 않는 남편...

제가 벽에 부딪쳐 더이상 나갈 수가 없어서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생각일까요..
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정말......ㅠㅠ

 

답답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