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세요.

조유경2008.07.01
조회1,452

안녕하세요.

모대학병원 간호사 4년차입니다.

 

저도 글쓴이와 비슷한 이유로 간호대학에 갔었죠.

생각지도 못한 간호사 직업이었는데 다른 과에 가서 이것도 저것도 안되느니..

차라리 간호학과를 가자..라고..가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평소 공부잘한다더니 고작 전문대냐는 등의 전문대 비하와..

간호사 직업 내지는 집단에 대한 말들...

 

취업 후 많은 말들의 변화가 있더군요.

전문대라고 말 많던 사람들은 취업이 안되서 어학연수나 공무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대학병원에 취직한 저는 나름 많은 월급에 쌓여가는 통장을 보며 뿌듯해했습니다.

그런 걸로 봐서는 잘한 선택이었죠.

 

일하면서 정말 많은 딜레마를 경험하게 됩니다.

보호자와 환자를 많이 대하지 않는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저도 느낄만큼.

사람들의 인식이란게 참 무섭더군요.

솔직히 사람 죽으면 닦고 옷갈아입히는 것까지 간호사가 하고

상태를 안좋으면 연락올 때까지 의사 호출하고 발 동동 구르는 것도 간호사인데..

내 앞에선 함부로 하고 소리지르고 비꼬던 사람들이 막상 의사 불러주면 아무말도 못하고

레지던트들도 연차가 올라갈수록 시키는 대로만 하라며 소리지르고

일하면 할수록 자존감 떨어지더군요.

물론 많은 보람도 있고 좋은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또한, 더 힘들게 했던건 간호사 집단입니다.

빡센 3교대 근무에 연애도 못하고

의사와 보호자와 바쁜 일에 치여 신경이 더 날카로와지고

여자들의 집단이라 말도 많고 질투도 많고 소문도 많습니다.

다른 여자 직장인보다 많은 급여로 명품에 신경쓰는 된장녀들도 많구요.

잠깐일했던 남자간호사도 그러더군요.

군대 제대했을 땐 군대보다 힘든건 없을줄 알았다고..

 

실수하나에 벌벌떨고, 선배한테 엄청 혼나고..이런 간호사를 버티면 뭐할까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대부분들은 인정을 안해주는데..

조무사와 간호사는 정말 차원이 다른 건 확실합니다.

차이가 없다면 2년동안의 실습과 3~4년동안의 대학등록금은 왜 냈을까요?

대학병원에서 조무사들은 소변 버리고, 환자 옮기고, 검사 내리고, 환경정리하고..

이런 단순업무들을 합니다만, 결국 오래버티는 사람은 조무사입니다.

이런 현실들 때문에 간호사의 자격지심, 피해의식이 박혀있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에게 말하고 싶네요.

사람들의 인정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렇다면 다른 직업을 알아보거나 공무원 준비를 하거나 미국간호사를 하세요.

저는 이제 사람들의 인식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똑같은 직업이고, 직업안에서 이런 일 저런 일 있는거고

열심히 하고 처음 가진 마음을 갖고 계속 일하다보면 좋은 시각으로 바뀔 겁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의 시선은 비록 좋지는 않지만 비젼은 좋습니다.

여러 길도 많고, 환자와 간호사의 비율로 병원의 등급을 조정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간호사를 채용하는 숫자도 많구요..

 

하지만, 저는 간호학과로 온 것은 후회하지 않지만 전문대로 온 건 후회가 됩니다.

나중에 취직 후 학사를 따려면 2년이 걸리고 일하면서 학교 다니려면 병원에 눈치도 보이구요..

혹시 생각이 있다면 수능을 다시 본다거나

지금 학교 다니는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편입을 하세요.

특채로 공무원을 자주 뽑는 직업도 간호사입니다.

간호학과는 자신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많은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선택, 후회없는 선택하시고 혹시 조언이 필요하면 메일주세요.

(이 아이디는 동생꺼라서;;)

wurin@hanmail.net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