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자는 당신이 미워..

라쿨2003.12.03
조회1,287

오늘도 신랑은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자네요.

저는 지금 이시간이 되도록 뒹굴거리며 신랑 얼굴 한번 만져봤다가 손도 만져봤다가

이리도 누워봤다가 저리도 누워봤다가 도대체가 괴로워서 시친결로 도망왔습니다.

사실 제가 신랑 얼굴이나 손을 만지고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으면 다들 '사랑하는 부부야'

하고 생각하겠지만 어찌된건지 신랑은 자고 있을 때만큼은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이불을 뒤집어쓰면서 '나 건들지마 건들지마' ' 짜증나' '저리 떨어져'

라고 말합니다.너무 잘 자는 당신이 미워.. 처음엔 그 말에 상처받아 혼자 징징울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합니다.

평상시에는 평평한 땅에서도 제가 제 발에 걸려넘어질까봐 걱정하는 사람인걸 아니까요.

언젠가도 글을 올렸지만 우리 신랑 자는데 건드리는걸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무슨 팔자인지 너무 산만해서 자는 것에도 열중 못하는 부인을 만나 고생이죠.

더구나 임신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밤마다 끔찍한 꿈이나 쫓기는 꿈에 시달리다 깨고

화장실 가고 싶어 깨는 통에 신랑은 신랑대로 잠을 설쳐서 힘들고 저는 그런 극도의 피곤상태로

일주일을 버텨야 하루를 겨우 달게 잘 수 있더라구요.

이제 임신 8개월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낮에 그렇게 피곤하게 일하고 출장을 다니면서도

새벽 두시가 되도록 이렇게 컴앞에 앉아있습니다.너무 잘 자는 당신이 미워..

아마도 배때문에 불편해서 더 못자는거 같아요.

오늘도 너무 잠이 안오길래 12월과 1월에 시어머니 시아버지의 생신들과 당신들 결혼기념일,

아가 분만까지 껴있어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모자라는 생활비 때문에 속상해하고 있는데 뒤에서

신랑이 자다말고 뒤척이며 중얼거더라구요.

'나 불켜있으면 못자..'

계산기가 흑자로만 나오면 어떻게 잠이 오기도 하겠는데...너무 잘 자는 당신이 미워..

에구.. 그런건 부질없는 생각이고 결국 한시간을 잠들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포기한거죠.

세상에서 28번째로 부러운 사람은 바로 잠들고자 하는 의욕만 있으면 언제든지 쿠울~쿨하고

잘자는 사람입니다.

내일도 출장인데 잠들지 못하는 이밤이 너무 깁니다 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