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말 아버지란 존재가 싫습니다.

불효자2008.07.09
조회3,079

  제목을 보시고, 참 철이 없구나...

세상 볼 줄 모르구나 등등... 생각이 많으실것 같아요.

 

전 21살 먹은 삼수생 남자입니다.

고3때는 쓰리아웃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재수를 하게 되었고,

재수때는 교대가 가고싶어서 넣었는데...

2차에서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내신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지금 삼수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현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안형편이 그리 좋지 못한 관계로

학원은 가지 못하고 독학을 하고 있으며 독학이 제 체질인 거 같아요.

학원은 재수때 다녀봤지만 별로고...

 

저희 집안은 콩가루집안의 전형이라고나 할까요?

저희 집엔 안좋은 과거가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저희 가족몰래 따로 차려놓은 집안이 있었습니다.

그걸 알게 된 어렸던 저는(중1때) 분노하고 아버지가 왜

집에 안들어오셨는지, 왜 돈을 잘 안가져다주셨는지...

다 알게 되었습니다. 전 늦둥이기도 해서 어렸을땐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가식이었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제가 알게 된 그 집안은 저희 집안보다 훨씬 전에 아버지가

판을 벌여놓은 집안이었습니다. 아버지라고 입밖에 내놓기도 싫어요.

 

이런 집안 속에서 과부아닌 과부인 어머니와

어렵게 어렵게 살아왔고,

해선 안될 삼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삼수를 하고 있는 사실은 어머니빼고는 아버지는 모르십니다.

 

말나와서 그런데, 우선 아버지의 성격을 말씀드리자면...

저희 아버지는 엄청 보수주의자입니다. 현재 나이는 70이구요.

제 나이가 21살이니 제가 엄청 늦둥이인거 아시겠죠?

엄청 보수주의인데다가, 역사와 한자에 엄청난 관심이 있으셔서,

사람을 좀... 진이 빠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고리타분하시죠.

그러나, 정작 자신은 모르고 조선시대 선비마냥 에헴~ 거리고는...

제가 속으로 얼마나 욕을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어머니가 형편이 어려워 그쪽집안에 전화를 걸어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하면, 쓴소리해가며 못준다고 하다가

결국, 줄때는 영수증 가져오라고 난리입니다.

안줄때도 많습니다...

 

명절일때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아들이라서 그쪽집안에

제사나 차례를 지내러 가는  데요...

돌아올때마다 서로 싸웁니다.

그리고 명분을 엄청 중요시합니다. 조상님이 어쩌구저쩌구...

묘자리가 어쩌구저쩌구...

참나... 특히나, 옛날 유교사상에 찌들렸는지...

선비 정신에 투철합니다.

정말 저와 맞지 않죠. 고리타분하고 답답할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

전 어머니가 하시는 식당일을 보고,

여느때와 같이 가슴이 아팠고, 가끔 식당에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고참이다 싶은 아주머니들도 제가 오면 별로 안시키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눈치는 있으니 자주는 못가죠. 아들 잘뒀다~ 는 소리를 들을때

제 스스로가 대견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돈받기로 한 시간...

전 아버지와 약속장소에서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대뜸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머리 꼴아지가 그게 뭐꼬? 느그 엄만 왜 연락이 없노? "

" 어머니, 일다니십니다. "

전 아버지 앞에서는 무척이나 딱딱합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죠.

연세가 할아버지뻘이니 참고 참을 수밖에요...

" 뭐? 뭔일 한다노? "

" 식당일... 하십니다. "

" 자 30만원가져왔다. 돈 쫌 아껴쓰라. 도대체 돈을 왜 허구헌날 가져가노.

그리고말야~ 머~ 그리 힘든일한다꼬 돈달라돈달라~ 카노! 배운게 없으니까네! "

결국, 전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어머니와 전 사이가 안좋았지만,

어머니를 욕하는 건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 아버지, 그런 말씀 하시면 안되죠. "

" 므? "

" 아버지가 60, 70, 80세이시든 간에 마누라 앞에서는 남자고 사나(사나이)아입니까? "

" 므가? 식당일 머그리 힘들다고? 요즘 그런 일도 못해가꼬 난린데? "

" 사나(사나이)가 되가꼬 책임져도 시원찮을 마누라한테 따뜻한 한마디도 못할 지언정,

되려 욕이나 하십니꺼? 얼마나 고생하시는데요. "

" .........돈이나 받고 가라 "

" 왜요? 또 영수증 달라고 해보시지요? "

 

아버지도 폭발을 하셨나봅니다. 옆에 끼고 있던 고서를 들고는

 

" 이... 이 것 보소! 이런 호로 새끼를 봤나? 니가 지금 컸다고 늙은 애비

오장육부 디빌라고 하나? "

" 왜 틀린걸 틀렸다 못하고, 고치기는 커녕 자기 체면 차리기만 하십니꺼?

아버지 역사이야기 한자이야기 고리타분한거나 들고다니시면서,

사람들한테 설교해봤자 사람들이 진짜로 존경하겠냔 말입니더.

사람들이 겉으로는 그러지, 아버지 그 성격에 누가 좋아하고

그 비겁함에 누가 좋다 칼낍니꺼? "

" 내가 뭐시 비겁해! 무슨 죄로! 그래서... 해보겠다 이거가? "

 

그래도, 돈은 받아야 겠더라구요. 비굴해도 돈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집안이 이런데... 어쩌면 같은 가족인데도 돈관계로 이렇게 되버리니 아이러니하기도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하지만 참았습니다.

삼수를 한다면 반대부터하고 볼 분이었기때문에 참고 참을 수 밖에요.

 

" 아니요... 됐습니다... "

" 니가니가! 요즘 뭐하고 다니길래 머리꼴아진 그게 뭐꼬! 짤라라! "

" 예... "

" 됐고, 돈이나 받아라... 돈 단디해라! "

 

전... 할말을 했다는 후련함과 어떻게 저럴 수가라는 분노감이 교차했습니다.

나이가 70... 그러나 전 아버지를 전혀 생각하거나 위하는거 전혀 없습니다.

구차해보입니다. 남들 앞에서 에헴~ 하며 중국 무슨시대는 이랬고 저랬고

조신시대는 이랬고 저랬고...

그런거 알아봐야 뭐합니까?

 

예전 제가 고2때는 아버지가 집에 와서 어머니를 욕하신 적이 있습니다.

 

" 이 여자는 돈에 눈이 벌~ 개갛고 말야! 나도 없다니까! 내가 어디서 벌어올꼬! "

" 그래서?! 당신 지금 돈 못준다 이기가? "

" 그래 못준다! 뭣을 잘했다고 큰소리고?! "

 

참던 저는 결국 폭발했습니다.

전 당신 67세였던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고함을 쳤습니다. 그때 고2...

 

" 그래! 마누라 둘 가지셔서 좋지요?! 나이 들어 돈달라니까 짜증나시지요!

그럼 누가 여자 둘을 홀리라 켓습니까? 예?

부전자전이라고 좋~ 습니다! 저도 여자 두명 홀리가꼬 두살림차려볼께요! "

" 므라꼬? "

" 돈줄때문에 이집하고 인연끊고 싶으면 끊으세요 아버지!

아니! 아버지라고 부르기에도 경멸스럽습니더! 한 여자 인생 말아놓고 한다는 소리가

그런 비겁한 소리들 뿐입니꺼?! 동네사람들 다 들으라카이세요! "

 

이성을 잃은 전 장농과 모든 도구들을 부수거나 던졌고,

그 날 이후로 아버지는 큰소린 쳐도 전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전 종교를 천주교로 가지게 되었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으나...

아버지를 볼때면, 정말 사랑할래야 사랑할 수 없는 망나니같은 존재이자

쓸데없는 늙은이로 밖에 안보입니다.

 

물론, 현재 제가 할 수 있는건 공부밖에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종종 있는 이런 갈등이 너무나도 싫습니다.

어쩔땐 화가 극도로 치밀어오를땐 아버지가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이라면 제 아버지를 어떻게 보실건가요...

그리고 조언도 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