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엄마의 노란색일기...(1)

태풍엄마200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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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태풍엄마입니다.태풍엄마의 노란색일기...(1)

예정일을 2주 앞두고, 태풍이가 꺼꾸로 있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수술해서 우리

태풍이를 낳은지 오늘이 꼭 48일 되는날이네요......

태풍엄마의 노란색 일기장 보여 드릴께요.......

 

<1> 10월20일 - 태풍이와 첨 만나던날

 

의사선생님께서 아기가 꺼꾸로 있다시면서 왜 운동을 안했냐고, 나만 가지고 호통을 친다.

혼내킨다고 아기가 도는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한다고 고양이체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불어난 체중땜에 체조가 제대로 효과를 못발휘한 모양이다.

하여간 그래서 나는 38주 2일되는날 수술을 하였다.

수술날을 잡고 입원할 준비를 하는데 울언니가 이왕 수술하는거 좋은 시간에 낳는게 좋지않냐며

어디가서 좋은 시간을 받아오란다. 지금까지 암말도 안하시던 울엄마 덩달아서 그러자고 부추기는

통에 지인이 운영하는 철학관에서 시간을 받아왔다. 참고로 나는 운명에 목숨걸고 매달리는 편은

아니지만, 출산이라는, 큰 과제를 앞에두고 마음이 다소 약해지기도 했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언니와 엄마가 하자시는 데로 따르기로 했다.  벗(but), 그러나 고지식하고 뭘 모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펑펑울 나의 철없는 어린 남편이 그걸 용납할리 만무하다.

참고로 울 신랑은 고교시절까지 동네 교회활동을 활발히 했던 성가대 출신 소년이다.

그렇던 그가 대대로 불교 집안인 우리집의 사위가 된것이다.

신랑은 시간을 받아왔다는 엄마말에 싫다소리는 못하고, 애꿎은 나만 가지고 인상을 쓰고 난리다.

자기는 사주며, 팔자 등등 그런거 믿는게 싫단다. 그래서 나는 " 그건 니 생각이고 나는 쫌 믿는다" 고

했다. 간혹 보면 집안끼리 종교적인 갈등으로 인해 결혼을 하네 마네 하는 커플을 보는데, 나는 세상을

너무 쉽게 사는진 몰라도 난 그것이 어째서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질 정도의 문제가 되는질 모르겠다.

내가 처음으로 시댁에 인사가던날, 순진한 우리 신랑은 나에게 아버님이 종교가 뭐냐고 물어보시면

그냥 없다고 말해달라고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그러마 하고 약속을 한 나는 전도사님이신 우리 시아버님께서 종교가 뭐냐고  물으시길래 낼름 불교라고 말씀드렸다. 종교라는 믿음은 뭐가 더좋고, 뭐가 더

나쁘다라고 따질 문제도 아니고, 누가 강요한대서 한숨에 맘이 바뀌고하는것도 아니질 않는가?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고맙게도 아무 문제없이 결혼했고, 친정집 제사가 있는 날이면 우리 시

아버님께서는 친정가서 도와드리고 오라고까지 말씀해주시는 참 좋으신 시아버님이시다.

다시...

수술복으로 갈아입자 갑자기 맘이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수술을 위해 면도(?)를 해야 한다는 말에

기겁을 했다. 평소 잘난척 대빵 많이하는 울 언니는 왜 면도한단말은 안해준거냐고......

(나중에 내가 따졌더니 까먹고 안해줬단다. 빙신)

창피하고...기분이 퍽 유쾌하지는 않은 작업이였다. 하지만 나를 더 놀래키고 고통스럽게 했던건

그 말로만 듣던 소.변.줄 꼽기.태풍엄마의 노란색일기...(1)   언니가 전에 애낳는것보다 소변줄 꼽는게 더 아프다고 했던말이

떠올랐다. 정말이지 아픔도 아픔이지만 그 말로다 형용할수 없는 괴로움이 있다.

(꼽아보신 분들은 다 알꺼예요....)

그리고 수술실로 옮겨가는데 복도에 서있는 친정엄마를 보니 왈칵 눈물이 솓구친다. 엄마도 징징

울고 계신다. 아까 철학관가서 시간받아온게 유난스럽다고 골이 조금 난듯한 신랑이 보인다.

나는 수술실로 들어가며 눈이 마주친 신랑을 향해....................... 메롱~ 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대에 올라서 덜덜 떨다가 마취주사를 맞고 정신이 몽롱해 말이 잘 안나오는걸 간신히 간호사한테

말했다.

" 열~ 열두시 이십분안에  꼭 ...나야돼요............" 휘리릭(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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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분명 무통분만을 한다고 했는데, 왜이리 아픈걸까?

수술전, 말안들으면 무통 취소한다던 신랑의 말이 장난이 아니였나?  진짜 삐져서 너 한번 된통

아파보라고 무통을 취소했나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예전에 맹장수술 하고는 쨉도 안되는 엄청난 복부의 통증.................

마취땜에 목에선 계속 휘발류 냄새가 나고, 눈은 아른아른 안보이고, 머리는 술취한거 마냥 아프고

그때, 간호사가 안고 보여주는 나의 아기. 나의 태풍이 얼굴을 본 순간.........ㅠ.ㅠ

눈을 감고 앙앙 울고 있는 아기......

순간 아픈건 하나도 문제가 안됬다. 아니, 아픈걸 잊었다.

내가 비로서 엄마가 되는 순간. 남편을 빼다 박은듯한  조그마한 아기..엉엉엉....나는 몹시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태풍엄마의 노란색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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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키로로 태어난 태풍이는 사내아이치고 작게 태어난 편이다.

바로 내옆에서 통증을 호소하던 말라깽이 산모는 4.6키로 여아를 출산했단다.

남편은 날더러 양심이 있는 엄마냐고 호통을 친다. 임신하고 30키로 가까이 살이 쪘을때 난 계속

아기가 커서 그런다고 둘러댔었드랬다.

이젠 둘러댈것도 없고, 임신시절 "아기가 먹구싶대." 라며 이것저것 사달라던 맛있는건 애기가

하나도 안먹고 다 내가 먹은거라며 나쁜 엄마란다.

ㅎㅎㅎㅎ 아니 누가 먹었음 어때? 엄마 아기 둘다 건강하면 되는거 아닌감요?

출산하면 쫘악 빠질줄 알았던 나의 거대한 몸집은, 정말 애만 쏙 빠지고 몸은 그대로다.

출산시 75.5키로에서 10일 지나니까 65키로가 되었고, 40일이 지난 지금도 난 64키로이다.

정말이지 이러다간 처녀적 몸매로 돌아가기는 불가능 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든다.

 

애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에 뭘 사러 갔다가 아는 후배를 만났는데, 날더러 출산일이

언제냐고 물어서 난 그자리서 쓰러질뻔 하였다.

한달이 지나고, 대중탕을 갔다가 거울에 비친 나의 투실투실한 살들에 또한번 쓰러질뻔.

40일 출산 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나왔을때 동료들은 둘째를 또 가졌냐고 했다. 헉스!!!!!!

하지만, 동료들이 놀려도, 또 내모습이 안멋있어도, 맞는옷이 없어 엄청 촌스러워 졌어도

나는 요즘 최고로 행복하다.

이젠 누가 아.줌. 마 하고 불러도 하나도 맘 안상하고, 몸매좀 신경써라고 언니가 엄청 갈궈도

끄떡안할 자신이 생겼다. 나의 소중한 태풍이의 방긋 웃음 한번이면 난 이제 밥안먹어도

배안고프고, 잠안자도 안피곤하다. 

누가 100일까지는 살이 빠진다고 했다니깐 울 남편은 어디 백일가지고 되겠냐며 나는 500일

갖구도 모자르다며 놀린다. 그래서 나는 날씬하게 살아봤으면 통통하게 살아보기도 해야하는것

아냐? 했더니 날더러 세상 참 편하게 산단다.

 

예전에 아들낳으면 밍크 사준다고 한거 약속 지키라고 했더니, 피식~ 비겁한 웃음을 짓더니

" 맞는거나 있겠어?" 하며 쪼갠다.

주먹이 울고 있다.태풍엄마의 노란색일기...(1)

 

흘러내리는 뱃살을 올인원으로 정리해서 집어넣고 모처럼 멋을내고 나갔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날겸, 후레아 스커트에 스카프까지하고 무리해서 힐까지 신고........

맞은편에서 왠 젊은이가 걸어오면서 자꾸 힐끔거린다.

날보는게 아니겠지......하는데 가까이 올수록 날 보는게 분명했다.

'뚱뚱해서 날 쳐다보나?  아니지. 나보다 뚱뚱한 사람도 많은데 내가 뚱뚱해서 기어가는것도 아니고

그건 아닌거 같구, 그럼 예뻐서 쳐다보나? 하긴....내가 좀 부어서 그렇지 예전엔 한미모 했잖아.

게다가 오늘 쪼금 신경좀 썼더니 금새 시선이 몰리는구만.....하여간 남자들이란......

쫌만 예쁘면 저렇게 쳐다 본다니깐......아이구~ 아저씨 고만쳐다 보세요. 저 애기엄마예욧'

혼잣말이지만 흐뭇한 맘으로 걷다가 그 젊은이와 딱 마추치는 순간.

젊은이  주춤 멈추고 나에게 말을 건네는게 아닌가?

 

젊은이 -  " 아줌마"

나       -  (화들짝 놀래서) " 네?"

젊은이 - " 아줌마 나좀봐요 "

나       -  (이젠 무섭기까지 하다. 보긴 뭘봐) 아니 왜그러세요?

 

젊은이가 다가오는것 같아 무서워 나는 걸음이 빨라졌다. 다행히 벌건 대낮이였고 오가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이사람이 미쳤나? 아줌만줄 알면서도 왜 따라오며 수작을 거는거야?

예쁘면 그냥 예쁘다 생각하면 그만이지 길가는 사람 불러서 말까지 걸고 난리야.

나는 흡사 경보 선수처럼 빨리 걷고, 그 젊은이 같은 속도로 따라온다.

 

젊은이 - " 아. 아줌마  소 꼬리나 우족 안필요해요? 회사가 부도가 나서 그러는데 아주 싸게

               팔거든요.  아줌마 한번 보구 가요. 네?  왜그렇게 빨리가요. 저 나쁜사람 아니예요"

 

나  -  @@ (띠용~~~~~~~)

 

뭐? 소꼬리. 우족? 이런.......그럼 소꼬리 팔려고 날 힐끔대고 따라온거야?

와!!!   나도 이젠 영락없는 아줌만가봐.

"안사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난 자리를 떠났고, 그런 황당한 상상을 한 내자신이 한없이 부끄러

워짐을 느끼며 속으로 그 젊은이에게 한마디를 날렸다.

 

" 뭐? 나쁜사람이 아냐? 너 디게 나쁜놈이야 임마."

 

 

                                                                                               - 이상 태풍엄마가 -

 

 

재밌으면 노란색일기 2탄두 올릴께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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