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꼬시는거, 식은 죽 먹기였지?

후달리면뒤져야지2008.07.11
조회2,189

'끌린다'는 말로 시작해서 좋지 않은 가족사 몇번 씨부려주고

'너는 다른 여자와 달라' 라며 살살 달래다가

만나보지도 않고 '좋다'고 이빨좀 털어주고

 

다른 남자 이야기에 발끈하며 질투좀 해주고

다른 남자 만나지마라, 연락하지마라, 남자는 다 똑같다..그렇게 시작해서

열시 넘어서 집에들어가면 화내서 밤새도록 빌게만들고

술마시는거 담배피는거 다 싫다고 술집 근처도 못가게 하고

귀는 한개만 뚫어야 한다, 여자는 여성스러워야 한다, 운동화에 티셔츠에 청바지는 싫으니

샤방샤방한 옷차림이어야 한다, 머리는 긴 생머리가 좋다면서 내 겉모습까지 바꿔놓고

 

 

 

모성본능 팍팍 자극해주시고 안아달라 다독여달라 우울모드 몇번 들어가주시고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 이 감정이 사랑인것 같아'라고 지껄여주시고

5년만 쌈빡하게 연애하고 결혼하자 해주시다가

혼인신고 먼저 해서 살자고 개소리 씨부려주시고 ....

 

 

일주일에 네번은 불같이 싸워주고 세번은 아이처럼 천사처럼 자상하게 귀엽게

그러다가 또 싸우고 연락 안하면 걱정은 되는지 내 친구한테 연락해서

나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그렇게 꼼짝않던 내마음 기껏 꼬셔서

세상에 너하나만 바라보게 만들어놓고

 

삼개월 똥줄 타게 기다려줬더니

떠나는구나

떡같은 후달리는 하사새끼....

ㅅㅂ 나 너한테 정말 잘해줬잖아.........

나 너 당직서는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잠 안자고 세달 기다리면서 똥빠지게 학교다녔잖아......

 

 

 

근데 왜 니가 떠나고 나니까 이렇게 가슴이 아픈거니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려서 시베리아벌판에 부는 찬바람이 쌩쌩 지나다니는거 같다.

죽겠다 아주. 쿨한척이 안된다.

아직 심장이 뜨겁고 피가 뜨겁고 내 가슴이 뜨거워서

그래서 난 널 냉정하고 쿨하게 잊을 수가 없다.

 

 

매일 새벽마다 통화하던 니 목소리가 생각나서.

니가 들려주던 이승기의 '다줄꺼야, 내여자라니까, 삭제' 그 노래들이 생각나서.

병사떠나 5분전을 외치던 니 목소리가 생각나서.

너의 길고 투박하던 손가락, 손짓이 생각나서.

너때문에 일부러 통신사바꾸려고 새로 산 핸드폰만 봐도 니생각이 나서.

책상위에 올려진 널 위해 만들던 곰인형 재료들을 보면 손재주 없다던 니 말이 생각나서.

 

 

서랍속에 고이 넣어있던 니 편지가 생각나서.

지갑을 열면 묵묵히 날 쳐다보던 너의 사진이 생각나서.

병들 교육시킬때 목소리 멋있다고 했더니 40분동안 전화로 교육내용 들려주던 니가 생각나서.

마트에 가면 니가 좋아하던 맥스봉 옥수수맛에 니가 또 생각나서.

초콜렛, 사탕 다 안먹으면서도 마이쮸는 눈 뒤집고 좋아하던게 생각나서.

나는 곰이라서 연어랑 잘어울린다며 연어초밥 먹으라고 협박하던게 생각나서.

 

 

니 이름 붙여서 기르던 토마토나무를 보면 생각나서.

그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서 엄마가 '토마토먹어라!' 할때 생각나서.

수줍어서 우리엄마 생일날 생신축하한다 말 한마디 못하던 부끄러워하는 니가 생각나서.

작은 눈으로 눈웃음치며 생글거리던 모습이 생각나서.

정복 입고 있는데 단추 사이로 런닝 보여서 가려주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예쁜 팬티 많다고 사진찍어 보내주던 모습이 생각나서.

손관리는 잘해야한다며 핸드크림 열심히 바른다는 모습이 생각나서.

손톱은 항상 깔끔해야 한다며 바짝 짜르던 모습이 생각나서.

해안근무 설 때 바닷가에서 내 이름 적어서 사진찍어 보내준 사진이 생각나서.

생리통때문에 아프다고 하면 약안먹는다면서 오히려 화내던게 생각나서.

너의 길다란 팔, 길다란 다리로 나 툭툭 건드리던게 생각나서.

너무나도 해맑게 웃으면서 나한테 장난치던 모습이 생각나서.

중대장 순찰 끝났다면서 문자하던 새벽 두시가 되면 생각나서.

 

 

 

니가 준 계급장.. 뺏지.. 그리고 내 손가락에 꼭 맞던 반지까지

버리지도 못하고 상자에 넣어두기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니 생각나서 ....

 

너랑 장난치다가 팔뚝에 주먹만하게 들어버린 멍을 보면서..

이 멍이 다 지워질때까지는 내 가슴에 멍도 지워지지 않을것같아.. 옘병.

 

 

 

잊어야 하는데, 이젠 그만 떠올려야 하는데

자꾸 핸드폰에 저장된 너의 문자들, 너와 통화했던 음성녹음메시지들.

이 뜨거운 심장때문에 지우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고, 딱 그 한마디면 돼.

나 그럼 깨끗히 정리하고 조금은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안되니?

 

최소한 비겁하고 더럽고 치사한 사람으로 기억되지는 말아줘.

세상에 자랑하고 싶던, 자랑하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버릴것만 같던,

그런 사람이었잖아, 나한테만큼은.

넌 나만의 우주였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