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하며 살려고...

윰탱2003.12.07
조회188

주일마다 한인교회가면 마주치는 사람마다 묻는다.

"애기엄마는 일 안하세요?"

 

갓 돌지난 아기있다는거 알면서도 그렇게 묻는거보면 가끔 좀 뜨아하긴하지만. 

여기 대다수 이민자들 맞벌이안하고선 먹고 살기 힘들다는 현실과,

20대의 젊고 건강한 여자가 왜 일을 안할까싶은 이곳의 상식이 그러한걸 감안하며 충분히 이해를.

 

"아..예? 아직 애기가 너무 어려서요." 하면서 얼버무리노라면,

"신랑이 돈 잘버나보다. 일안하면 좋지머."

남의 속도 모르고 돌아오는 대답에 더 우울해진다.

 

사실 속사정은 그 말많고 탈많은 영주권때문이다.

'웍퍼밋없어서 일하고싶어도 못하는거 어떡해요. ㅠ.ㅠ' 속으로나 운다.

좀 살아보면 다들 알지만, 체류얘기따윈 아무한테나 털어놓을 문제가 아니다.

 

참고로 교회는 집에서 1시간넘게 떨어진 곳이라 한인이 많은 동네인데,

정작 내가 사는 동네는 신랑직장근처라 한인이 없다.

공공연히 불법으로 한인가게나 업체에서 캐쉬받고 일하는 그런 자리도 없다는것.

교회근처동네까지 트래픽걸려 3시간이상 통근하며 하루종일 일하기엔 너무 어린 우리아가가 불쌍하고,

그나마 차도 한대뿐이라 불가능하다는 것.

 

우리동네 신문배달이나 식당써빙이라도 해보려고 광고보고 찾아가기도 해봤지만,

구직신청서에 소셜번호란이 비어있으면 연락조차 없거나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나도 한번 취업비자를 받아볼까싶어 몇군데 미국회사에 응시해보구 인터뷰요청도 받았지만,

고용되더라도 나의 대학전공이 취업비자자격에 맞지않아 취직이 불가능하다는 이민변호사 3명의 말에

내가 자진해서 취업인터뷰를 취소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신랑은 그래도 경험삼아 인터뷰는 가보지 그러냐는데, 어차피 뽑힌대두 고용주도 아닌 이민국이 허락안한다는 엄한 이유로 취직못할거 부질없는 집착으로 나중에 더 마음아프긴 싫었다.

되지도 않을 인터뷰한다고 애맡길 시터값이 아까운 짓이기도 하구.

영주권이 없다는 처지가 갑자기 답답하고 서러운 나날이었다.

 

"그러게 나처럼 공돌이나 하지, 겉멋만 번지르르해갖구 먹고살지도 못할 전공해서 왜 그 고생해?"

쩝.. 전문기술직 비자라는 취업비자는 신랑말대로 공돌이의 비자였다.

(절대로 공과출신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없길 바람)

취업비자의 배우자비자라는 나의 신분은 공부이외엔 아무것도 못하는.. 그냥 무능한 외국인일뿐.

 

신랑회사에서 영주권이 나오려면 요즘같은 시기에 최소 5년이 걸린다고 했다.

그동안 맘대로 이사도 못한다. 좋든 싫든 신랑회사가까운 이 동네에서 정붙이고 살어야지.

5년동안 꼼짝도 못하자니 답답한 마음에 그동안 뭐라도 배워볼까 궁리를 하다

얼마전 신랑월급도 오르고해서 주립대대학원을 가기로 했다.

"참~ 팔자좋다.. 나랑 좀 바꾸면 안되냐?" 신랑은 좀 못마땅해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심 격려해준다.

(울신랑 최고! ^.^)

 

그나마 한가지 감사한건, 세금내며 사는 처지라 영주권자의 저렴한 학비로 학교를 다닐수 있다는것.

뭐 그나마도 융자받아 할거지만서두. =.=

입학조건도 왜이리 복잡한지, 왠 추천서를 3장이나 받아오라 하구. 적어도 1장은 학부교수한테서.

우여곡절끝에 한국의 교수님과 예전 직장상사와 얼마전 다니던 cc강사로부터 추천서를 받기로 했다.

(한국의 대학이 종강한지라 교수님이랑 연락닿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음.

몇년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불쑥 전화해 먼나라까지 추천서써보내달라 부탁하는데 참 거시기했음.-_-

진작에 좀 가끔 안부여쭙고 할껄. 미국에서 대학원진학하실 분들 참고하세요.)

 

토플시험도 예약했다. 잘 할수 있을까?

모든 조건이 완벽하고 부모님서포트를 든든히 받으면서 학교다니던 시절에도 그렇게 철없이 게으렀는데,

이제는 아이양육에, 남편내조에, 집안살림에 더불어 아직 낯선 영어로 공부까지 해야한다는게.

 

아이자는 시간이나 혼자 노는 시간을 틈틈이 잡아 단어외우고 독해하고...

벌써 수년전에 접은 토플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미국와 살면서 리스닝은 좀 늘었거니 위안삼아보지만,

그래봐야 공부만 파는 어린 싱글학생들이랑 경쟁이 힘든 애딸린 아줌마에 불과한데.

 

다행히 아이가 까탈스럽지 않고 순한데다 신랑이 격려해줘서 감사할뿐이다.

미국와서 공부계속할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도 감사드리고.

 

이민생활하시는 아기엄마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