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돌아이짓도 변태에겐 소용없더군요ㅠ

아아아ㅠ2008.07.15
조회562

엊그제 있었던 일입니다.

 비가 주륵주륵...

아니 주륵주륵을 지나쳐 아주 쫙쫙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11시 40분을 넘은 시간..

 직행버스를 타고 와서 시내버스를 한번 더 타야 되는데

이미.. 버스는 끊키고...

우산은 없고...

정말 대략난감.....

 

뭐, 달리 다른 방법도 없고 30분 정도를 걸어야 해서

뛰어도 걸어도 젖는건 매한가지다 싶어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었죠.

 

그러다 눈에 들어온 비닐봉지!!

비닐봉지가 상당히 크더군요

냅다 주워서 얼굴구멍만 뚫고 뒤집어 쓰니

무릎살짝 위까지 덮이는게 꼭 요런모양이더랬죠.

 

비오는날 돌아이짓도 변태에겐 소용없더군요ㅠ

그런데 비닐봉지 속에 들어가니 어찌나 시끄럽던지

(근처에 비닐봉지가 있다면 들어가 머리만 넣어 보세요~마트 봉지같은 재질)

그래도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이라 "이런것도 추억이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심히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오던 여성분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길을 건더 뛰어가시더라구요..

설마 나때문인가? 싶었는데 곧 이유발견...

 

왠 아저씨가 비를 쫄딱 맞으며 서있는데 글쎄...

변태짓거리를 하는게 아니겠어요..ㅠ 옷도 위아래 시커먼 옷을 입고 눈은 반쯤 풀린채..

전 비닐봉지도 뒤짚어 썼겠다. 별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으니 난 안전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못본척 빠른걸음으로 지나쳐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노래를 흥얼거리다 무심코 돌아본 길에...

그 변태가 같은 길을 오고있는겁니다 .글쎄ㅠㅠㅠㅠ

 

"설마.. 이런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나를 따라오는거겠어?"

하며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를 받고있는데

옆에 착 서지 않겠어요?ㅠ 술냄새가 역겹게 확 풍기더군요.

 

"설마..설마..설마..아닐꺼야" 를 무한 반복 외치고 있었는데

 

먼저 건너가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역시..."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먼저 길을 건너가서 이상한 짓거리를 다시 시작하며

제가 건너오길 기다리는 겁니다.

 

가는길은 그 길뿐이고 무거운 가방에 비닐까지 뒤짚어 쓰고 있자니

뛰기도 뭐하고..

다시 빠른걸음으로 변태를 무시하고 걸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따라오는 겁니다..

그래서 약간의 돌아이 짓을 했습니다.

 

(그때 흘러나오고 있던 노래- 어머님께.)

어려서부터 우리집은 가난했어!! 예!! 오!! 옙 베이베!!

비닐봉지를 뒤짚어쓴채 현란한 춤동작과 발차기와 고래고래 저음불가처리 노래를 해댔습니다.

 

"정신나간 사람인줄 알고 그냥 가겠지?"

하지만 오산..........!!!

 

언젠가 변태를 만나면 그곳을 뚫어져라 쳐다본후

"에게~ " 하고 비웃어 주라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어서

그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머리속은 점점 복잡해지고

심장은 점점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ㅠㅠ

그나마 가게가 있는길로 와서 사람들이 쫌 있었는데

 

마지막 횡단보도 앞.

내 옆에 다시 선 변태.

앞으로 집까지 10분.

그러나 지금부터 골목길.

 

발길이 떨어지질 안더군요...

결국 SoS!!

 무진장 요란한 소리로

 

"엄마!! 비가 엄청 많이와!! ㅇㅇ학교 앞인데 여기서 우산 가지고 나와줘~"

라는 통화소리를 듣자 치타처럼 달려가버리더 라구요..ㅠ

 

그 변태가 가는 모습을 보곤

"아냐 엄마.. 그냥 집에 있어 다왔어"

하고 전화를 끊은뒤..

그리고 그때부터 냅다 뛰었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한번 그 변태아저씨를 만난다면..

그땐 비웃어 줄꺼에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