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요? - 여자로 태어나서..결론은 푸념...

아스피린2008.07.17
조회3,284

간만에 글 남기면서 선문답을 던져봅니다.

 

그건 사람마다 다 다르겠죠?

우선시하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저 같이 일이 좋고 사회생활이 좋고 상황이 되면 애가 둘임에도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거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할 분도 있을실 거고...

 

둘 중에 어느 게 옳다고 말 할 수 있나요?

그건 순전히 주관적인 가치일 뿐인데....

 

시부모님한테 애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애는 엄마가 무조건 끼고 키워야한다. 는 주장으로..

요근래 얼굴 자주 보이는 누구마냥 장소와 때를 안 가리고 망언을 하셨죠.

 

결혼하고 애를 낳았으면 책임을 지고 희생을 해야지...

항상 지긋지긋하게 강요하시던 시어머님의 모토...

그 말때문에 희생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경끼를 일으켰던 나...

 

기껏 친정부모님이 힘들게 돈벌어서 대학까지 보내셨고

그 덕에 사회에 나와서 나름 사람 구실? 나름 승승장구 잘 나가는 나였는데...^^;;;

결혼이란 것을 하게 되니....참...

시부모님 말 몇마디로 별 볼 일 없고,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

그렇게 모기떼 우글거리는 곳에서 전자모기향 하나 못 피우게 하면서

애(내 배 아파 낳은 아들이나 다른 말로 시댁 막내도령이라고 함)가 모기 심하게 물렸다고

바보 멍청이...저것도 부모라고...부모 자격이 없다는 둥...

그런 망언을 서슴치 않아도 남편은 그저

자기 엄마가 너만 욕한 게 아니니까 그렇게 히스테리컬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합디다...

 

사주에도 마마보이라고 나와서 각오는 했지만..

결혼하고 나니 정말...이래저래 사기결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정도인 줄 알았다면? 그넘의 미운 정에 쉽게 결혼 생각 안 했을 거다...

하긴..그때 내 자신이 나름 똑똑했다고 착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난 참으로 어렸었으니..판단이 흐릴만 했다...

그때 나이 26살...난 어렸었다...내 자신의 어리석음을 이렇게 달래봅니다.

 

나에게 일은 나의 존재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물고기에게 물 같은 것이었는데..

한때 시댁의 세뇌에 그걸 그만둘까 고민했었어요.

무조건 애가 아프면 니가 모유 안 먹여서

니가 직장 다니면서 애를 신경 안 써서..

애가 어디 잘못되면 니가 직장 나가고 신경 안 써서..

남자애인데 좀 행동만 과격해지면 니가 애를 신경 안 써서...

 

세상에 우리 애(다른 말=시댁 막내도령)를 위하는 것은 본인들밖에 없으시다고 생각하셨죠.

그렇게 위해서 애가 좋아한다고 운전중에 운전석에 앉히시고

야단한번 안 쳐서 애가 카시트에 앉을 줄도 모르고 벙벙 뛰다가

기어를 N으로 제껴서 잘 달리던 도로 한복판에 차가 서기도 하셨죠...

 

그래도..

내가 못한 것..내가 부족한 것만 생각해서 진지하게 집에 있으려고 했으나..

물이 물고기를 떠나면 못 사는 것처럼..일을 떠나니..

사람이 완전 폐인이 되면서...결국은 그게 애를 위한 일도 아니었더라구요.

그리고, 애를 위해서라기보다 싸우기 싫어서 외면하려는 비겁한 저의 모습도 보았구요.

 

결국 직장 복귀 문제로...시댁과는 틀어질데로 틀어졌네요.

시댁도 제멋대로(?)하는 제 꼴 보기 싫었겠지만...

저 역시 이번 일로 시부모님이 남만도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친정엄마한테 전화하셔서..

저렇게 멋대로 할 거면(회사 다니는 것) 결혼은 왜 하고 애는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고...

사실 결혼하자고 안 되는 사람 조르고 매달린 쪽은 당신 아드님이신데...

결혼 빨리 하라고 그 남자 달달 볶으신 분은 어머님이셨구요.

친정엄마..너무 어이 없으셔서 대꾸도 안하셨다는데 한참 뒤에 저 이야기를 해 주시네요..

 

가뜩이나 뭘 믿고 저 남자랑 결혼해서 잘못도 없이 들볶이는 통에

진짜 결혼은 미친 짓이었지.., 애꿏은 애들 원망하려는 마음 겨우 잡고 있는데...

결정타였죠...덕분에 패닉상태에 푹 빠져 주시고..

남편한테 말해주시니 자기 엄마라고 별 말 아니라고 수습하기 바쁜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래놓고 그 말이 용납이 안 되는지 또 자기 엄마한테 물어봐주는 센스를...

그 덕에 집안이 완전 발칵 한번 뒤집어졌죠...

시어머님..남편 앞에서 아니라고 잡아떼고...울 남편...울 엄마가 그런 소리 안 했단다...

그 소리에 뻑~간 나는 "그럼 우리 엄마가 없는 사실 만들어낸거냐?" 소리지르고...

시어머님..그 새 친정엄마에게 전화 하셨다는데 친정엄마...사돈어른이 분명 그 소리 하셨다고..

 

그것때문에 가뜩이나 균열이 더 벌어져서 이제 시댁에 말조차 못하겠더라구요..

 

그 이후...

시댁과 저희 집이 가까워서(도보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

시어머님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저희 큰애(시댁 막내도령이라 하는)를 유치원 하교시

데리고 가십니다.

그리고, 꼭 뭔 일이 있으실때마다 꼭 저한테 전화해서 그 애를 델러 가라고 하죠.

집에 입주 이모님이 오셔서 둘째 보고 계시구 믿을만한 분이에요.

근데...남편 회사에 뭔 일이 있는데 저도 나름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라 같이 늦게 생긴겁니다.

항상 제가 늦게 오면 오만인상 다 구겨가면서 절 맞이하시는데

뭐..처음에는 애 때문에 힘드셨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몰라하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지금은 그렇지는 않지만 늦는다고 전화하는데 좋은 소리 안 나올 것도 빤하고...

남편 일 때문이니...남편보고 잘 말씀 드려달라고 했죠..

(사실 그때 발바닥쪽에 부상이 심한지라 꿰매고 절뚝거리고해서 저 일 자체도 내키지 않음)

근데 남편이 뭐라 말했는지...어머님한테 문자가 옵니다.

<그 자리에 XX이도 데리고 가라...어쩌구 저쩌구..>

가뜩이나 찍힌 터라 맘 불편해서 못 가겠다고 남편에게 말 하니 남편이 알아서 한다네요..

그 답이 바로 다음과 같은 문자입니다.

<니가 대답할 일에 대변인 통해서 말하지 마라, 기분 정말 더럽다.>

네..저 문자 보고 먹던 떡볶이(점심 대신)가 체해서 2일째 못 내려갔었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번 일에 대해 열 받으신 상태셨던 듯...

하여간...저 문자(지금도 제 메세지함에 고히 보관된) 덕에

제 마음에 남은 마지막 죄책감도 훨훨 날아가더군요...

 

제가 남편이라고 부르는 저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찌보면 남편의 엄마라는 것 빼고는 나에게는 아는 아줌마에 지나지 않는데

(남편 키울 때 사랑과 희생으로 키우셔서 남편 입장서는 애틋한 것 이해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라는 것...더더구나 저런 대우를 참을 만큼은 더 아니라는 것...)

최소한 상식선에서 잘못하지 않은 일로 내가 왜 욕을 먹어야 겠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또 욕 먹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 왜 안절부절 못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하하..제 잘못도 있긴 합니다.

그 넘의 미운 정(?)때문에 저 남자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결혼한 것..

애 낳지 말라는 경고(신혼 초 시어머님이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멍청하게 덜컥 허니문 베이비 가지게 되고 그걸 또 낳은 것...

그렇게 모진 수모로 홧병까지 얻고 이혼하네 마네 하다가

또 풀어져서 둘째 가진 것..정도...

그 외는////

큰애 유치원 보내라고 하도 우기셔서 형편도 쪼달리고 급할 것도 없는데(11월 생..젤로 어림)

유치원 정평 좋은데로 째까닥 보내고 그 비싼 등록금(?) 다 감당하고 있으며..

예전에 어린이집 1년 넘게 걸어놓은 데도 이래서 반대..저래서 반대해도 알았다고 안 보냈으며

심지어 둘째낳고 둘째가 까실한데 첫째까지 엉겨붙어서 힘들었음에도

민폐 끼치기 싫어서 둘째는 커녕 첫째조차 봐달라고 한 적도 없었으며

일 나간다고 애 둘 시댁에서 봐달라고 하는 것도 절대 아니었구요...

 

다만 한가지 걸리는 게 여자가 되서 주제 파악 못하고 설치는 것...정도..

(예전에 일 다니는 것에 대해 남편에게 정확히 저 표현으로 비아냥거리셨더군요.)

 

전 그 뒤로 퇴근 후 애 데릴러 가는 것도 중단해버렸습니다. 

남편이 애를 데리고 옵디다..

(평소에는 항상 제가 회사서 나와서 데리고 가고 남편 늦는 날은 일 있어도 말 하고 나왔음.)

그러다가 어느 날...남편이 일이 있어서 늦는다길래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어머님께 말 해서 애를 집에 데려다놓겠다고 하더군요..(시댁에 차 있고 차로는 5분도 안 걸림)

근데..집에 와서 아무리 기다려도 애는 오지 않더이다...

 

허...기가 찰 일인게...둘째 낳고 산후도우미 이모님 정기 휴가날....

애 둘 볼 자신 없는데다 시댁 행사때문에 친정에 맡길 상황도 아니어서

(저희 큰애가 그 행사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남편에게 부탁했죠...시댁에서 큰애를 하루만 데리고 있어주었으면 한다고...

순순히 알았다고 하는 남편...2시간만에 애 데리고 집에 들어오더군요.

그러면서 자기 엄마 힘들어서 못 맡기겠다나..장황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 늘어놓더군요.

(시부모님 두분다 일 하시는 분이라서 힘든 것은 알지만..그때 주말이었습니다..-_-;;;)

그래놓고 애를 친정까지 데려다주고 데리고 올 자신 없다고 자기가 본다고 하더니..

그렇게 늦게 자는 사람이 9시도 안 되서 혼자 잠들었으며,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갑자기 안 하던 운동한다고 쉥~사라지더이다...

그 덕에 애 둘 보느라고 몸이 급격히 나빠져서 이모님이 오시더니 아연실색했던 일화가 있죠.

하여간..그때도 거둬주지도 않더니..이 뭥미?

 

거기다 저희 애..습관 잘못 들여서 아직도 자다가 깨면 엄마 찾습니다..--;;;;

자다가 엄마 기척이 없으면 울며불며 집안 방방을 다 돌아다니다가

저 찾으면 제 옆에서 자는 애에요.

시댁도 그 사실을 분명 알 겁니다.

제가 입원했을 때 시댁에서 애를 데리고 있었는데 자다가 엄마 찾고 몇번 깨고 울었다네요.

 

그때 또 다시 느낀게....

어머님이 그렇게 애를 보는 게 정말 애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못마땅해서 큰애를 볼모로 협박한다...는 느낌...

제가 일을 나가고 안 나가고...엄마의 자질을 따지는 문제가 아닌...

제가 시어머님 명령을 따르느냐 안 따르고 반항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되어버리게 된 거죠.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시어머님의 경우 엄마의 자질...애를 위해라고 말할 때

주어는 무조건 큰애이고, 둘째는 안중에도 없으시죠.

조리할 때도 가끔 오시면 큰애만 보고 가시더군요.

지금 제가 일 하는 게 못마땅한 것도 큰애한테 신경을 제대로 못 써서랍니다.

둘째에 대해 이야기 해도 들은 척도 안하십니다...

둘째한테 미안하지만..전 그 상황이 좋았고 둘째한테 원망은 안 들더군요..

 

집에 안 보낸 일에 대해 남편은 저 보고 오버한다고

그냥 애가 잘 자니까 데리고 잤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데..

(분명 본인 입으로 어머님한테 부탁해서 집으로 애 데려다 달라고 하겠다고 해놓고...)

저 모르는 사이에 뭔 일이 있었나봅니다.

 

이제 어머님이 니네 일에 간섭 안 하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네요...

 

한달이 길고 길었고..상처 뿐인 영광이고 속도 많이 쓰리고

아직도 소심한 마음에 죄책감과 움찔거림이 있지만..

그래도 속은 후련합니다...

 

아무리 아이가 있고 소중한 존재지만..

제 인생, 제 가치도 소중하니까요.

 

큰애랑 오붓하게 있는 저녁에...좀 더 분발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오늘도 큰애가 그동안 못 타본 자전거 타러 동네 공원을 찾았습니다.

야단도 치고, 돌봐도 주고...그렇게 유쾌하게 같이 운동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못 보는 둘째 얼굴은 주로 새벽에 몇십분이라도 바라봅니다.

주말에는 주로 둘째한테 올인하게 되구요..^^;

 

이렇게 치열하게 싸워서 얻은 상황인데..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못해서...역시나...말 안 들어서 저꼴 났다...이런 소리 듣기 정말 싫어요.

 

가슴 속에 맺힌 이야기를 대략 풀어내니 속이 시원하네요.

모두들 좋은 밤 되시고...그냥 저 같은 경우도 있으니 참조만 하시고

사회생활 한다고 모진 엄마라고 구박하지 말아주세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