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쌈......

토토2003.12.09
조회1,521

부부쌈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정말이지 전 부부쌈이 너무너무 싫답니다.

 

전 내년봄이면 결혼 9년차이고 아이둘의  엄마이며 홀시어머니와 25평 임대아파트에 살며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맞벌이를 해왔답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단 한달도 소득없이 놀아본적이 없었지요.

그렇다고 전문직 여성도 아니예요.

악착같이 노력해서 매월 150~200만원씩은 벌거든요.

남편은 자유직업인데, 소득은 일정치 않아요..

어떨땐 한푼도 안줄때도 있었구,50만원 갖다줄때도 있었구,올해들어 몇달은 200만원씩 주기도 하더라구요.

우린 동갑내기 부부예요.

외아들이기때문에 홀시어머니 아무리 성격이 괴팍해도 모시기 싫다 소리한번 안했었구요.

 

근데, 전 너무나 힘들어요.

맞벌이인데도, 아이들교육이나 집안일...다 잘하길 바라구요...

남편은 어머니가 계시기때문이겠지만, 집안일을 도와주긴 커녕 당연하게 시켜먹는답니다.

전 혹시라도 자존심상할까봐 늘 노심초사 말한마디도 조심하는데...

남편은 말한디 따뜻하게 해주질 않네요...늘 당연할뿐이니...이젠 정말 힘드네요...

 

저역시 돈을 벌다보니 돈씀씀이가 알뜰하진 못해요...

일한답시고 애들 많이 챙겨주질 못하기에 인스턴트나 외식도 잘 하는 편이구요,

집에 있는 여자에 비해서 옷도 사입는 편이예요.(하지만, 주로 세일기간에 매대에 있는거만 사는 편이죠..요즘은 그나마도 시간없어서 인터넷의 공동구매로 구두나 물품을 사는 편이기도 해요..)

게다가 사람을 만나는게 일이다 보니,모임도 많고,술도 자주 마시는 편이죠.

 

하지만, 항상 정해진 시간안에는 귀가한다는 나름의 약속이 있어서 항상 그 테두리 시간안에 취하지않을정도예요...때로는 남편도 동행한채 어울리기도 해서 남편 모르는 사람과의 약속이나 시간을 보낸적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죠.

 

울부부는 남들 표현에 의하면 닭살부부라고 합니다.

죽이 잘 맞아서 둘만의 심야영화 보기, 한밤중에 포장마차가기, 메일로 연애편지 주고받기, 둘만의 여행가기.....

좋은때만 생각하면 정말이지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부부예요.

 

하지만, 싸울때는 정말 무서워요...

넌덜머리나고 오만정 다 떨어지게 싸우죠...

싸우는 이유는 주로 거의 대부분이 남편의 여자(?)문제.....훗..우습죠?

 

가끔씩 한밤중에 술취한여자,멀쩡한여자, 어린애, 아줌마...훗..종류도 다양한 여자들의 전화가 걸려오죠...비정상 아닌가요...?

시간은 대부분이  자정을 넘긴 시간들....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남편은 직업상 집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아니예요....일없음 집에 와있구..일있음 2주동안 집에 안오기도 하죠...)

남편이 채팅을 하는것두 알고 있고,

멜을 주고받는 여자들도 한두명 있단것도 알고 있었어요...

처음엔 그런 문제로 정말로 지긋지긋하게 싸웠지만, 이젠 단련이 되었는지...신경쓰일정도는 아니더라구요....그냥 막연히 남편을 믿게 되었어요...

남자의 호기심 정도라고요....

만약, 만약 ..깊은 관계(?)라는것도 전혀 없을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만 모른다면...아니,그렇다해도 가정을 버릴사람은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라고 나도 모르게 단련되어가며 살아지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정작 조용한 방안에서 누워있는 내 귀에 들리는 상대방의 술취한 음성은 사실 유쾌하진 않죠...

남편은 내가 물음 모르는 사람이래요...참나..아무리 무딘 사람도 다 알수 있도록 해놓고 말이죠...

그럼 전 화가 나요...

차라리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해! 몰랐음 몰라도 내 듣기에 아닌데 아니라면 난 모야? 내가 허깨비야?

그럼 어찌된 사람이 왜 오히려 더 성을 내는 걸까요?

아니라면 아닌걸로 믿지..왜 집요하게 따지고 드냐니....정말 화를 더 돋궈도 유분수지...안그런가요?

 

그래놓구 내가 따지고 들면 서로 지나간 일들이 다시 꺼내져나오고...서로 상처주는 말들이 튀어나오고...서로 해선 안될말들, 안해도 될말들.....다 뒤섞여서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버리죠...

 

그럼, 그사람도 힘들겠지만..전 정말이지 넘 힘들어져요...

입 닫아버리고 어머니도 계신데 말한마디 안하면서 무시하고...제 할일만 하고...

전 숨통이 막혀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전, 큰맘먹고 여는때처럼 제가 먼저 말문을 틉니다...어머니 몰래...눈치봐가면서...

근데, 이사람 못이긴체 하면 될텐데......

내가 여~~봉 하면서 허릴 감싸 안았더니 매몰차게 제 팔을 빼서 침대위로 내팽개칩니다....

 

내팽개쳐진 나....

그렇게 비참할수가 없네요....

아무리 사랑한다지만...저도 자존심이 있는데....왜 이케 사나 싶은게....괴롭더군요...

 

집을 나와버렸습니다.

친구를 만났습니다...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때까지 싸웠단 소리 안합니다....

술을 마시러 술집에 갔습니다...

왠지 술이 안넘어갑니다.

그렇게 나와서 술 취해 들어가긴 또 싫대요....

술을 좋아하지만, 부부쌈을 이유로 친구와 술마시고 취해서 실수 하기도 싫고,

그렇게 술취해 집에 들어가면 남편은 내가 더 우습게 보이겠죠....

 

결국은 멀쩡하게 시간만 보내다가 밤11시쯤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 전화한통 없더군요...)

TV보면서 돌아다 보지도 않더군요...바로 씻고 그냥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그래도 옆에서 자고 있더군요...

저도 그냥 일어나 출근준비하고 애들 챙기고 그냥 출근했습니다.

(평소의 저는 출근전 자는 남편한테 꼭 키스를 퍼부어주어야만 출근을 했었답니다.) 

 

출근해서 남편한테 보내는 메일을 한통 써서 보냈습니다.

원망과 회한 아쉬움..다 담아서요...

오늘 하루종일 내내 연락한번 없더군요...

(참고로, 저 성격상 말안하고 그러는거 아주 쥐약처럼 생각합니다...ㅠ.ㅠ)

 

제가 어찌해야 하나요...? 

이런식으로 부부쌈 한번 하고 나면, 그 맘고생이 몸무게를 두근쯤 빼놓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넘 억울하고.... 뭔가..이런식은 안될것 같구....너무 속상해요...

 

전요, 남편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사랑만 갖고는 평탄하게 살수가 없는걸까요...

첨부터 가진없단거...대단한 사람이아니란거...다 알고 시작했지만....

없어도 같이 벌면서 열심히 살면 행복하리라 맘먹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는데....

사랑하는 남편하나 의지하면서 앞만 보고 살았는데.....

사랑하면서도 그 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괴로운건 어떻게 맘을 다스려야할까요...?

 

오히려 힘든 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내맘도 좀 돌아봐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남편 기살린답시구, 늘상 전

사랑한다, 당신멋있다, 행복하다,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다....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고싶다....

이렇게 말해요...

물론 거짓은 아니예요...의도적인 표현도 있지만, 다 진심이거든요....

 

정말로 많이 좋아하기때문에 내 마음이 더 보답받고 싶어서 더 힘든걸까요...?

때로는 좀더 나이많은 사람과 결혼해서 맘껏 투정이나 어리광을 부려보고싶단 생각도 하게되네요...

 

마음에 병이 생기는것 같아요...

어떨땐 갑자기 내가 죽어버려서 그사람 맘 아프게 하고 싶단 생각도 해봐요...

내가 죽어야 그사람이 난 소중한거 알라나....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