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찻집에 들러

슬픈바램200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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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그대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며 주웠던

나뭇잎 한 장이

만지면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것만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책 갈피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


수많은 세월의 벽을 넘고 넘어

이 계절에 또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낡은 시집 속에 숨겨진 이름 하나

추억 속 강물이 되어

그리움으로 출렁입니다 .

시집 한 권, 가슴에 품고 거닐던

그 길목에

아직도 빨강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지

단풍나무 잎은 얼마나 아름답게 물이 들었는지

차 향기 물씬 풍기던 운치 있는 찻집은 남아 있는지-

그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어

세월 속에 묻어둔 그리움을 캡니다 .


가을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빗속을 걸어도 마냥 좋았던

그 시절의 아름다운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 것만 같아

가슴이 마구 뜁니다 .

잊고 싶었던 순간도,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도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이기에

더 그리운 거겠지요 ..


그대여 ...

이 가을에도 운치 있는 찻집에 들러

먼 미래에 캐어 보고 싶을 만큼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심어 놓기로 해요 ..

그대의 가슴에, 그대의 삶 속에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먼 훗날

또 하나의 은빛 날개를 달 수 있도록

가을 찻집에 들러

이 계절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