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객센터 상담원입니다 차라리 고발해주세요

안녕2008.07.23
조회2,235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상담원- 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매일하는 저는 고객센터의 상담원입니다

제가 일하는곳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대기업의 고객센터입니다

뻔한 얘기겠지만 고객센터에는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문의를 합니다

특히 저는 쇼핑몰이기에 불만접수로 하루 24시간 1분1초가 빠듯합니다

 

진상 고객들 정말 많죠

아마 제가 하나하나 나열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보고들은 얘기들은 많으실겁니다

전 자랑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허물일수 있지만 성격이 무딘편입니다

왠만해선 화도 안내고 그냥 웃어넘기고 화가나도 금방 풀리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진상들만 모인 고객센터일지라도 잘버틸수 있을거라고 애써 스스로를

타일렀습니다

 

뭐 잘 버틴것도 나름 맞는거 같습니다

제가 처음 들어왔을때 저희 동기는 50여명이었고 교육이 끝났을땐 반으로 줄었고

4개월이 지난 지금 저희 동기는 아무도 안남고 저만 남았으니까요

 

어쨌든 그런 저인지라 나름대로 열심히 잘 버틴거 같은데 오늘 저보다 훨씬 21살짜리

어린 진상에게 결국 울고 말았습니다 그 고객이랑 전화끊고 서러움이 복받쳐서 화장실가서

울고 왔더니 길지도 않았는데 5분정도 였을까요 그사이에 전화해서 또 난리를 쳐놨더군요 

전화해서 방금 통화한년 당장 바꾸라고..

 

진상고객들.. 얘기하자면 정말 한도 끝도 없죠..

좋게 생각해서 그 사람들도 뭐 그렇고 싶어 그러겠나요 자기가 정말 구하고 싶었던 물건이

품절되고 기껏 기다린게 불량이고 이러면 화나는거 정도가 심한 분들도 있지만

그래요 개인적인 뭔가 속내가 있어서 화난걸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상담원을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저희 고객센터로 연락하시는 고객들이 갖는 불만중에 아마 베스트중 하나는 전화를 잘

안받는다입니다 연결이 안된다고 그래서 무슨 고객센터냐 사람을 더 뽑던지 해라

무슨 대기업이 그모양이냐

 

틀린말 아닙니다 솔직히 저도 사람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안 뽑는거 아닙니다. 다른 고객센터는 모르겠지만 제가 일하는 고객센터를

기준으로보면 뻥좀 보태면 한달에 70명은 뽑습니다 정말 달달이요

 

하지만..그 70명..몇달 지나면 5명도 안남습니다

다들 결국 울면서 뛰쳐나가고 힘들어서 뛰쳐나가고 그럽니다

저만해도 50명의 동기중 저만 남았으니까요

그러니 인원은 계속 뽑지만 뽑는거 못지않게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투입되는 인원이 교육은 받았어도 실제적인거는 다르니까요

좀 익숙해져서 한사람몫좀 할까 싶어지면 못견디고 나가는거죠

취업난이라는게 그것도 거짓말이다 싶지만 뭐 뽑을때 많이 몰리지만 다들 못견디고

나가는거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리고 고객센터는 보통 9-6시까지지만 실제적으로 전화를 받는건 그시간이 맞지만

저희 6시 칼퇴근..언제 해본지 전 기억도 안납니다 전 다행히 회사에서 가까운 편인데도

집에가면 9시 넘습니다

 

전화오는 시간은 그시간이지만 그 뒤처리로 저희는 그시간까지 그야말로 낮시간동안

전화를 받았다면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택배사로 고객에게로 상품보내는 아웃소싱으로..

재고가 없으면 물류창고도 전화하고 아웃소싱과 물류창고가 퇴근하면 핸드폰번호까지

추적해가며 전화하고 확인하고..

 

보통의 회사원들도 고충이 있고 힘들겠지만 하다못해 뭐 차이는 있겠지만 평범한 회사는

일하면서 하다못해 잠시 담배 필 시간 커피마실 시간도 있지만 저희는 그런거 없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화장실한번 못간적도 몇번 있더군요

그야말로 바짝 긴장하고 전화기에 달라붙어 끊임없이 전화를 받습니다 잠깐의 숨돌릴

틈도 없이..

 

그런다고 알아주는 사람도 하나없고 불만 접수는 많아도 칭찬은 정말 가뭄에 콩나니까요

사실 칭찬해주는분들도 보면 다른 고객센터 직원들 같더군요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ㅋ

뭐 간혹 잘 아니까 악용하는 분들도 계시지만요ㅜㅜ

 

그러면 솔직히 그래 죽을만큼 고생해도 월급이라도 빵빵하면 고생할만 하겠지요

하지만 월급..제 급여명세서를 보니 실 월급은 60여만원이더군요

뭐 거기에 야근수당+식비+차비+기타등등에 세금빼면 진짜 간신히 100만원 넘습니다

 

물론 인센티브제라서 전화를 많이 받는 사람은 더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최고의 상담원이나 최악의 상담원의 급여차이는 많아야 15만원정도라니

뭐 인센티브라고 해봤자 큰 차이는 없는거 같구요

 

그나마도 실수하면...하하..저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고객이 침대를 주문했는데

제가 잘못알아서 배송비가 무료라고 안내를 했습니다 그런데 배송비가 무려 4만원이

나왔습니다(물건도 큰데다가 지방이였고 1차로 배송나갔을때 고객 부재로 재배송등등

으로 해서 가격이 올랐지요)

 1차적인 잘못은 물론 저에게 있지요..고객은 곧죽어도 못내겠다하고..

하지만 제입장에서는 억울한건 고객이 미울건 없죠  먼저 물어보고 확인하고 무료라고

안내받은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들어온지 이제 일주일 되었을때였는데 그 4만원 결국

제돈으로 냈습니다

 

고생은 정말 개고생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월급은 정말 빠듯하고..

그런데 왜 다니냐고 한다면 상담원으로서의 답변은 " 고마워요라는 고객분들의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며 다시 합니다" 라고 해야겠지만 솔직한 건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나갔다가 어디로 갈지 자신이 없어서 경력이 고객센터니

회사만 바뀔뿐 고객센터로 가긴 마찬가지니까 싶어서 그냥 이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이미 노이로제가 되버려서..제가 그만둔다음에 제가 상담했던

고객이 전화해서 진상 부리면 어쩌나 걱정이되서..

(그런 경우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전 알지도 못하는 그만둔 상담원이 잘못처리한걸

욕먹어가며 다시 수습을 해야하죠)

 

모처럼 쉬는날도 쉬는날이 아닙니다 혹 내가 쉬는날 내가 처리한걸로 클레임이 걸리면

어쩌나 싶어서..

저번에는 쉬는날 저희 팀장님께 전화가 왔는데 상관없는 전화였는데 전 정말 심장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휴..주저리 주저리 길게 뭔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썼네요..그냥 좀..상담원도 사람인거

는 바라지는 않아도 상담원도 정말 힘들다는거 조금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물건갖고 시비거시는분들..차라리 고발해주세요ㅜㅠ

소비자고발센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시는데 정말 차라리 그냥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대놓고 하세요 제발 해주세요라고는 할수없으니...

상담원한테 난리쳐봤자 정말 방법 없습니다

품절된거 상담원이 공장도 아니고 만들어낼수 없고 정말 그럴땐 내돈 주고

어디 백화점이라도 가서 사다 주고 싶습니다

고객이 진상이면 아웃소싱에서도 배쨰라로 나옵니다 그고객한테는 안판다고

중간에 정말 저희만 죽습니다 고객은 내놔라 난리 아웃소싱은 안판다

어쩌나요 차라리 깔끔하게 고발을 해주세요 상담원도 정말 그게 차라리 편하니까요

 

뭐 예를 들어 바지를 샀는데 바지가 찢어졌어 바꿔라는건 뭐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그나마 났습니다 바지 품질이 별로다 재질이 안좋다 그러는데 그러면 그냥 차라리

반품해서 환불하면 나은데 재질좋은 천으로 다시 만들어서 배송해달라..

제가 미싱을 돌려야할까요 꼭 바지가 아니여도 그런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그럴땐 차라리 고발을하세요  그게 고객입장에서 저희도 피차 편하고 깔끔합니다

고발한다는데 가만히 알았어요 할수도 없고 그런다고 고객들이 가만있지도 않고요

 

그리고 다른 쇼핑몰에서 가격 다른거 봤다면 거기서 사면 되지 왜 싸게 팔라고 그러는지

굳이 여기서 산다는 이유가 뭔지..대기업이미지때문에? AS 처리가 좀 확실하니까?

그러면 그 가격차가 이미지값이라고 AS값이라고 생각하면 좀 안되는건지..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요

 

그리고 잘못된 연락처로 적어놔서 연락이 하다하다 안되서 메일도 보냈고 메일도

자기가 확인안해서 방법이 없는거 왜 우리한테 화풀이인가요 집으로 찾아가기라도

해야하는건가요

 

휴..그냥 저희도 나름 힘들다는거 알아줬음 했는데 얘기도 길어지고 결국은 고객 욕이네요..

어쨌건..저희도 사람으로 봐주는거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저희도 정말 힘듭니다

고객에게 쪼이고 아웃소싱에게 쪼이고 진상고객으로 통화가 길어지면 통화길게한다고

위에 쪼이고..

 

 정말 도저히 못참아싶어서 그대로 자리 박차고 나가고 싶은 순간을 딱 3번만 참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진상 21살짜리 때문에 두번째로 참았고요

정말 순간 ㅆㅣ발년 닥쳐라고 말하고 끊을까라는걸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그런 순간이 오면 그땐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때가 안오거나 그때가

올때까지 제 내공이 늘던가 해야겠죠..

 

휴..어떻게보면 열심히 해야지 라기보단 그만둘 타이밍을 기다리는거 같아서 씁쓸합니다

어차피 그만둘거면 스트레스 받으면서 왜 시간 낭비해 싶지만 아까도 말했듯 취업의

두려움과 그만두고나서의 클레임에 대한 불안감..

 

전 전화가 울리는 동시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성질내는 고객이면 정말 정신이 아득해져서

죄송하단말밖에 못하고 끊고나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고객이 결론은 뭐 환불해달라는건가 교환해달라는건가 정말 아득해져서 기억이 안나서..

그런 제자신에게 속상해서 답답하고 멍청이 같고 내가 병신같고..

 

저..계속 다닐수 있을지 참 걱정스럽네요..

 

좀 정신없고 두서없고 급마무리네요..ㅎ

긴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