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오르가즘***

질경이200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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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오르가즘***



술래잡기에 너무 빠져 이름을 잊었던 아내는

가슴에 숨겨둔 행운을 찾아 집을 나섰고

나는 아내의 벽보를 붙이며 전국을 돌다

찢어져 너덜거리는 벽보 속에서 울상 짓는 내  거울을 본다.

욕망은 목표가 아니었고,

목표는 꿈이 될 수 없었다.

내 속의 나를 찾을 수 없는 나였기에

어찌 아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을 거며

어찌 아이에게 진실을 말해 줄 수 있었을까,

술주정뱅이가 밤낮을 가릴 수 있을까마는

월척을 꿈꾸는 실업자청년은  겨울 내내 노란 잉어만 건져내야하고

‘금일봉(金一封)’이라는 낱말이  그리운 시인은 날마다 꿈속이다.

숨은 것은 아무도 없는데 술래만 판을 치는 세상,

술래 되어 헤매느라  도시도 비었고  집도 비었다.

영영 무단전출자이거나 새사람과 새로운 술래잡기를 하거나


텅텅 빈 집에서 혼자 집을 지키는 텔레비전속의

말년 여배우는 예순의 깨달음을 눈물로 전달한다.

세 번 결혼에 세 번 이혼하고서야 사는 이유를 깨달았음을,

착각은 다행이었고 믿음은 요행이었다.

자랑이 아님은 분명하다.

얼룩이 아님은 굳이 선각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녀가 술래 되어 찾았던 것은

탈속의 자유로움을 향한 꿈의 출구요,

영혼의 해방을 위한 꿈의 전설이다.


욕망의 전철에서 내려 저기 보이는 꿈의 출구는

말년여배우의 깨달음이자 내 마음의 오르가즘이었다.

행여 깰까 두렵고 행여 누가 가로막지는 않을까 조바심 나는

꿈의 전설은 영원한 내 마음의 오르가즘이다.


글/이희숙

 

 

***내마음의 오르가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