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기] 교회여, 세상을 존중하라

양희삼 목사201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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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삼 목사의 예람기 칼럼]

교회여, 세상을 존중하라

 

 

 

 

기독교에는 교리의 특성상 포괄성과 배타성이 공존합니다. 신앙의 대상이신 하나님께서 창조자로서 온 세상을 만드시고, 지금도 우주의 질서를 주관하신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의 만물이 하나님께 속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포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배타성이란 진리의 속성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내가 진리이므로 다른 모든 것이 진리라고 할 수 없는 진리의 속성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독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상대화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공군의 군목으로 복무하던 시절, 타 종파의 성직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소위 보수교단에 속한 목사였지만 군 생활을 오히려 그들과 대화를 나눌 좋은 기회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역시 배타성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독교가 배타성을 말하는 것은 교리에 의해 어쩔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신앙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좀 더 타 종파와 세상에 대해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다른 종파의 신앙인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우리의 교리가 그들과 하나가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것을 굳이 공표해가면서 공격을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단군상을 훼손한다거나 사찰이 무너지게 해 달라는 기도는 고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 바꿔 생각해서 만일 불교에서 교회가 무너지게 해 달라고 100일 불공을 드린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는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 지상 명령을 받은 자들입니다. 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 좀 더 진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구약의 이스라엘처럼 신정국가의 시대를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교도 함께 공존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공존할 뿐만 아니라 그들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할 대상인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의 포괄성은 알지 못한 채 마치 배타성만이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왔습니다. 배타성이 너무 강조된 나머지, 다른 종파를 무시하며 심지어 인격적인 모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정말 진리라고 믿는다면 관대하고 너그러워야 합니다. 넉넉한 자신감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본 자는 하나님을 보았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 안에 하나님을 모시고, 그 하나님을 삶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안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예수님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안에 계신 하나님을 보여 주셨다면, 우리는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통해 예수님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만 하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예수님을 보여 줄 수 있을 때 세상은 교회를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우리의 신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제 교회는 좀 더 성숙해져야 합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성장을 해 온 한국 교회는 좀 더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바른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섬기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크리스천 무브먼트 커뮤니티 - 행복 : 행동하는 복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