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란 게임을 알면 더 재밌는 이야기.

하늘도무심하시지2010.11.23
조회194

 

스무살이 넘어간지 꽤 된 나이임.

 

나이가 들면 컴퓨터 게임좀 적당히 할줄 알았는데

세월이 갈수록

 

 

 

 

말리는 사람은 지치고

하는 사람은 불타올라

 

 

 

 

현재는 거의 준폐인임. 어휴  

 

 

이 글 보고있는 14세 미만 어린친구들은 당장 부모님 슨생님말씀 잘 듣고

그 이상 친구들은 뭐 능력껏 처신하시길.

 

똑같이 게임해도 될놈은 되드라.

단지 안한놈들 사이에서 좀 더 될놈들이 많을뿐.

 

 

 

 

 

아무튼 이런 내가 맨 처음으로 접한 온라인 게임은 '바람의나라'

란 게임이였는데 ( 뭐 게임이 좋다나쁘다 얘기할게 아니니 게임제목 그대로 써도 괜찮겠죠. )

 

아마 그 때가 중학교1학년이던가.

 

 

오 집에서 패키지게임으로 npc 랑 똑같은 말만 주고받고 공략집대로 꾹꾹눌러대다가

 

그래도 되면 '개자식 나으 분노의 에디트 또는 치트키를 받아라' 하며

돈을 99999999999999원으로 만들고 마왕까지 한큐에

아우토반 광란의 질주를 하던

 

나에게 온라인게임은 조냉 신세계였음.

 

 

서버는 달랑 하나에 그래픽도 조악했지만 ( 지금은 좀 나아진듯하더이다. 해본적은 없다만 )

유저들끼리 쫑알쫑알 떠들 수도 있고 같이 사냥도 가능하고 아무튼 꽤 재밌게했음.

 

 

근데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게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난 재밌게하다가 좀 막힌다 싶으면 바로 에디트나 치트키를 쓰는 데

온라인게임엔 그런것이 없ㅋ음ㅋ

 

그러던 어느날.

 

마을 주막이나 북문 이런데 가면 막 번쩍번쩍거리는 불검들고 설쳐대는 형들을 보면서

그냥 입맛만 다시던 그런 나에게 비장의 술책이 떠올랐으니

 

 

그거슨 웨딩사기.

 

 

요즘 남녀관계들 보면 그런얘기 많지않음? 뭐 여자가 꽃뱀이니 어쩌니

남자가 허세를 떤다느니

 

이 모든게 당연한 생명의 순리요 이치인거임.

 

원래 인간이고 짐승이고 수컷들은 암컷들에게 구애를 얻기위해 쥐뿔도 없는데 허세를 떠는것 이고

거기에 알면서 속아주는 것도 그렇고...

 

 

 

 

 

그게 요즘세대 들어가면서

 

남녀간에 어줍잖은 의미의 평등이니 뭐니 얘기나오면서

막 허세남. 취집. 된장녀. 이런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한거라고 봄.

 

 

 

아무튼 나으 작전은 이러함. 아 물론 난 남자임.

 

 

1> 힐러 여캐를 키움.

 

2> 사냥을 하면서 호구다 싶은 놈 있으면 살살 꼬리를 침.

 

3> 호감을 삼

 

4> 결혼을 약속함.

 

5> 나 거진데 하면서 웨딩드레스를 사달라고 조름. ( 결혼을 하려면 여캐는 웨딩드레스를 입어야했음 )

     내 기억으론 당시 15000원인가 암튼 그리 비싸지도 않았음

 

6> 남캐는 웃으면서 사줌. 그거가지고 되겠어? 하면서 막 좋은 반지 이런거 껴주는 놈들도 더러있음.

   패물이랍시고 -_-;

 

7> 웨딩을 받자마자 '훼이크다 병시낰' 을 외치며 다른 마을로 귀환해버림 -_-; 물론 웨딩은 팔고

 귓말차단이랑 동시에 다른호구물색을 떠남.

 

8> 2>부터 반복.

 

 

 

 

 

 

 

바로 난 도사 힐러 여캐를 만들고 렙업을 하였음.

 

근데 이 작전이 의외로 잘 먹혀들어가서 -_-;

난 어느새 고구려의 알아주는 꽃뱀이 되있었음..................

 

 

뭐 당시 온라인게임이 다 밸런스 안맞고 그렇지만 이 게임의 특성은

 

도사란 캐릭터 특성상 유일한 힐러라 맨날 접속만하면 사냥가자고 귓속말 폭주였음.

게다가 3인이상의 파티는 거의 없음 무조건 2인구성임. 떄리는놈 하나 회복시켜주는 놈 하나.

 

 

얼척없는 건

전에 나한테 사기당해놓고 사냥가자고 하는놈도 있었음..... 멍청한녀석 -_-;

 

 

 

 

 

 

아무튼 호구는 널렸고 나의 미모는 ( 정확히는 캐릭의 미모 )  딱 덕후취향으로 구성됬고

나으 키보드빨 신공까지 더해지니 거짓말 매우많이 보태서 지나가는 남캐들은 다 내 지갑으로 보였음-_-;

 

 

나에겐 방어력 높은 무슨 장삼인가? 하는 아이템도 있었지만

 

호구들을 꼬시기 위해  저렙때나 입는 연두색 짧은 치마를 입고 머리띠 질끈 묶고 오늘도

물색을 하던 중이었음.

 

 

편지확인은 안했음(게임내) 어차피

 

야이 $#%^@#야  라고 욕하며 시작하는 메일이 대부분일테니... -_-;

 

 

 

근데 이런 나에게 어느날 대어가 물린거임.

 

 

- 님 사냥갈래여?

 

 

라고 말하는 이 녀석은 초호화아이템으로 온몸을 휘감고 있었음. 당시에 현질 이런게 있는것도 아닌데

 

 

오 대박이다 +_+ 

이놈은 꼭 잡아야해

 

 

쉽지 않은 여캐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한두번 튕겨줬음.

 

 

- 아 죄송해여... 아는 오빠가 좀따가 같이 사냥하자고 해서... 글구 제가 잘 못하거든여 ^^;;

 

 

그러자 이놈은 괜찮다고 자기 템이 좋아서 빨리 사냥끝낼수있다고 하는거임.

 

오냐 나도 네놈사냥을 해보련다 -_-+

 

 

아무튼 그래서 우여곡절끝에 출발하게 됬음.

 

 

 

나는 그동안 쌓아놨던 색기 -_-; 및 온갖 스킬들을 이용해 어필을 하기 시작했음

 

 

- 꺅 어뜩해~~~~~

 

- 저리가 저리가~~!!!

 

- 울 전사님 때리지마 나쁜 괴물아 얏얏 -_-;;;;;;;;;;;;;;;;;;;;;;;;;;;;;;;;;;;;;;;;;;;;;;;;;;

 

 

 

사냥에 전혀 도움안되는 타자 남발과 함께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몇번 죽여주기 까지 함-_-;

 

- 어뜩해여 ㅠㅠ 제가 잘 못해서 죄송해여 흑흑

 

 

웃긴건

 

이런놈은 끝까지 괜찮다고함.. -_-; 이놈도 예외는 아녔음. 오히려 지가 잘못해서라고

자길 욕하라는 놈들도 허다함. 이러면서 넘어오는 거지만

 

 

 

당시 내가 미쳤나 싶을 정도로 오바 육바를 떨면서 내가 실제로도 여자일 꺼라는 이미지를

심어줬음

 

대놓고는 절대 안말함. 이런 식임.

 

 

- 아 여기 재밌네여. 같이 하는 언니랑 나중에 또와야지.

 

- 아웅 오늘 학교에서 피구를 해서 그런지 넘 피곤해여 ( 뭐 남자들이 피구를 안하는건 아니다만 )

 

물론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남자임 -_-;

 

 

 

사냥이 끝날 때 쯤 입질이 왔음.

 

 

- 아 혹시 님 진짜 여자세여?

 

( 물었다! -_- )

 

- 네, 왜여?

 

- 아뇨.. 혹시 친추하고 다음에 귓말해도 되요? 요즘 힐러가 너무 귀해서 같이 갈 사람도 없고 ㅠㅠ

 

- 아 네 그러세여 ^^

 

 

 

-_- 쾌제를 불렀음. 이쯤되면 이미 반이상 성공한거임.

 

 

그렇게 우린 사랑아닌 사랑을 -_-; 만들어갔고 난 드디어 이놈을 결혼식장까지 끌고왔음.

이쯤되니 우린 말도놓게 됬고 난 그놈을 오빠라고 -_-;; 부르기 시작함...;;

 

 

후아후아.

 

심호흡..

 

 

- 저기 오빠. 나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ㅠㅠ 웨딩 사주면 안되?

 

- 응? 15000원짜리? 그거?

 

- ㅇㅇ; ( 이시낀 돈도많으면서 무슨 15000원이야 비싼걸로 하나 토해봐. 아니면 +@ 라든지 )

 

- 기다려봐.

 

 

 

그러면서 그놈이 내게 준 웨딩은

조냉 비싼 아이템이었음. 물론 오래되서 아이템명은 잘 생각안나지만

내가 피씨방에서 소리치며 일어난건 생각남. 우왘 대박이다.

 

 

그러면서 내게 말을 함.

 

- 앞으로 이것저것 아이템 너 쓸거있으면 다 챙겨줄게 ^^;

 

 

....................

 

 

나 꽃뱀으로 명성도 떨치고 악명도 높았지만

나름 자부심은 있었음.

 

 

예전에 나라면

 

- 그건 다음 결혼할 캐릭한테나 챙겨주세여 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귀환을 눌러야하는데 -_-;;

 

 

 

이놈의 돈욕심에 눈이멀어 -_-;;;

 

 

난(내캐릭은)

 

 

 

 

결국...

 

 

결혼을 수락해버림.................

 

 

 

 

...

 

2보전진을 위한 1보후퇴라고 해야하지만...

 

 

 

그 후 난 미쳐가지고 한술 더 날뛰기 시작함.. 호칭은 오빠 -> 자갸 로 바뀌었고 -_-

난 이왕 버린몸? -_- 열심히 굴러서 돈으로 환전해보이겠다는 투철한 의지하에

더욱 더 열심히 접속했음.

 

 

- 저기 자갸 나 무기가 구려서 넘 사냥하기 힘드로. 좋은거 사게 이십만원만

 

- 저기 자갸 나 물약 사게 십만원만

 

- 저기 자갸 나 저거 반지 끼면 진짜 사냥 잘할 거 같은데 삼십만원만

 

- 저기 자갸 오는 길에 불쌍한 초보를 봐서 오만원을 줬는데 ㅠㅠ 나 돈이 없엉. 오만원만

 

- 저기 자갸 나 사기당했어 어뜩해 이제 알거지야 좀 도와죠ㅠ 사십만원만

 

- 저기 자갸 쟤가 입고 있는 옷 좋아보이는데 나도 저거 사게 십만원만..

 

- 저기 자갸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십만원만 -_-;;;;;;;;;

 

 

( 물론 위 대사는 좀 오버한거긴 함 )

 

 

이렇게 부유한 생활을 하다보니 회의감도 들더이다.

후 꽃뱀생활 6개월 나도 이제 한 남캐-_-; 에 정착하고 싶다... 란 생각도 함.

 

 

 

이러던 어느날 그 남캐가 내게 말했음

 

- ##아 내가 저번에 그렇게 돈 줬는데 또 모잘라?

 

 

 

 

................ 쿠궁.

 

 

슬슬 떠날때가 왔음을 직감했음... 그동안 난 너무 안락한 생활에 젖어 내 본분(꽃뱀 부전공은 힐러)을

잊고 살았음.

 

 

그래서 난 마지막 가는 거 크게 한탕 뜯어내리라고 결심함.

 

 

 

- 내가 돈 모으는걸 잘 못해 미안 자갸ㅠㅠ

 

 

그러자 이 남캐가 큰 딜을 제시함.

 

- 나 삐쳤으니까 그럼 전화해서 풀어죠.

 

 

...........................

 

 

난 정말 위기의식을 느낌.

 

이새끼가 게임은 게임일뿐이지 왜 여기서 지 여자친구까지 만들라고 난리야.

라고 나혼자 외쳐봤자 모니터속의 내 캐릭터는 싱글싱글 웃을 뿐이었음.

 

 

하지만 이번 껀수만 잘 넘기면

 

정말 크게 한탕 할 수 있을 꺼란 자신감도 생김.

 

 

..............

 

그가 전화번호를 줬음. 당시는 핸드폰도 거의 없는 시절이라 집전화임. 양쪽다

 

어쩌지..

 

어쩌지..

 

 

여동생한테 의뢰를 했음.

 

전화해서 오빠 저에여 라고 한마디만 해줘. 500원 줄게.

 

 

당연히 --; 거절당했음.

 

 

 

 

후...

 

결국 내가 직접 뛰기로했음,.

 

 

 

꾺 꾺 꾺.........

 

 

- 디잉..........

 

 

- 철컥

 

 

- 여보세요? ( 굵직 )

 

- 네... 저기 저에여... 오빠... ( 최대한 가성을 썼음 -_- )

 

 

- 아 네........

 

- 네.......

 

 

- 아 일단 게임에서 보져..

 

- 네 ...........

 

 

 

철컥.

 

 

게임에 접속했음..

 

- ......... 자갸?

 

- 야....... 너 남자지 -_-;

 

 

 

 

 

딱 걸렸음........ 후 이놈의 변성기는 어쩔 수 없음.

 

이때 쿨하게

 

젠장 당했다, 잘있어라 우하하하 하면서 튀어야했는데...

 

난 아니라고 우기기 시작함... -_-;

 

 

 

 

결국 민증대봐!로 시작한 이 병림픽은 한시간의 공방끝에

 내가 죄송해여 형 이라고 하면서 종결됬음 -_-

 

 

물론 그 형은 쿨하게 동생하나 더 생긴걸로 생각할테니 가서 이혼하라고 함 -_-;

 

 

 

 

이혼도 했음.

 

 

그리고 난 그 날 이후로 게임을 접었음.

 

 

그리고 공부에 매진을 했으면 좋으련만......... 포트리스란 또 다른 게임에 빠져서

청춘을 낭비함 -_-;

 

 

뭐 아무튼 이런얘기였음.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사기는 치지말길...

 

어렸을 때 철없는 장난이었긴 하지만 나쁜건 나쁜거임 흑흑

 

 

 

 

추신 -

 

그 부모님 짜장면 집 운영한다고 했던 그 형... 한테 미안함 혹시 이글을 보거든 넓은맘으로 한번 웃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