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아기 잠버릇 진짜로 고칠 필요가 있을까?

엘시얀2010.12.03
조회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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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수면교육"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참 많이 들어오네요. 한 육아 TV프로그램에서 어린 시절부터 '수면교육'을 강조하는 탓에 수면교육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차마 힘드신 특정 엄마께 이런 답변을 할 수 없어 피하고는 있지만, 실은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엄마가 먼저 아기 수면에 대한 교육을 받으신 후에, 그리고 엄마가 해야 할 일 먼저 한 후에, 아기 수면교육을 시키셨으면 좋겠어요."



수면교육! 아기에게 필수과정 아닙니다!!



1. "백일 이전 아기인데요, 수면교육 해야할까요?"

엄 마는 아기 울음을 들으면 그게 무슨 뜻인지 다 안다는데, 저는 정말 아기 울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백일쯤 되었을 때, 아이가 기저귀를 갈다가 우는데, 그 때서야 "아! 이게 배고프다는 울음이었구나!"하고 알게 되었어요. "아. 이 울음은 배고프다는 뜻이었구나..." 이 때 얼마나 감동스러웠는지 몰라요.


백 일 이전 아기. 백일 이전 아기 엄마.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둘다 어리둥절하고 서로 적응하느라고 힘든지. 물론 엄마는 이십년, 삼십년 인생 중에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일 겁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제 막 태어난 아기는 어떠겠어요... 이십년, 삼십년 나름 인생의 굴곡도 적게 나마 겪어본 성인인 엄마가 힘든데, 이제 막 태어난 아기는요!


(혹 시 저처럼 경험이 전혀 없으시다면) 백일 이전에는 아직 아기 울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데, 수면교육?! 물론, 저도 자랑스럽지 않지만 백일 이전에 며칠 수면교육 해봤어요. 그리고 나름 성공한 것도 있지요. 그런데, 이 효과가 몇 주 가지 않더라고요. ㅠㅠ;;


2. "책에서(또는 주변 누군가가) 아기도 혼자 자는 버릇을 길러줘야 한다고 하더라..."

그게 어떤 책 얘기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책은 그 반대로 얘기하기도 합니다.

젖을 물고 자든, 분유 수유를 해야하든, 공갈젖꼭지를 물고 자든, 업거나 안아줘야 하든,
흔들침대를 써야하든 아기가 쉽게 잠에 들고 잘 깨지 않는 경우, 굳이 혼자 자는 버릇 들여줄 필요없습니다.

특히 아기 잠에 대해서는 혼자 자는 버릇을 들여준들 그게 평생 가지 않습니다.
혼자 자는 버릇을 (며칠 걸려) 들인다 한들, 대개 2개월에 한번쯤은 다시 죽어도 혼자 안 잔다고 하는 때가 옵니다. 그리고 며칠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혼자 자는 버릇을 일부러 들은 경우라면, 그 2개월 후에 엄마 스트레스가 엄청 나요. "2개월 전에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고쳐놨더니, 또...."하는 본전 생각이 나거든요... 우리 핑키를 보니 그렇습니다. 그리고 속삭임 맘님들의 경험을 들어보니 그렇습니다.
혼자 자는 버릇 들인다고 평생가지 않습니다. 많으면 2개월 가요...
4개월에 혼자 자는 버릇 들이셨어요? 5,6개월에 이 나기 시작하면서 절대 혼자 안 자는 시기가 와요.
6개월에 혼자 자는 버릇 들이셨어요? 8개월, 기기 시작하면서 바뀌어요.
8개월에 혼자 자는 버릇 들으셨어요? 10개월, 서기 시작하면서 또 바뀌지요...
그리고... 그걸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어요. 다행히 만3,4살이 되면서는 이제 말만 하면 혼자 자게 할 수 있는데, 그냥 잠들 때까지 같이 있어주기도 하는 일 많답니다. 그게 가끔씩은 제 기쁨이기도 하고요.

혼자 자는 버릇, 평생가지 않습니다. 특히 성장의 변화가 아주 심한 아기의 첫 해, 두달이나 그 버릇이 가주면 감사한 것이지요. 혼자 자는 버릇, 평생가지 않아요. 혼자 자는 습관 들여야 한다는 말에 부담 갖지 마세요...



3. "공갈젖꼭지, 손가락 빨면서 잔다... 중독되기 쉽다고 하더라..."

돌 이전 아기는,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나는 '빨기 반사(sucking reflex: 생존을 위해서
입에 닿는 것은 모두 쪽쪽 빨으려는 반사)'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특히 6개월 미만)

손가락, 공갈젖꼭지, 엄마 젖 쪽쪽 빨기는 또한 그 소리나 리듬감이 아기에게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빨기 반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것이 잠을 편안히 자게 하는 필요조건입니다.
공갈젖꼭지나 손가락을 못 빨게 하려면 대신 엄마가 거의 하루종일 안고 있어줘야 합니다.
아기가 또다른 안정수단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 공갈젖꼭지의 경우, 공갈때문에 잠은 쉽게 드는데, 자꾸 깨서 공갈을 찾는 경우라면
공갈떼는 것을 고려해보실 수 있습니다. 만6-8개월 이후 공갈을 떼지 않고서도 공갈 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은 따로 있고요.


4. "잠 재우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

어떤 방법을 쓰든 아기(특히 6개월 미만)를 재우는데는, 평균 20분이 걸립니다.
이 정도 걸린다면, 잠재우는 데 오래 걸리는 거 아닙니다. 잠버릇 고칠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잠재우는데 40분~1,2시간 걸린다면, 먼저 확인하실 것은,
아기의 잠온다는 신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놓쳐서는 안될 아기의 잠온다는 신호"글 참조),
아기를 너무 피곤하게 만들어 놨던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의외로, 제 글을 보시고도 아기를 너무 오랫동안 놀려놓고 잠재우기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3개월미만 아기는 1시간~1시간 반, 4~6개월 아기는 2시간~2시간 반,
6~12개월 아기는 2시간 반~4시간 정도가 깨어있는 시간으로 적당합니다)

아기잠신호와 아기활동시간을 잘 관리했는데도 잠을 잘 안 잔다면 방법을 바꾸실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5. "아기가 너무 자지러지게 울어서..."

아 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거, 엄마의 마음 정말 무너지지요... ㅠㅠ;; 그런데 아쉽게도 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것 자체만으로는 수면교육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답니다. 울면서 쌓인 긴장을 해소하고 비로소 잠에 드는 아기들도 있거든요. 앞 항목에서도 말씀드린대로 20분 정도는 자지러지게 울더라도 어쩌면 그건 아기의 잠드는 방법인지도 모르지요..


6. "밤에 자주 깨요.."

"자주"의 개념이 상당히 주관적이라, 어떤 엄마에게 '자주'는, 어떤 엄마에게는 '그만큼이라도'가 됩니다.

아기에게 가장 부드러운 잠재우기를 제시한 엘리자베스 팬틀리는 3개월 미만아기는 3,4시간에 한번, 4-6개월에는 밤에 2,3번, 6-12개월 사이에도 1,2번 깨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만 6개월 이전 아기는 밤에 5시간 안 깨고 자는 것이면 아기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고, 만8개월경 아기는 8시간 정도 안 깨고 자는 것이면 아기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기의 성장과정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더 많이 깨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만 6-8개월을 지나면서는 이제 밤에 자주 깨는 것은 낮 동안 훈육과의 연관이 조금씩 생겨나요. 낮동안 기저귀를 갈도록 잘 누워있는지, 옷을 갈아입힐 때 잘 협조하는지... 이런 낮동안의 아이 협조여부(실은 아이의 협조 여부가 아니라, 엄마와 아이간 의사소통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된답니다.

어쨌든 밤에 자주 깨는 것이 힘드냐 힘들지 않냐는 전적으로 엄마에게 달려 있어요.
아무리 1번깨도 어떤 엄마한테는 힘들 수 있고 5번을 깨도 어떤 엄마는 그냥 바로 젖물리니까 전혀 힘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엄마는 좋은 엄마 어떤 엄마는 나쁜 엄마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뿐이지요.


아무리 제가 '보통' 아기 얘기를 한들, 어떤 아기들은 '보통' 아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엄마의 직관력에 달려있고요. 자신의 아기가 '보통' 아기랑 약간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보통' 방법과 다른 방법도 시도해 보세요. (가령, 우리 아기는 엄마가 옆에 있으면 오히려 잠을 못자더라.. 등등)

아기 관찰을 통해서 아기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