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려면 빨리 돌아와야 될 거 같아

시간이약201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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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을 넘게 사랑했던 우리가 네 말 한 마디에 헤어지고 난 지 이제 거의 한달.

 그리고 네가 새 여자친구를 사귄지도 벌써 2주.

 

 언젠가 혼잣말처럼 말한 적이 있었어.

 

 꼭 후회하라고.

 그래서 다시 한번 나를 찾아오라고.

 

 내가 했던 것처럼 간절하게 아주 간절하게 나를 잡아보라고.

 

 그런 너에게 아주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내가 차가워지고 나면

 반드시 한번쯤 미안하다고 울면서 나를 찾아오라고.

 

 네가 이미 다른 여자가 생겼든 어쨌든 간에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새 여자친구를 사귀어 버린 네가

 그래서 나에게 너를 기다릴 시간조차 주지 않은 잔인하고 못된 네가

 언젠가 나를 떠나간 걸 후회할 거라는 확신은 분명히 있어.

 

 다시 나에게 연락이 오든 오지 않든

 언젠가 너는 반드시 내 손을 놓아버린 걸 한번쯤 후회할 거라는 걸.

 차마 나와 다시 시작할 생각은 하지를 못 해도 분명 후회는 할 거야.

 

 다른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나는 네게 잘해줬거든.

 나 이전의 여자친구들이 참지 못하고 떠나갔던 너의 단점들도

 나는 하나하나 다 품어가면서 너를 사랑했었거든.

 

 물론 우리가 헤어지게 된 데에는 내 잘못도 있을거야.

 아마 아주 많을 수도 있겠지. 부정하지는 않을게.

 '헤어짐'이라는 것을 맞이 하는데 한 사람만의 잘못만 있는 건 아니니까.

 

 심지어 헤어지고 나면, 아니... 차이고 나면 오히려 그런 것만 생각 나는 거 알지?

 잘해준 게 훨씬 많은데 내가 못해준 것만 생각 나고

 그렇게 나 힘들게 했었던 네가 나한테 잘해줬던 것만 생각 나서

 나 잠도 못 자게 하고 밥도 못 먹게 한 너란 사람한테 한없이 미안해했었어.

 

 

 나는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영원히 잊지 못할 줄 알았어.

 다른 사람 생기고 나서도 너만 생각나서 영원히 새로운 사랑 못할 줄 알았어.

 

 근데 나도 사람이잖아.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람.

 

 헤어진 직후에는 믿지 못했던 시간이 약이라는 그 말... 맞는 거더라.

 한없이 생각하고 아파하다 보니까 정말 시간이 약이 되더라.

 거짓말처럼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무뎌져가는 나를 보게 되더라.

 

 나 아직은 네 연락 기다려. 네가 돌아오기를 아직은 바라.

 그렇지만 이제 예전처럼 네가 간절하지는 않아.

 

 알겠니?

 

 물론 지금 이 순간 너를 잊어가고 있다고 말했던 게 무색할 만큼

 또다시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힘들어하게 될 수도 있겠지.

 근데 이제 그것도 그 뿐이야.

 

 갑자기 추억이 떠올라 아파질 때 가슴 한 번 치고 눈물 한 방울 흘리고 나면

 또 금세 너란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아지더라고, 이제는.

 

 그래, 나 이렇게 너 잊어가고 있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네가 다시 돌아온다면 아무 말 없이 받아주겠다 생각했었지.

 튕기고 뭐고 그런 거 다 필요없고 껍데기라도 좋으니 돌아오기만 한다면,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던 너라도 그냥 웃으면서 다시 받아주겠다 생각했었어.

 

 근데 이제는 그 다짐에 회의가 들더라고.

 

 네가 애타게 너를 잡는 내 전화에 그렇게 매정하게 굴었던 것처럼,

 한없이 너를 걱정하는 문자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어쩌면 이제는 나도 그럴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야.

 

 판에 이런 글을 남기는 걸 보면 아직 미련이 있기는 한 거겠지.

 

 그래도 나 많이 발전했어.

 이제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너를 내가 밀어낼 수도 있을 거 같거든.

 

 처음에 너 새 여자친구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너 많이 미웠어.

 왜, 상대방이 밉고 증오스러운 마음도 사실은 미련이 있어서 그런 거라잖아.

 근데 나 지금 너 안 밉다. 증오스럽지도 밉지도 않고 그냥 그렇구나 싶네.

 

 사랑하다 지치고 기다리다 지쳐서 결국 마음이 널 밀어내고 있는 거 같아.

 

 결국 이런 날도 오는구나.

 

 이제 이렇게 힘든 나날들이 조금만 더 흘러가고 나면

 목숨보다 사랑했던 네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 말해도

 그 날의 너처럼 매정하게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거 같다.

 

 그 때는 진심으로 네가 행복하기를 빌어줄게.

 

 잘가라, 사랑했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