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말하는 송혜교,이병헌 커플화보 비하인드

도리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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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송혜교, 서로에게 전부를 걸다

 

처음 LA에서 촬영할 때만 해도 이 둘은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제대도 얘기로 나누지 않던 사이였다. 촬영장에서 짓궂은 장난으로 유명한 이병헌도 실상 소리만 요란할 뿐 먼저 여자에게 다가선 적이 없을 만큼 자존심을 세우는 타입. 하물며 낯가림이 심한 송혜교가 먼저 '작업'에 들어갔을 리도 없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삐리리~한 감정이 시작된 건 미국 촬영분이 끝나고 제주도에 내려온 뒤부터. 이병헌이 모니터를 통해 딜러인 송혜교를 바라보던, 그 즈음부터였다.  3월 초, 둘 사이의 야릇한 감정을 눈치챈 주변 사람이(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이미 연기력이 아닌 둘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강력히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그냥 바라보며 애만 태우고 있을지도 모를 일.

 

아슬아슬하게 몰래 사귀던 두 사람은 시칠리아에 도착하자 한껏 홀가분해 보였다. 팔짱을 끼고, 서로에게 기대어 어깨동무를 하고, 둘만의 귓속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평범한 연인들처럼 그렇게 데이트를 즐겼다. 가끔은 내 사랑은 이렇게 깊은데 왜 넌 그 사랑을 믿지 못하냐며, 내 진심을 몰라주는 네가 더 야속하다며 토닥토닥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가 금세 화해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지고, 또 때로는 벅찬 사랑의 감정에 스스로 감격해 하며 서로에게 그렇게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연예인과 사귀는 건 꿈에도 상상하지 않던 이병헌은 8년 만에 찾아온 진지한 사랑의 감정이 스스로도 약간은 당황스러웠나 보다. 자신만의 소중한 보물로 간직하고 싶은데 그녀는 이미 만인의 연인이었으니까. 생각이 많은 완벽주의자 이병헌은 출발 전부터 오랜 고심 끝에 이미 확신을 가진 상태였고, 하루라도 빨리 '송혜교는 이병헌의 애인'임을 공표하고 싶어했다.  배우로서보다 인간으로서 오히려 더 매력적인 송혜교는 그를 만난 후 얼굴이 밝아지고 웃음이 참 많아졌다. 잠이 많다고, 새 모이만큼밖에 먹질 못한다고 놀려도(짓궂기가 보통의 여자친구라면 5만 번쯤 토라졌을 수준이다) 그녀는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녀 옆에서는 늘 던킨 도너츠 웃음을 입에 걸고 있는 그가 팔불출처럼 차마 자랑까지는 할 수 없어 놀리는 것뿐이라는 걸 누구라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지만 말이다.

 

 

 

 

 


아직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풋내기 연인, 이병헌과 송혜교. 하지만 시간의 길이로 감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는 없는 일. 잠깐의 미팅을 통해 포장되어진 면만 보고 끌린 게 아니라 몇 달 동안 함께 일하며 좋은 점과 싫은 점을 모두 보며 결정한 서로의 연인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니라 진실로 멋지고 신중한 남자이고자 하는 이병헌이 '내 생애 마지막 연인'이라고 자신 있게 처음으로 공개한 송혜교는, 철없는 나이에 한없이 약해 보여도 사실은 너그럽게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이해심을 갖춘 강한 여인이다. 쉽게 시작하지 않았음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빛이 오래도록 바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할 뿐이다.

 

 

 

 

 

 

 

시칠리아의 푸른 밤
12시 45분 프랑크푸르트행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는 탑승자 명단을 절대 공개하지 않음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공항에는 이미 스포츠 연예 신문의 기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다. 출발 전부터 가네, 가지 않네, 심지어는 신혼여행 운운하는 기사가 실리는가 하면, 마감이 임박해 절간처럼 조용해야 할 엘르 편집부는 TV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과 스포츠 신문 기자들의 전화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올인> 촬영 전인 지난해 10월, 크리스챤 디올의 패션쇼에 초대된 송혜교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하면서 드라마가 끝난 후에 휴식 겸 다시 뭉치기로 했었다. 상상도 못했던 기막힌 변수는 이병헌과 송혜교가 <올인> 촬영 중에 진짜로 사랑에 빠진 것. 처음 "이병헌도 같이 가면 어떨까?"란 얘기를 들었을 때 넝쿨째 굴러 들어온 행운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난 "그냥 우리끼리 오붓하게 가자"라고 했으니! 만약 그때 진짜로 이 기회를 놓쳤더라면 난 지금쯤 후회의 눈물을 쏟으며 내 발등을 찍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몇 주가 지나고 그때서야 둘 사이의 핑크빛 무드를 언질받게 되었고, "뭐야? 진짜? 그렇다면 나야 몹시 고맙지!" 그때부터 단출했던 여행 계획은 극비 프로젝트로 바뀌었고, 이 여행에 참여한 10명은 비밀을 공유한 은밀한 공범자가 되었다. 행여 말이라도 새면 계획이 틀어질까 노심초사하던 한 달이 지나고, 휴우~ 드디어 공항에서의 작은 소란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우린 모두 나름대로 멋진 휴가를 꿈꾸고 있었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은 달콤한 데이트를, 막 마감을 끝낸 에디터는 비치 파라솔에서의 늘어진 낮잠을, 신문 기자들에게 시달려온 매니저는 전화벨소리의 공포로부터 해방을... 그러나 가끔은 '설마'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 에트나 화산에서의 첫 촬영(8월호에 게재될 예정인 루이 비통의 가을 컬렉션), 해뜨기 전 어스름한 빛을 좇아 새벽부터 서두른 날이었다.

 

 '2003,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컨셉트로 인조인간 여인과 그녀와 사랑에 빠진 인간 남자의, 서로 그리워하지만 만나지는 못하는 애절한 사랑을 얘기하기로 했다. 이미 사랑에 빠진 연인이니 감정을 잡는 것도 촬영이 진행되는 것도 순조로웠다.

 

 

 

 

 

 

 

그런데 막 세 컷이 끝났을 때, 시칠리아에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던 한국인을 만났다.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반가웠는데 웬걸, 머나먼 천리길을 마다 않고 불굴의 의지로 찾아온 <스포츠 투데이> 팀. 그때부터 서울의 가족에게 따로 소식을 전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이탈리아 음식보다 우릴 더 지치게 한 건 호텔 로비에서 우리를 맞이한 <스포츠 투데이> 팀. 그들의 정보력과 집념은 감탄스러웠지만 힘든 촬영을 이제야 마치고 내일 하루 맘놓고 시칠리아를 돌아보려 했는데 추격대가 따라붙었으니... 사귀고는 있지만 섣불리 발표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입장이나, 이틀이나 걸려 왔는데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들의 입장을 서로 모르는 바가 아닌지라 더욱 힘든 상황.

 

결국 해안가를 따라 돌며 <시네마 천국>의 촬영지라는 시라큐사(Siracusa)와 그리스 유적지(Agrigento), 마피아의 고장이며 동시에 시칠리아의 가장 큰 도시인 팔레르모(Palermo)를 돌아보기로 했던 일정을 포기하고 바로 로마로 들어가기로 결정하면서, 화산과 바다의 섬 시칠리아와는 아쉬운 작별을 나눠야 했다. 언젠가 다시 이곳의 따사로운 햇빛으로 내 몸을 감싸고, 푸른 바닷물로 내 몸을 적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