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가 굵고 커다란 목소리 끝에 애교 섞인 비음으로 살짝 끝을 올리며 "훈~!!!" 하면서 나를 깨운다. 190cm가 넘는 키에 100kg이 넘는 체중. 하지만 이 육중한 17살 소년이 나를 부르는 음성은 마치 꿀을 살짝 바른것처럼 달착지근하다. 나는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로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 뒤 제레미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서 우리의 작업장을 향한다. 아직 4월의 햇살; 분명 여리여리하고 아직 어리며 풋풋한 햇살이어야 맞지만 세퐁의 햇살은 주제도 모르고 자꾸 도를 넘는다. 얼굴과 목 뒤가 따갑다. 잘생긴 눈매 아래로 시원하게 솟은 코가 매력적인, 항상 웃는, 사무엘과 독일에서 날아온;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아메리카로- 그야말로 노는 물과 바닥이 다른 자원봉사자 수베니아가 페인트 통을 만지작거리며 오늘 해야할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수베니아가 나를 조금 좋아했던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세퐁의 바람이 청소년 센터 늙은 페인트들을 투투툭 떨어트리며 지나간다. 아마도 워크캠프가 아니면, 평생 절대 올 인연이 닿지 않았을 법한 프랑스의 작은 도시 세퐁 SEPTFONDS. 인구 고작 천명 안팎.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번화가래야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고, 여기저기 너른 밭과 노는 땅, 풀과 나무가 무성한. 파리에서 기차로 네 시간, 프랑스 남부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나는 2주간 먹고, 자고, 작업을 하고, 친구를 만들고, 나의 세상을 나누게 된다. 워크캠프는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짧게는 2주, 길게는 6개월-1년에 걸쳐 완수하는 프로젝트형 다국적 참가자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수십; 수백개국에서 워크캠프가 개최되고, 한국에서도 매 해 수천명의 대학생들이 워크캠프를 위해 해외로 나간다. 사실 워크캠프의 지역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저개발국가는 물론이고, 북미, 호주, 유럽에까지 대단히 광범위하다. 워크캠프에서 말하는 자원봉사란, 급여를 받지 않는 자원활동가들이 모여 공공의 목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나누고, 배운다는 폭넓은 개념으로, 반드시 워크캠프 개최지가 저개발 국가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올해 우리가 해야하는 프로젝트는 우선 1주일 간 세퐁의 청소년 센터를 새로 페인팅하고, 아이들이 바베큐를 해먹을 수 있는 벽돌 화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1주일 후엔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노인과 청소년, 다양한 국적의 활동가들을 위한 작은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오전부터 이른 오후까지는 작업을 하고 저녁이 되면 축구, 야구, 산악자전거, 하이킹, 지역탐방, 등산과 같은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 This project was built with young people of Septfonds (pop. around 1900) and the young center. We want to involve and increase local youth to the international mobility. The works which will be done on the both places, in Septfonds about 30 KM in the east of Montauban and in Orniac about 30 km in the east of Cahors, relate to environmental topics. You will plant, build some smalls stones retaining walls, and landscape garden. Young people of Septfonds have at their disposal a bungalow they want to make it more agreeable. Free time will be organize by yourselves. 하지만 더 떨리고 흥분되는 것은, 여기 이 자리에 우리가 모여 서로의 친구가 되기로 한다는 튼튼하고 다정한 약속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독일에서, 한국에서 모인 아마추어 자원활동가들. 세퐁 마을의 열살짜리 꼬마부터 마흔살의 캠프리더까지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털어주고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아준다. 제법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캠프리더가 새로 하얗게 칠한 담 위에 한국말로 뭐든 멋진 한마디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세퐁을 살아가고, 세퐁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이 담을 희고 깨끗하게 만들었노라, 알 수 있도록.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친.구. 라고 적어 넣었다. 초록색 붓으로 천천히 하지만 듬뿍 페인트를 적셔 적어넣은 친구. 그리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당신이 어느날 세퐁을 가게 된다면.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오래된 한국어 한마디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친구가 되기 위해 만나고 친구가 되어 헤어지는 것이다. 세퐁. 친구에서, 친구로. 2009년 SEPTFONDS, France 당신과 나의 더 많은 이야기, www.kyome.com
F01. 워크캠프, 그대 나의 친구가 되어줄래요? (SEPTFONDS)
제레미가 굵고 커다란 목소리 끝에 애교 섞인 비음으로 살짝 끝을 올리며 "훈~!!!" 하면서 나를 깨운다.
190cm가 넘는 키에 100kg이 넘는 체중.
하지만 이 육중한 17살 소년이 나를 부르는 음성은
마치 꿀을 살짝 바른것처럼 달착지근하다.
나는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로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 뒤
제레미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서 우리의 작업장을 향한다.
아직 4월의 햇살;
분명 여리여리하고 아직 어리며 풋풋한 햇살이어야 맞지만
세퐁의 햇살은 주제도 모르고 자꾸 도를 넘는다.
얼굴과 목 뒤가 따갑다.
잘생긴 눈매 아래로 시원하게 솟은 코가 매력적인, 항상 웃는, 사무엘과
독일에서 날아온;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아메리카로- 그야말로 노는 물과 바닥이 다른 자원봉사자 수베니아가
페인트 통을 만지작거리며 오늘 해야할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수베니아가 나를 조금 좋아했던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세퐁의 바람이 청소년 센터 늙은 페인트들을 투투툭 떨어트리며 지나간다.
아마도 워크캠프가 아니면, 평생 절대 올 인연이 닿지 않았을 법한 프랑스의 작은 도시 세퐁 SEPTFONDS.
인구 고작 천명 안팎.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번화가래야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고,
여기저기 너른 밭과 노는 땅, 풀과 나무가 무성한.
파리에서 기차로 네 시간, 프랑스 남부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나는 2주간 먹고, 자고, 작업을 하고, 친구를 만들고, 나의 세상을 나누게 된다.
워크캠프는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짧게는 2주, 길게는 6개월-1년에 걸쳐 완수하는
프로젝트형 다국적 참가자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수십; 수백개국에서 워크캠프가 개최되고, 한국에서도 매 해 수천명의 대학생들이 워크캠프를 위해 해외로 나간다.
사실 워크캠프의 지역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저개발국가는 물론이고,
북미, 호주, 유럽에까지 대단히 광범위하다.
워크캠프에서 말하는 자원봉사란,
급여를 받지 않는 자원활동가들이 모여
공공의 목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나누고, 배운다는 폭넓은 개념으로,
반드시 워크캠프 개최지가 저개발 국가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올해 우리가 해야하는 프로젝트는 우선 1주일 간 세퐁의 청소년 센터를 새로 페인팅하고,아이들이 바베큐를 해먹을 수 있는 벽돌 화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1주일 후엔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노인과 청소년, 다양한 국적의 활동가들을 위한 작은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오전부터 이른 오후까지는 작업을 하고
저녁이 되면 축구, 야구, 산악자전거, 하이킹, 지역탐방, 등산과 같은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
This project was built with young people of Septfonds (pop. around 1900) and the young center.
We want to involve and increase local youth to the international mobility.
The works which will be done on the both places,
in Septfonds about 30 KM in the east of Montauban and in Orniac about 30 km in the east of Cahors,
relate to environmental topics.
You will plant, build some smalls stones retaining walls, and landscape garden.
Young people of Septfonds have at their disposal a bungalow they want to make it more agreeable.
Free time will be organize by yourselves.
하지만 더 떨리고 흥분되는 것은,
여기 이 자리에 우리가 모여 서로의 친구가 되기로 한다는 튼튼하고 다정한 약속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독일에서, 한국에서 모인 아마추어 자원활동가들.
세퐁 마을의 열살짜리 꼬마부터 마흔살의 캠프리더까지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털어주고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아준다.
제법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캠프리더가 새로 하얗게 칠한 담 위에 한국말로 뭐든 멋진 한마디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세퐁을 살아가고, 세퐁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이 담을 희고 깨끗하게 만들었노라, 알 수 있도록.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친.구. 라고 적어 넣었다.
초록색 붓으로 천천히 하지만 듬뿍 페인트를 적셔 적어넣은 친구.
그리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당신이 어느날 세퐁을 가게 된다면.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오래된 한국어 한마디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친구가 되기 위해 만나고 친구가 되어 헤어지는 것이다.
세퐁.
친구에서, 친구로.
2009년 SEPTFONDS, France
당신과 나의 더 많은 이야기,
www.kyo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