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from 중.딩.

전규철2010.12.10
조회127

아... 정말 남기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겨서 이렇게 몇자 적어야 겠습니다.

나님은 부천의 한 중학교에서 계약직 보조교사 직으로 있는 사람입니다.

계약직이지만 정규수업은 하는지라, 학생들과 꽤 친한 편입니다.

하루는 점심을 먹고 남자 샘들끼리 이야기가 나와서 중3아이들이랑 농구 시합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저번주 농구 시합에서(물론 선생님팀에 여자선생님이 껴서 하셨지만) 분패를 하여 열받아 있던 찰나에 이번엔 체육선생님까지 가세하신다고 하셔서 이를 갈고 나갔더랬죠.

체육관에 가서 몸을 풀고 드리블과 약간의 점프 슛으로 인사를 해주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제가 가르치고 있는 반의 반장눔이 이렇게 외칩디다.

"선생님~ 저 기말 시험 20점 맞았어요!! 잘했죠!!"

안그래도 살짝 지고 있어서 핀트 돌아갔는데... 전 바로 씨익 웃으며

ㅗ^^ 을 날려주었어요.

그런데 이놈이 여자인지라 조금 놀라며,

"아니 내가 세상에 별에별 욕은 다 들어봤어도 뻑큐는 첨이야 첨! 어떠게 샘이 뻑큘날려?" 라며 소심한 열폭을 하더군요.

경기는 후반부로 치닫고 극적인 체육샘의 말도 안되는 훅슛으로 선생님팀이 이기게 되었습니다.(참고로 3학년 학생들의 수준은 상당합니다. 도대회나가서 2,3등하고 오는 아이들입니다.)

기분이 좀 풀려서 나가려는데 바로 체육수업이 있었는지 그 반장놈은 계속 남아 있다가 내가 나오는걸 보고 또 와서 지껄이더군요.

"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뻑큐가 모에요~ 시험 진짜 노력했단 말이에요~"

살짝 미안해진 저는

"그래 반장, 아깐 샘이 약간 흥분해서 참지못하고 날려 버렸어. 미안하구 괜찮아~ 다음시험에 더 잘하면 되지!!^^(훈훈한웃음)"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가는 듯 했습니다. 속으로 다행이다..생각하며 저는 다른 수업 보조를 하러 1학년 수업에 뛰어 들어갔죠.

그리고 그날 하교길에, 반장놈이(여자임,여자답게 생겼음, 하지만 성격이 털털하여 놈이라는 말이 어울림.) 저기 멀리서 스멀스멀 지 친구와 함께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벙어리 장갑에 손을 쑤셔 넣고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무슨 손가락이 펴져 있을까~아하하하~~아~~" -_-.

이 녀석은 아까 절대 훈훈하게 끝낸게 아닙니다. 맘에 담아 두고 있었던거죠. 전 미안한 맘이지만 원래 사람이 그렇잖습니까 두번 똑같은 사과하려면 좀 그렇고 민망하기도 하고

"아 아깐 흥분해서 그랬어"라고 아웃사이더 처럼 누구보닥 빠르, 남들과는 다르, 읖조리고 지나갔습니다.

버스를 타러 가는 신호등을 건너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녀석도 불편하게 신호등을 건너려고 기다리는 듯 하더니 빨간불일 떄, 뛰어서 길을 건너 나에게 향해 오더군요. 쌰양 눔.

"아~ 샘~ 빨간불인줄 몰랐어요"가 아니라

"아~ 샘~ 샘있는 줄 몰랐어요"라고 이야기 합디다..-_-

그리곤 지 친구랑 편의점에 들어가는 반장. 뒷모습을 보니 저도

좀 소심한 면이 있던지라 뭐라도 하나 사줘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따라 들어가 좋아하지도 않는 딸기우유 하나 들고

"야 너희들 먹고 싶은거 하나씩 골라."라고 쿨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둘은 두개에 3600원짜리 브런치 셋을 들고 설치길래

"내려놔, 저기 삼각김밥이랑 오랜지 쥬스 셋 1000원이네 저거 두개 갖고와." 라고 쿨하게 말했습니다.

압권은 지금부터입니다. 세상에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열었는데 어제까지, 아니 1시간 전까지만해도 있었던 만원짜리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1000원짜리 한장이 있는 것입니다.

전 그 순간 불과 3초 동안 30억가지 생각이 머릴 스쳐 지나갔습니다.

쪽팔린다...소문나면 어쩌지.. 쪽팔린다.. 일단 이거 계산 어떻게 하지.. 그리고 체크카드를 쳐다봤습니다.. 잔액 590원 남은거 어제 확인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쭉 지갑을 봤습니다 티머니 카드가 보입니다. 티머니 카드를 꺼냅니다. 그놈들이 안보길 바라며 티머니 카드로 결제를 합니다. 근데 죤내 크게 소리가

"띠딘딘~"하면서 동시에 알바생이 "결제 되셨습니다~!!"

그리고 제눈 앞에 보인 잔액 2130...

갑자기 뒤에 두 놈이 말이 없어지고 저는 제 우유만 들고

그대로 자리를 떴습니다. 당황했거든요 젠장.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날 옷을 다 벗겨 놓고 거리 한복판에 내논 기분이 듭니다. 눈을 감습니다. 한숨을 내쉽니다.

'죠오오오오오오오온나 쪽팔린다...'

 

다음날, 바로 이글을 쓰는 오늘이지요. 어제 친구와 없는 돈 긁어 모아 술을 밤새 마셔서 덕분에 1교시부터 교무실에서 졸기 시작한 저. 부장님의 휴게실 가서 쉬고 오라는 권유에 쿨하게 괜찮다고 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손을 씻고 자리로 가려는데..ㅠㅠ 어제 그 반장이 ㅠㅠ 갑자기 수줍은 얼굴로 교무실을 들어와서는 ㅠㅠ 따..딸기우유를 흔들어 보이며, 거기에 붙어있는 작은 포스트 잇의 편지를 내 보이며 제 책생에 놓고 가는 겁니다...아 무슨 내용일까 이녀석이 날 좋아하나.. 어떻게 말해야 상처를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포스트 잇을 읽는 순간 제 얼굴은 죠오오온나 빨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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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cher...

난 보았어요. teacher의

T-money card in money

4천 얼마였나...sorry...

돈 뺏어서 어제 괜히 그거 골랐네...

맛 nonoㅋㅋㅋ ㅗ 용서해 줄께요

teacher & strowberry Milk

잘어울리네요 ㅋㅋㅋㅋ ㅃ 2 bye~!

-개 kind한 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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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money in T-money card다...

strowberry 아니고 strawberry다..

무엇보다 맛 노노와 sorry..라는 말이 죠온내 쪽팔리고 민망하고 하.. 너 이녀석 하.... 그 친구는 날 어떻게 생각 하...

대국민 찌질남 된 기분 정말 미치겠네요!!!!!!!

 

저 이제 어떻게 해야하죠??ㅠㅠ 근데 그 당시는 정말 돈이 없었으니.. 아놔 핑계도 마땅찮고 ㅠㅠ

 

톡커님들의 회피기술좀 전수해주세요!!!

 

지금 잭이 없어서 그러는데 쪽지 간직하고 있다가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글씨는 줜나 못쓰네요. 하...

 

그럼 날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 하..

 

안녕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