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불복종』- 읽어라 & 읽지마라

이주영201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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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불복종』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읽지 않아야 하는 이유

 

지금 우리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정부나 국가를 알게 모르게 지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라.

이 책의 저자인 소로우는 정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정부에 반기를 들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매우 분명하다. 미국민의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을 중지시키기 위해 그는 이 글을 통해 시민들에게 있어야 할 자세라고 주장하는 불복종을 말한다.‘내가 극력 비난하는 해악에게 나 자신을 빌려주는 일은 어쨌든 간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그는 무조건적인 복종보다 해악에 대한 시민의 불복종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대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극중 서혜림(고현정)은 민우당 대표 조배호(박근형)와 그의 세력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껏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펼친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그들 모두가 국가, 정부라는 이름으로 대표될 수 있겠지만 국회 내에서만 바라보았을 때 조배호 대표는 국가, 정부이며 서혜림 국회의원은 시민으로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극중 서혜림의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을 통해 시청자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국회의원 그들의 정치 방식을 비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부당한 정치 세력에 순응하며 이유도 모른 채 권력에 복종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바로 잡기 위한 의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라는 말은‘대물’에서의 서혜림처럼 소신 있는 소수가 다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자유의 피난처임을 주장해오던 미국 국민의 6분의 1이 노예이고, 또 한 나라의 전 국토가 외국 군대에게 짓밟히고 점령되어 군법의 지배하에 놓였을 때, 정직한 사람들인 소수가 일어나 저항하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이르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진짜 옳은 것과 정당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소수 중의 소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 중 누군가는 억지가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방법으로 국가에, 정부에 저항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절대 이 책을 읽지 마라.

글의 분위기와 어투를 볼 때 소로우는 감정이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이 글을 쓴 것 같이 보인다. 그 정도로 극단적이고 억지스러운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헌법, 국가, 정부를 그 자체로 해악적인 것 즉 하나의 편법으로 바라본 그의 시각은 약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들은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들이다. 이들이 없을 때보다 있는 지금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 아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껏 없어지지 않고 있는 제도일 것이다. 하지만 소로우는 이 제도들에 대해 너무 극단적으로 반감을 표명하고 있다. 상비군, 예비군, 간수, 경찰관, 민병대 등의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나무나 흙, 돌과 같은 위치에 놓는다며 비난을 가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그런 사람들은 짚으로 만든 사람이나 흙덩이 이상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다.’라고까지 말하는 부분도 보인다. 물론 그들이 시민들에게 주는 안전은 깡그리 무시한 채 말이다. 이러한 소로우의 태도를 이분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태도가 소로우 그가 비판하고 있는 국가, 정부의 태도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저항은 좋으나 어느 정도의 절차는 지켜져야 그 저항이 승리할 수 있으며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의 내용상 소로우의 주변에는 이렇게 절차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들을‘악을 치료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방법을 받아들이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먼저 정부가 마련한 방법을 받아들이는 것은 가장 근본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악도 겪어보고 부딪혀서 먼저 알아야 피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소로우는 옳은 것과 정당한 것을 그 반대의 것들과 구별할 줄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구별할 줄만 알지 그것들을 시민의 것으로 만들려는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글의 내용 중 인두세 납세를 거부해 하루 동안 감옥에 들어간 사례를 제시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나는 먼저 인두세인 내가 내야 할 납세의 의무는 지키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무조건 법을 어기는 것은 방법이 될 수 없다. 세금을 내지 않은 행위는 불복종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억지라는 어린 아이에게나 어울리는 말로 여겨질 뿐이다.

또한 그는 글 중에서‘내게는 다른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든 나쁘든 그 안에서 살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내 생각으로 이 부분은 그가 지금까지 펼친 논리와 어긋나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소로우가 시민에게 이 글을 통해 불복종을 주장했던 이유는 세상을,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갑자기 그 대목으로 발을 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소로우의 글을 비판하면서 국가에 대항하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우리는 국가의 정책에 너무 무관심하다. 세금 문제만 보아도 우리는 우리가 국가에 내는 돈을 왜 내야 하는지,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의 정책보다 자신들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국가가 내 놓는 제도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시정할 줄 알아야 한다. 더욱 올바른 제도 또한 건의할 줄 알아야 한다. 국가의 정책에 대하여 누군가가 던지는“왜 해야 하는가?, 어떻게 쓰이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할 수 있는 시민들이 늘어가야 한다. 또한 시민 의식이 깨어 있어서 그 의식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절차를 거쳐 시정하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는다면 저항하고 혁명까지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시민의 불복종은 위험하다. 잘 살기 위해, 좋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추진하는 불복종이 자칫 더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