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향기를 남기고...

한겨레201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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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12 오전 10시 50분경. 지하철4호선 동작역 도착 직전 그가 나타났다.

긴 장발에 라이더 자켓과 카고바지를 입은 그.

키는 크고 옷 자체의 스타일은 별로였지만 훤칠한 인상과 큰 키덕에

터프가이의 느낌과 포스를 가진 사람이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면 많이 남은 좌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앞에있는 고리형 손잡이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아니 이상할건 없겠지. 그 사람 개성이고 나도 간혹 자리가 남아도

몇 정거장 않남았을 경우에는 그냥 서서 가는경우도 종종 있으니.

하지만 그 남자는 조금 특이했다.

좌석을 마주보며 고리형 손잡이를 보는것이 아니라,

지하철 진행방향을 바라보며 서있는것 아닌가.

물론 그럴 수 도있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이렇게 약 5~10초 정도가 흘렀다. 그런데 그 남자는

왠일인지 모르게 다음칸으로 넘어갔다.

그 남자와 가장 가까이있는 아주머니 한분이 기침을 하셨다.

침을 잘못삼키셨나보다.

3초후. 나는 기침의 원인을 알았다. 원인모를 아주머니의 기침과

그 남자가 남기고간 이 향기.

그남자와 나의 거리는 약2미터.

도대체 지난밤, 오늘아침 그 남자는 무얼먹었을까,

그 멀리 떨어진 거리에도 불구하고

내 코앞에대고 뀐거같은 이냄세.

질식직전의 나는 과거 훈련소에서 , 유격훈련장에서 받았던 화생방이 떠오른다.

과거 나의 잘못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간다.

장발의 남자여. 어찌하여 나에게 시련과 고난을 주셨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