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1200만원을 한순간에 날렸네요..

나는야짠순이2010.12.16
조회5,610

20대 후반녀입니다.

남친도 동갑이고요.

 

 

심란해서.. 이야기 좀 풀어놓고, 조언 듣고 싶어서 올려봐요.

댓글좀 달아주세요..

 

스압이 좀 있는데, 맨 밑에 간추려서 간단하게도 적어 두겠습니다.

귀찮으신 분들은 그걸 봐주세요.

 

 

일단, 사전 설명을 간단하게 하자면,

 

전 직장인이고, 성향이 굉장히 안정추구형이라서 주식은 커녕 펀드 하나 안들어요.

다람쥐마냥 돈을 모으기만 하는 스타일이죠. 지출이 적은 편이라 어쨌든 모이긴 합니다.

 

남친은 지금 학생이예요. 휴학하고, 돈벌고 하느라 졸업을 많이 미뤘습니다.

투자성향이 굉장히 공격적이어서 주식에서도 선물옵션을 주로 하고요.

몇년간 돈 벌면서 주택 경매라던가.. 그런것도 해서 지방이긴 하지만 집을 샀고, 지금 거기서

학교 다니고 있어요. 돈을 그대로 두지 않고 계속 굴리는 스타일이죠.

 

투자 성향을 제외하면 우린 꽤 잘 맞는 편입니다.

대화 패턴이나, 화내는 방식 같은게, 서로 대립되지 않는 편이어서 서로 편안해요.

 

다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면 남친의 집안 문제와, 서로 다른 투자 성향이네요.

 

집안 문제는.. 일단 오늘 제 고민은 아니니 제껴두고요.

 

투자성향이 다른 문제는..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고.. 서로 결혼한 것도 아닌 이상

돈 쓰는 것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는거, 솔직히 그럴 자격이 없다고 싶어 간섭 안했어요.

본격적으로 결혼 이야기가 나온것도 아니니까 더더욱.

 

 

아.. 근데 오늘 사고를 제대로 쳤네요..

 

선물옵션..ELW라고 하던가요?

그거 저도 한번 해봤는데 (3만원가지고) 이건 뭐.. 3만원 없어지는거 순식간이더군요.

간떨려서 못하겠던 터라 금방 때려치웠는데요.

 

남친이 이걸 가지고 곧잘 해요.

벌써 몇년간 해 와서.. 나름 노하우도 있는 느낌이예요.

제가 해보니까 확률이 거의 반반이던데, 남친은 이걸 가지고 잘도 하루에 얼마씩 계속 따더라고요.

공부 하면서, 아침에 잠깐, 오후에 잠깐씩 해서 용돈벌이식으로 돈을 벌어요.

 

근데 이게 보니까, 딸때는 꾸준히 잘 따는데

잃을땐 완전 크게 잃어요.

잃고나면 그걸 복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져서 돈을 더 밀어넣고

잘되면 좋지만 안되면 더 크게 잃게 되는거죠.

 

 

오늘말이죠,

아침에 그런식으로 후달려서 돈을 많이 넣었다가, 많이 잃었나봐요.

그래서 아버님께 돈을... 무려 2천이나 빌려서... 밀어넣고...

지돈이랑 아버님 돈이랑 같이 갖고 하다가..반토막을 내서... 무려 1200만원을 허공에 날렸네요.

....ㅎㅎ...제 반년치 연봉이죠.

 

 

에휴....

 

 

이런 비슷한 일이 올해 2월에도 있었어요.

그땐 심지어 지돈에, 아버지 돈에 카드론까지 받아서 밀어넣었는데,....

아시죠? 반토막으로 1200만원이 날 수 있다는건 반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한번에 2700만원을 따내고는 지도 식겁해서 한동안 그만뒀어요.

 

그리고, 과하지않게 조금씩 해보겠다며 시작했다가 한달만에 또 이 사고를 쳤네요..

 

다시 시작하면서 그게 영 좋아보이지는 않던 터라 몇번 갈등이 있었고,

그러면 제가 그 방법에 대해 모르니 만큼, 결과가 나오면 그걸 보고 이야기 하자 라고 결론을 내서

3개월 동안 수익률, 투자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따위를 기록해서 계속할지 말지 여부를 이야기 하되

절대로, 절대로, 카드론 따위 다시 받으면 얼굴 안보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솔직히 제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자산의 일부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게 좋다는 건 상식 수준에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씩 하겠다는거, 말리지 않았죠.

제가 직접하는건 아니지만 남친 하는거 결과를 보면, 승률이 보이잖아요?

그게 결코 낮지는 않았거든요.

 

엄마들이 자기 자식만은 다른 애들과 다르다고 믿는거마냥..

저도 그랬나봐요.

남들 주식 다 실패해도, 남친은 왠지 잘할거라고 믿었죠.. 그래서 하고싶다면 하라고 했어요.

...그 때 말릴껄..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그 방식을 선호하지 않아요.

말했다시피 전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이고, 이자가 낮더라도 그냥 적금을 드는게

제 방식이예요.

 

그렇다보니, 남친이 하다가 "오늘 얼마얼마 해서 얼마 땄는데 그만할까? 계속할까?"하며

물어보면, 전 대부분의 경우 "그만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아침에 돈 잃고 후달렸다고 했죠.

돈 빌려서 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제가 그만 하라고 할걸 알기에

말을 안하고, 아버님께 돈 빌려서.. ... 휴....... 네, 그랬대요.

 

본인도 다 저지르고나서 정신차리니까 죄책감이 들었나봐요.

전화로 풀이 팍 죽어서 전화가 왔더군요.

굉장히 기가 죽어서는 (당연히 제가 노발대발 할 거라고 생각했을테니까요)

이야기하면 지랑 결혼 안한다고 할것 같다며 시무룩해져서는

이러저러 해서, 돈 빌려서, 반토막 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제 관점으로 이야기 하면요.

 

일단,

지난 2월에 카드론 끌어당겨다가 2700만원 이득냈을 때보다는 양호한 상황이예요.

(제 눈에는 이득이나 손해나 별반 다를바 없습니다.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니까)

카드론도 안했고, 적금 넣어둔걸 깨면 아버님 돈도 무난히 갚을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집담보 대출한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돈 1200만원..

큰 돈이긴 하지만 없다고 죽을만한 돈도 아니죠.

제 기준으로 6개월 동안 모으면 만들수 있는 돈이예요.

 

솔직히, 전보다는 화도 덜 나더군요. 그땐 얘가 그럴 줄은 상상도 못했던데 반해

이번엔, 다시 그러나 두고 보겠다..라고 하고 이렇게 된거라서

충격이 적어서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뭐....남친은 굉장히 미안해 하고 있고요.

 

에, 횡설수설하고 있는데, 솔직히 돈 잃은건 그다지 화 나지 않는데

돈 빌려서 하지 않기로 약속해놓고 그걸 깼다는게 속상하고 화가 나네요. 실망스럽구... 

그런 상태예요.

 

 

 

 

 

 

 

결론적으로는 아버님 돈을 갚고 나면 다신 안할겁니다.

 

제가 못하게 할거고요,

제대로 데여서 자기혐오에 빠진 상황이고,

원래 얘가 끊는건 쉽게 합니다. 담배든, 탄산음료든, 게임이든.

저는 못 그래서 애초에 시작을 안하는데, 얜 해보고 그만두는 쪽이예요.

 

갚고 나면 선물 옵션 따윈 아예 손을 못대게 하려 합니다.

원래는 돈에 제한을 둬서 50만원이나 100만원만 가지고 용돈 벌이 겸, 재미 겸, 경제 공부 겸

하라고 했었는데, 그게 안된다는걸 알았으니 그만둬야 하죠.

 

어쨌건 그 부분은 확실해요. 그만둘거라는거.

 

일반적이라면 그게 제일 못믿을 부분이라는 걸 아는데요,

바보같이 보일지는 몰라도 이 부분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남친 스스로 그만둘꺼고, 더이상 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이건 확신 해요.

 

 

 

근데 이 잃은 1200만원 부분이 문제예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지금 심정으로는, 그냥 지금 딱 그만두게 하고, 벌어서 갚게 하고 싶은데요..

얜 지금 학생이고, 프리랜서로 돈을 조금씩 벌고는 있지만 자기 집도 있고 이래저래 들어가는 데가

많아서 생활비밖엔 되지 않죠. 

 

남은걸 굴려서 갚는게 맞는걸까요?

바보 같이 보실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통계로 보면 침착하게 잘만 하면

한달정도면 굴려서 갚을 수 있긴 해요.

.....물론 한번 더 반토막이 나버릴 수도 있지만요.

 

아버님은 너무 많이 잃었으니 바로는 그만두지 말고 좀더 굴려서 조금이라도 복구 하고나서

그만두라 라고 말씀하셨대요.

 

 

참고로, 아버님이 결코 돈 좀 있으신...그런 분은 아니고요.

 

 

 

---------------- 간추림 ---------------------

1. 남자친구가 주식 선물 옵션을 하다가 1200만원을 날림.

2. 아버님께 2000만원을 빌려서 한 상태

3. 향후 더는 선물 옵션 안할 것임

4. 근데 그 1200만원을 어떻게 갚을 것인가?

     - 선물 옵션 (이라고 쓰고 도박이라 읽는다.) 을 좀더 해서 갚을 것인가?

     - ......내년에 취직해서 갚거나, 적금을 깨서 갚을 것인가.

 

 

 

 

 

 

에혀,,

 

사람 볼때, 절대 못고친다는 것들 있잖아요?

바람기, 사람 때리는거, 도박,... 한 7가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주식이라지요.

이 일을 계기로 완전히 끊는다면 오히려 호재라고 생각하면서도...

(끊을거라고 믿으면서도)

 

참.. 심란하네요.

솔직히 동생이 이런 사람 만나고 있다고 하면,  다른 점이 아무리 좋아도 뜯어 말릴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제 인연이니 보듬고 다듬고 하려 하면서도... 에휴..

 

정말 부탁인데, 악플은 그만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