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은 그렇게 당하고 있는것이 아닙니다.

지디매니아2010.12.26
조회412

 

 

 

 

 

 

 

안녕하세요?

 

처음 톡을 쓰는데 이상하게 긴장이 되네요.ㅎㅎ

제 소개를 먼저하자면 전 포항 해경에서 군복무를 하고있는 전투경찰순경(일명 전경)입니다.

 

 

 

저무는 한해를 보내며 2010년을 뒤돌아봤는데

지난 1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그중에서도 제가 해경에 몸담으면서 그와 관련된 이슈를 꼽자면 아무래도 천안함사건, 연평도사건, 그리고 제일 최근에 일어난 중국어선과 경비함정 충돌사건입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아온 사건들이기도 하지만 국가 안보와 외교적 문제가 긴밀히 연결된 아주 예민한 사건들인데요.

 

외박을 나와서 인터넷 뉴스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있자면

 

뭐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아직도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 사정을 너무 모르고 쉽게 말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안보의식뿐만 아니라 외교적 상황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천안함침몰사건도

 

군관계자들에게 거짓말하지마라.. 진실을 밝혀라 등등.. 이것들 말고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까지 섞어가며 비난을 했었죠.

 

물론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가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정보는 밝히지 않는것도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국가안보는 밝히면 밝히지 않을수록 국방은 더 강해지는 법인데 궁금한것 이것저것 보자고 하니 국내에 상주해 있는 간첩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가만히 있어도 정보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꼴이니까요.

 

조금은 답답해도 우리군을 믿고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만 알아야 하는게 국가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천안함 내부를 밝혀라는 주장에서는 한숨만 터져나왔습니다.

말안해도 아시겠지만 한 나라의 군함내부를 밝히는 일은 당국엔 정말 위험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최근 중국어선 충돌,침몰사고에선

많은 분들이 단속이 너무 약하지않나.. 선원들을 너무 쉽게 풀어주지 않았나...

등등

 

해경의 나약함에 대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실상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최근에 저희 해양경찰청장님께서 해경직원분들을 위해 쓴 글의 일부를 올려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그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청장 斷想(15) 회임의 계절 中..

 

 

.....

지난주는 우리 軍의 연평도 사격훈련과 불법조업의심 중국어선 단속과정에서 일어난 어선 충돌,침몰사고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도 긴박하게 보낸 한주였습니다.

특히, 우리 경비함정과 중국어선이 충돌해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서 사후조치와 외교적 해법을 찾아가느라 많은 직원들이 고생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군산해경서가 제일 고생 많았고, 본청 경비안전국, 국제협력관실, 대변인실 등에서도 매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수습에 동분서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노고를 치하합니다.

다친 직원들도 빨리 쾌차하기를 기원합니다.

자칫 한,중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뻔했습니다만 3010함의 채증이 완벽했고 모든 객관적 자료가 진상을 명백히 밝혀주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민들께서 해경의 존재감과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확실히 인식하게된 것은 망외(望外)의 소득이지만, 일각에서 '우리 해경이 이렇게 나약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단속장비와 단속기법 등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로 구성될 T/F가 조속히 그 해법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해경의 날 장관님을 모시고 인천해경서 전용부두에 정박중인 3005함을 찾았습니다.

털 달린 두툼한 겨울 점퍼를 입었음에도 바닷바람은 무척이나 차더군요.

'높은사람'온다고 예장차림에 장시간 벌벌 떨었을 우리직원들에게 정말 미안했습니다.

부두에만 나와도 이렇게 추운데 망망대해는 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되지 않더군요.

체감온도가 육지의 서너배는 내려갈 것입니다.

 

그 뼛속까지 시리는 혹한 속에 무엇이든지 손만 닿았다하면 쩍쩍 달라붙는 갑판위에서 단정을 내리고, 거센 파도와 바람에 정면으로 맞서며(고속으로 달리니 마주 느끼는 바람의 차가움은 또 몇 배 늘어날 것입니다.),삽과 쇠파이프로 무장한 중국선원들을 제압하고 나포해야하는 우리 함정직원들, 특공대원들의 고통은 필설로는 다 형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총은 뒀다 뭐하느냐, 총을 쏴서 제압해야지 맞고만 있느냐"

고 하시지만,잔잔해도 1.5m를 넘나드는 파도위에서 자기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데 총을 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또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모르기에 하는 말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동영상이 매서운 칼바람과 뼈을 에이는 추위와 파도의 무서움, 그리고 그 속에서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우리 해경 직원들의 고통까지 다 보여주지는 못하니까 알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의 숙명입니다.

 

 

 

이번주는 2010년의 마지막 주입니다.

지난 한 해 여러분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좋은 꿈 꾸시기 바랍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이번주는 희망과 기대를 가슴에 품는 회임의 시간으로 삼아보는것이 어떨까요? 새 봄에 태어날 아름다운 새 생명, 행복으로 가득 찬 새로운 삶을 그리면서.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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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이 글이 많이 추천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