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황혼

망초200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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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황혼

새우마냥 허리 오그리고

누엿누엿 저무는 황혼을

언덕 너머 딸네 집에 가듯이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구비구비 등 굽은

근심의 언덕 너머

골골이 뻗히는 시름의  잔주름 뿐

저승갈  노자도 내게는 없느니

 

소태 같이 쓴 가문 날들을

역구 풀 밑 대어 오던

내 사랑의  보 또랑물

인제는  제대로 흘러라 내버려 두고

 

으시시히 깔리는 머언 산 그리매

홑이불 처럼  말아서 덮고

엣비슥히 비기어 누워

나도 인제는  잠이나 잘까.

 

              미당   -서정주-

 

      맘대로만 된다면    "나도  인제는  잠이나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