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의 심각성,,많은 분들이 보시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장의 딸2011.01.03
조회122

지금부터 한 목장의 구제역이 걸리고 매몰하는데까지의

이야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구제역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저희 지인분의 이야기입니다..)

 

12월14일

 

양주 남면에서 의심신고

저희집에서 1.4Km

 

12월 15일

 

의심신고 양성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심장이 멎이는 줄 알았다.

손이 떨리고 생각도 멎이고 완전히 공황상태

 

12월 16일

 

돼지는 3Km 매몰처리 하는데

아직 초기이고 반경내 가축들이 너무 많아 500m로 결정

일단 한숨을 돌리고 방역에 온힘을 다해 매달린다.

막내아들이 축협에 다녀 집에도 못오게 하고 할머니댁으로 거처를 옮겼다.

큰아들도 집에도 못가게 하고 목장에서 상주하기로 했다.

 

12월19일

 

이번엔 은현면 도하리에서 의심축 신고

저희집은 반경 800m

정말 피말리는 게 이런거구나 다시 한번 실감한다.

다시 반경 500m에 매몰처리

개울을 끼고 건너편에는 일단 보류

다시한번 이를 악물고 소독에 최선을 다하고 뚝방길 막아버렸음.

 

12월 23일

 

돼지 의심신고

반경 514m

또한번 심장이 멎어지는 아픔을 달래며 소독에 총력을 다해 버텨봄

너희들은 내가 지켜준다며 소들에게 속삭여 본다.

 

12월 26일

이번엔 반경 150m에서 한우 의심신고

위험지역인 최초 3Km내에 들어 있어 나온 집만 매몰처리 한다고 함.

또 한번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소독에 젖먹던 힘까지 다해 매달려 봄.

 

12월 27일

어제 의심신고된 한우 매몰처리 현장이 목격됨.

온몸이 떨려 한발짝을 뗄 수 없어 한참을 넋나간 사람처럼 서 있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려

아이들을 불러 소독하는 수 밖에 없으니 소독하자고 아이들을 달래 또 소독.

백신을 왜 놔달라고 애절하게 수의사에게 건의 했음.

 

12월 28일

드디어 구제역이란 몹쓸 놈이..........

아침에 우유가 평소에 반으로 줄어서 유방염인가 확인하니 아니고

체했나 싶어 귀를 만져보니 차갑다.

아! 체했구나 싶어 주사를 놔주자 생각하고

임신한 소 두마리가 분만에 임박해 이것저것 준비해 놓고 보니 한마리가 분만을 했다.

그렇게도 바라는 암소였다.

우리 딸 하는 말이 OO목장 희망이라고 희망이라 이름지어 주었다.

초유 짜먹이고 왔다갔다 하는데 또 한마리가 발목을 내보이며 힘을 준다. 또 암소였다.

이번에는 우리딸이 대원목장의 행복이라며 행복이라 이름을 달아 주었다.

다 마치고 나니 1시25분.

일단 아침을 먹고 주사하자고 아침을 먹었다.

나가서 이것저것 하고 3시에 아들을 불러 너는 소독하고 난 주사를 놓을테니

아까 아픈 것 같던 소를 데려와 묶으라고 했다.

헌데 이 소가 이상하게 거품침을 흘리고 있는거다.

아차 싶어 유두를 보니 물집이 좌뒤,우뒤 젖꼭지에 보이는 게 아닌가.

가슴이,아니 심장이 뛰기 시작하더니 그냥 주저앉아 버렸다.

딸보고 구제역 증상에 대해 다시한번 인터넷에 찿아보라고 전화를 해놓고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려 정신을 차리란말야' 라고 되새기며 있었다.

딸아이가 황급히 달려오더니 울면서 구제역이 맞는것 같다고

다시한번 젖꼭지를 보니 물집이 다다닥 붙어있고

아들이 입을 보더니 뻘건 것들이 몇개 있단다.

일단 진료수의사에게 연락을 하니 안받는다.

지역 수의사에게 전화를 해 이런증상이 있다하니 전형적인 구제역증상이란다..

그러면서 신고한다고....

아까와는 다르게 의외로 담담해졌다.

그래서 아는 지인들께 소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저녁 6시 반경

위생시험소 수의사가 시료를 채취해 가며 예후가 안 좋은것 같고

내일 오전중에 결과는 나온다며 돌아간다.

만약에 만약에... 음성이 나오면 매몰처리 안한다고 하면서........

이젠 기도드릴 힘조차 없어졌는지 기도도 안되었다.

아이들이 있으니 내가 중심을 잡아야지 않겠냐며 재차 다짐을 해본다.

울먹이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음성이면 매몰처리 하지 않는데잖아 하고 위로하며 밖에 나가

한바탕 실컷 울고 있으니 딸아이가

'엄마~~ 엄마~~ 우린 엄마만 있으면 돼요' 하며 왈칵 나를 끌어 앉는다.

둘이 한참을 부둥켜 안고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달래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헛 살지는 않았나 싶다 여기저기서 위로의 전화가 .....

 '이보다 더 어려운 것도 견뎌냈는데 이것쯤이야 이겨내라 이겨내 이겨내자 이겨내 이겨내야지!'

하고 수도 없이 외쳐보고 또 외쳐본다.

내일은 모든 소들을 제일 맛있는 풀과 사료들을 배불리 먹도록 줘야겠다.

그동안 안달하며 주지 못했던 풀들을.....

 

드디어 매몰처리 하는 날..

그래도 옆집에게  구제역 전파를 막아보려 또 눈을 뜨자마자 아침부터 소독을 하였다.

하얀눈이 우리의 슬픔을 모두 덮어버리려 내렸나보다

구제역이란 바이러스를 꽉 눌러버려 꼼짝 못하게 해라

라고 잠시 기도를 해본다

 

'엄마! 껌껌한데 뭐 보여?엄마 조금 있다가 해' 라며 엄마가 어떻게 될까봐

엄마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우리딸!

 

7시40분

들어와 청심원을 한병 마시며 오늘을 잘 견뎌야지 견뎌내야 한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한다.

그래도 세상구경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임신한 소 한마리가 또 송아지를 낳았다.

우리딸.. 울면서 너는 이름도 없다라고 속삭인다...

엄마젖이라도 실컷 먹고 가라고 우유병 두개를 준비해 초유를 짜냈다.

 

8시 10분

도 위생시험소 수의사 한분이 오셨다.

여태까지 참아왔던, 울지말자고, 울면 추하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축협에 등록되어 있는 자료들을 달라고

자료를 내밀고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어떻게 전파된 걸까요? 저희는 돼지하는 분들이랑은 왕래도 없없고 한우 하시는 분이랑도 마찬가지고..'

라고 물어보자

'200미터 한우랑 같은 날 공기 전파같습니다

한우는 좀 더 빠르고 젖소는 그보다 조금 증상이 늦게 나타납니다' 라며 대답해주었다..

 

9시

시청 과장님께서 오시더니 어제 구덩이 판것은 민원 때문에 안되니 

우사 옆으로 다시 파야한단다고 말하셨다.

다시 목장을 하게되면 그걸 어떻게 보느냐고 100미터 떨어진 밭에 팠었는데

우리 생각만 했다고 파시라고 해놓고는 들어가라 해서 들어왔다.

잠시뒤 우사로 몇사람들이 투입된다.

아마도 안락사 시키는 모양이다.

우리딸 태어나지나 말지 잘 일어나지도 못하는 그 어린것을 어떻게 주사를 맞혀 죽이냐며 대성통곡이다.

엄마랑 같이 죽는데 그래도 괜찮지 않냐며 딸을 설득해 놓고 같이 한참을 울고 또 울고 또울고...

나가서 어떻게 된건지 한번 봐야되지 않겠냐며 나가려니 딸이 어딜가냐며 붙잡는다.

 

조금뒤 포크레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멀리서 환청으로 들리던 그소리가..

어떻게 어떻하냐며 딸과 나는 앉아 있을수도 서 있을수도..

어떻게 되는거냐고 아들한테 전화하니

'엄마 나오지 마 동생도 못 나오게 해'

마음 단단히 먹고 꿋꿋하게 입 꾸욱 다물고 다니더니 드디어 울음이 터진 모양이다..

울지말고 남자답게 사나이답게 견디라며 위로해주었다.

 

울지말자고 아이들을 중심을 잡아줘야 되지 않겠냐며 또 이를 악물어 본다.

2시가 넘어서야 착유소와 건유소 분만할소 초임우들이 끝나고 육성우들 시작하느라

집주의에서 또 포크레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우리딸.. 그래도 송아지들은 봐야한다고 나가봐야 한다며 옷을 주어입는다.

안돼,송아지들이 엄마보다 중요하냐며 야단아닌 야단을 치며 주저 앉힌다

엄마~ 딸이 덮석 안기며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엄마 무슨일 있으면 안돼 안돼 하며 울부짓는다

엄마 ~ 물먹어  아냐 우리 청심원 하나씩 더 먹자 그리고 견디는거야 견뎌내야돼 알았지?

오빠는 밖에서도 견디는데 우린 집안에서..

손을 꼬옥 잡고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우리소들 좋은곳으로 가 좋은소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태어나라고

 

4시30분

이번엔 톤벡으로된 석회석을 길가에 우사에 뿌리는 포크레인이 보인다.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축산과장님께서 걱정돼 전화를 하는거라며

신경이 예민한 아이들이 있으니 아이들 앞에서 울지 말고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며..

아차 싶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감싸기는커녕...

맞다 맞어

20대 청춘을 다바친 우리딸!

아버지 유업이라며 자기가 지킨다고 졸업하자마자 들어온 아들!

다시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바짝차려 아이들을 지켜내야겠지 않냐며 다짐에 다짐을 한다.

 

5시 30분

일차 매몰작업이 끝났다.

우사를 올라가 보니 그렇게 좁게만 보였던게 왜 그렇게 커 보이던지....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같이 북어와 막걸리를 들고 우리소들 산소로 향했다.

부디 좋은곳으로 가 좋은소로 태어나라고..

구제역이란 놈을 너희들이 다 잡아가 나머지 분들을 이공포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게 해달라고.....

 

6시10분

집으로 들어왔는데

송아지들이 우유달라고 맹~~맹~~환청이 들리고

우공들이 젖짜달라고 음메~ 음메~~소리지르는것 같고

우리 아이들 또한번 애써 참으면서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제는 모든것 다  잊어버리고 

조근 쉬었다 하려고 이웃집으로 잠시 보냈다고 생각하자고 아이들과 다짐에 또 다짐을 해본다.......... 

 

매몰 후 3일째 되는 날..

일어나면 습관처럼 우사를 들러 소들이 매몰된 곳을 들르게 된다.

이게 웬일인가 벌써 침전물이 두군데에서 나오고 있다

순간 소들이 숨을  쉬느라 구멍을 뚫었구나라는 생각만 들뿐 역겨운 냄새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포크레인 아저씨가 하는 말씀

이제 여기저기서 나오니까 그때마다 톱밥으로 덮으란다.

왜 완전하게 처리를 못하는 걸까?

이런식은 아니다.

비닐은 왜 깔았는지? 소용없는 짓이다.

발톱에 바닥비닐은 다 짲어지고 덮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렇게 새어나오는데

밀봉이 어려우면 차라리 그냥 비닐 깔지 말지 아무 소용이 없는데 보이기 위한 비닐깔긴가?

 

지금 전국의 우제류들이 얼마나 많이 매몰되고 있는가

우리집도 이런데 구제역 걸린 곳마다 다 똑같지 않나 말이다.

지하수가 어떻게 되느냐 말이다.

환경오염 때문에 소각이 안된다 하니 지하수 오염은 문제되지 않냐 말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오늘은 우리목장 송아지들이 입던 조끼와 우유병들

소들 밥주던 바가지와 약품과 그외의 것들을 딸과 같이 태웠다.

아들은 매몰전 소들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더니 병이 나서 병원에 가는 바람에

목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왔다갔다 하면 옆집에 안되니 오지말고 집에서도 꼼짝하지 말고 있으라고

구제역이 걸린집이니 남은집을 위해 조심조심해야 된다고

우리 또한 3주는 움직이지 말고 소독을 열심히 하자고 딸과 이야길 했다.

막내아들 또한 3주는 집에 오지말라고

살아남은 집을 위해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소각을 하고 석회석을 뿌려대다 보니

벌써 5시

 

포크레인 아저씨가 가실 준비를 한다.

우리딸 소독기를 가져와 포크레인 구석구석을 차 구석구석을 뿌려댄다.

아저씨가 바퀴가 얼어 미끄러진다고 조금만 뿌리라고 했는데

안되요 아저씨 저희로 인해 구제역 걸리는 집이 나오면 안되잖아요

죄송하지만 흠뻑 부려야 되요, 해가며 뿌려댄다.

 

포크레인이 떠나고 살아있는 거라곤 강아지뿐이니 개 밥주고

우리소들 산소를 다시한번 들러  내일까지 잘 있으라며 헤어졌다.

 

(이야기의 원본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양주 처리할곳이 17집, 파주는 50집....

 

/이렇게 구제역으로 인해 자신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소들을 묻는 집이 많습니다.

그저 TV 뉴스에서 나오는 것보다는 더 심각합니다.

목장을 운영하시지 않는 분들은 그저 '아, 요즘 구제역이라는 병이 나돌고 있구나..'라는

생각만 들것입니다. 별로 심각성을 느끼시지 못하는 거죠,, 당연할 겁니다. 자신들과는 무관한

이야기이니까요..

저희집도 지금 매우 위험합니다. 일단 백신접종을 하긴 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고 구제역이 그만큼

위험하고 무섭기 때문입니다.

저희 지역 주위에는 많은 목장이 구제역이 걸려 매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지역에는 방역초소가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군청,시청에 전화하고 방역본부에 전화해봐도

그들이 하는 말은 그저 예산이 없고 인력이 없으며 지자체에 전화하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집주변을 소독하는 일 뿐입니다.

국가에서는 구제역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해주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허황된 말뿐이었습니다.

방역초소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구제역이 퍼졌을까요?

초기에 방심하지 말고 철저히 방역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퍼지지 않았을 겁니다.

여태껏 이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 구제역의 심각성을 알아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