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과 바둑부와 선배 - 1 -

쭈구리2011.01.05
조회927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공부중인 학생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남자 친구하구는 2년 가까이 되가는데....ㅋㅋㅋ 저두 연애담 한 번 써보구 싶어서....

잘 부탁 해요... ^^

 

 

 

 

 

 


누구나가 20대에는 사랑도 빠지고, 또 고백 받은 경험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함.

 

나는 20대 초반을 일본에서 보내게 되었고, 또 지금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음.

 


지금의 내 남자친구는 일본 사람임. 남자친구는 같은 학교에 써클 선배였음. ^^

 

여러분, 혹시 제가 무슨 써클이였는지 아십네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에다가도 써놓았지만... ㅋㅋㅋ ㅠ

가끔 내가 이 써클에 들어 있다 하면, 다들 놀려뎀. 무슨 아저씨, 할배도 아니구...ㅋㅋㅋ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바둑부에 들었음...ㅠ

 

지금도 바둑을 무시하는 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여러분 바둑은 치밀하고 전략적이고, 엄청난 두뇌 싸움입니다. ㅠ

특히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바둑 실력은 엄청남. 이세돌, 이창호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톱 기사들임...

 

일본은 바둑으로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못 이길 거임...

 

 괜히 고스트 바둑왕 마지막 권에서 한국 쥬니어들이 우승하는 게 아님...ㅋㅋ

 

 

 

 

 

 

어찌 돼었든, 나는 무슨 마가 끼었는지... 들어가고 싶었던 밴드 써클도 포기하고,

 

바둑부에 들어가게 되었음...

 

그냥 바둑이 너무 배우고 싶었음.

 

평소에 장기나, 체스 두는 것도 좋아하는 나였기에...

 

대학 들어가서 조용히 취미로 배워도 괜찮다고 생각했음.

 

 

 

 

 

 

솔직히 바둑부에 나도 처음에는 편견???ㅋㅋㅋ 같은게 있어서....ㅋㅋㅋㅋ

 

왠지, 바둑 두는 애들은 다 수학 잘 할 것 같고, 다 안경 쓰고 있을 것 같고...ㅋㅋㅋ

 

괜히 오타쿠 같은 삘이 날 것 같다고 해야 하나...ㅋㅋㅋ


아무튼 쪼금은 걱정이였음.

 

 

 

 

 


처음 들어간 바둑부는 굉장히 음침했음.

 

부실도 써클 회관에 가장 끝자리 구석진데 존재했음.

 

들어가 보니 부원이 남자만 4명인가 있었나? 그랬는데, 다들 내가 와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임...ㅋㅋㅋ 나 뻘쭘하게.

 

 

특히, 덩치큰 빡빡 머리의 선배는 나를 유난히 째려봐 주셨었음.ㅋㅋㅋ

 


5초 정도를 뻘쭘하게 서 있다가, 내가 신... 신입부원인데요.. 라고 쪼금 떨며 말하자,

그때서야, 책을 읽고 있던 남자 선배가 아는 척을 해줬음.

 

 

"어... 안녕, 바둑은 둔 적 있어? 신입생 환영회 에서는 못 본 얼굴인데."

 

"바둑은 처음이구요. 신입생 환영회 때는 사정이 있어서 학교를 못 나왔어서..."

 

"어쨌든 지저분하지만 앉아.. 바둑 가르쳐 줄게"

 

그는 근육과는 다르게 의외로 매우 호의적이였음.

이 선배의 이름은 하세가와 임. 몸 단련하는 걸 엄청 좋아함.

 

 

 

 


"어쨌든 여차저차 해서 여차저차 하면 돼."

 

"이렇게 두는 건가요...??"

 

"어!! 한 번 가르쳐 줬는데도. 잘하네.. 꽤 센스 있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보드게임이라면 환장을 하고 달려 들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 보다는 꽤 하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음.ㅋㅋㅋ
 

 

 


"그러고 보니, 이름이 뭐야??"

 

"아... 저는 한국에서 왔구요. 이름은 쭈구리예요."

 

"진짜...?? 그럼 유학생??? 일본어 잘해서, 전혀 눈치 못 챘어..."

 

"감사합니다..."

 

"한국은 바둑 정말 강하잖아... 쭈구리도 강해 질 수 있을 거야... "

 

"네, 많이 가르쳐 주세요... "

 

 

 

 

 


그때의 하세가와는 정말 다정하고, 칭찬을 잘해주었음. 지금 이 색히는 정말 썅놈임... ^^

 

나 일본말 잘한다고???ㅋㅋㅋㅋ 지금은 너 왤케 발음 구리냐고, 맨날 놀려데는 색히임...ㅋㅋㅋㅋㅋㅋ

 

지금 말하지만, 하세가와는 꽤 귀염귀염 하게 생겼음.

 

그런데 그는 몸 단련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팔 근육이 무슨 원피스에 루피가 맨날 먹는 고기 같음...ㅋㅋㅋㅋ

 

뚱뚱하다는게 아니라... 그냥 다 근육임...ㅋㅋㅋㅋ

가슴도 근육, 다리도 근육, 손가락도 근육...ㅋㅋㅋㅋㅋ 바둑돌이 부숴지는 건 아닐까 하고도 생각했음.

 

 

 

 

 

 

 

아무튼 인생 첫 대국을 끝내고, 이것저것 2학년 생의 하세가와선배 한테서 바둑을 배워갔음...

 

그때도 다른 세명은 나한테 말을 전혀 걸지 않았음.


왠지 분위기가 서먹하고, 또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이것들이 나를 무시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음.


오늘 이런 상태로 돌아가면, 그냥 바둑부는 가입하지 말아야 겠다라고 생각했음.

 

 

그때 누가 부실문을 두드리는 거임.

"안녕"

"안녕하세요"

 

 

 

 

 

 

 

그때 들어온 그가 지금의 내 남자친구임.

그는 키가 크고 (크다고 해도 다른 일본놈들에 비해 큰 거임, 한국 애들이랑 비교하면 쨉도 안됨.ㅋㅋㅋ)

 

목이 무슨 짐승만큼 길었음.

 

처음 그를 본 순간 인상에 남는 건 긴 목과, 큰 귀밖에 없었음.ㅋㅋㅋㅋ

 

"처음 보는 사람이네???"

 

"오늘 처음 들어온 신입부원이예요. 한국에서 왔데요."

 

"안녕하세요. 쭈구리예요."

 

 


"안녕, 나는 4학년의 이토라고 해.^^"

 

 

 

과연 그는 4학년 이라는 대 선배의 포스가 있었음.

 

아까까지, 묵묵히, 바둑만 두고 있던 새끼들이, 벌떡 일어나서 인사까지 할 정도였으니까...ㅋㅋㅋ

 

 

 

 

 

 


"바둑은 한국에서 둔 적 있어???"

 

"아니요, 지금 막 룰 배운 참이예요."

 

"그래?? 그럼 나랑 한 번 둬 볼래??? 여러가지 가르쳐 줄 겸."

 

그것이 그와 나의 첫 대국이였음. 그 때의 이토 선배는 참 상냥 했음.

 

일부러, 내가 돌을 딸 수 있게 해준다거나, 올바른 수를 놓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거나...

 

지금은 썅놈임...^^

 

 

 

 

 

 


"응...응. 옳지. 그렇게 하면 흑이 많이 유리해 져. 꽤 센스 있네."

"감사합니다. ^^"

 

이토 선배는 이것저것 상냥하게 가르쳐 주었음.

 

무엇보다 가르치는게 하세가와 선배보다 굉장히 능숙했음.

 

아마 작년 까지 바둑부 부장을 해왔던 사람이라, 사람들한테 가르치는 기회가 많았을 거라 생각됨.

 

 

 

 


"바둑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그치?? 그니까 꼭 들어와줘... 바둑부는 여자애들도 많이 없어서, 쭈구리가 들어오면 다들 좋아할 거야... ^^"

 

그는 바둑 만큼이나 화술에도 능숙했음...

 

"바둑은 여러사람이랑 둬 보는게 좋아...

 

 모르는게 있으면 다른 선배들한테도 많이 물어봐. 다들 상냥하게 가르쳐 줄거야...^^"

 

 

 

 

 

 


왠지 모르게 그때의 이토 선배는 만화에서 나오는 안경 낀 엘리트 같은 분위기가 있었음.

 

4학년생의 전 부장이라는 칭호가 더욱 그렇게 빛내고 있는 것 같았음.

 

알고보니 이것이 이토 선배의 수법이였음.

 

 

 

 

그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음.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매우 깎듯함.

 

첫 상대에게만 깨끗하고 정결한 이미지를 보이는 지능적인 놈이였던 거임.


그런데 지금 이놈이 나한테 하는 짓은 이토 히로부미 같음. 에라이, 이 역적아...ㅋㅋㅋㅋㅋ

 

 

 

 

 

 

 

그렇게 이토 선배와의 대국을 끝내고, 나는 또 하세가와 선배랑 두기 시작했음.

 

이토 선배는 나머지 3명과 동시 대국을 두기 시작했음.

 

그니까 바둑판을 3개 깔고 이토 선배가 3명을 상대로 돌아가며 한 수 한 수 씩 두는 거임.

 

고스트 바둑왕 보신 분들은 아마 아실 거라 생각함. 토우야 아키라가 허접들이랑 두던 바둑.

 

 

 

 

 

 

 


3명다 실력이 제각각이라, 돌을 2개 깔고 두는 사람도, 5개 깔고 두는 사람도 있었음.

 

그래도 아무도 이토 선배에게 이기지 못했음.

 

바둑 룰 초보인 나도 누가 유리한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승패는 뚜렷하게 나타났음.

 

 

 

 

 

 

 


나는 3명을 상대로 한 수 한수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배의 얼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음.

 

바둑을 두는 선배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보였음.

 

왜 님들도 그런거 있지 않아요?? 수학 잘하는 남자 멋있어 보이는 거... ㅋㅋㅋㅋ

 

아무튼 그때의 나는 바둑을 너무 많이 둬서, 잠깐 미쳤었나 봄. ㅋㅋㅋㅋㅋ

 

 

 

 

 

 


이것이 남자친구와의 첫 만남이였음.

 

생각해보면, 이때는 선배랑 내가 사귀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음...

 

그리고 저 새끼는 악마였음. 첫 만남에서 보여준 인텔리젼트한 모습은 다 구라였음... ㅠㅠㅠㅠㅠㅠ

 

지금은 되게 영구 같음.

 

 

 


그냥 여기까지만 써볼게요... 기다려주시는 분이 있으면,

여러가지 얘기도 써보고 싶네요.

진짜로, 또라이 같구 ㅠ 재밌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어서, 여러가지 써보고 싶네요.

그럼 저는 지금부터 잡니다... ㅠ 새벽까지 바이트 했더니, 너무 졸리네요...

 

유학생은 고달파요...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