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50일.

-2011.01.06
조회9,199

 

 

헤어진지 이제 겨우 50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50일.

참 많이 울었어요. 처음으로 진심으로 뭐든 다 줄 수 있었던 첫사랑이니까.

 

자존심이 강한 나였는데 그 사람한테 몇번이고 매달렸어요.

9월달쯤 차였다가 매달려서 다시 사겼지만, 그 사람은 또다시 이별통보를 합니다.

 

 

예전엔 참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힘들어. 라는 말로..

이별은 오래전부터 예감했어요. 사실 계속 사귀고 있었다면 3주후가 300일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신년도, 그리고 300일도 모두 준비하고 있었는데, 헤어져버렸네요.

한동안 술에 찌들고, 매일같이 울며 지냈어요. 술마시고 전화하고, 매달리고,

그런데 그 사람 모두 잊었답니다. 자신은 마음 정리가 끝났고, 친구로 지내는게 편하다고.

 

 

친구요? 친구랑 몸도 섞나요? 몸도 마음도 다 줬는데, 어떻게 친구로 지낼 생각을 하는건지.

나는 그 사람만 봐도 아직 그 체온이며, 내게 속삭여준 말들 다 잊을 수가 없는데.

아직 내 주변엔 그 사람 흔적이 너무 많은데, 친구라뇨. 자긴 모두 잊었으니 친구라니.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어, 너와 함께하고 싶어, 상처받은 네 마음 치료해주고 싶어 라고 말하던 그는

내게 더 큰 상처만 남기고, 그리고 그 상처조차 잊을 수 없게 아픈 행복만 남기고 갔습니다.

매달릴땐 그렇게 매정하더니, 마음 정리한척 그를 위해 아무렇지 않은척 대하니,

그가 나에게 참 매정한 여자라고 합니다. 너한테 배웠어. 라는 말과 함께 웃었습니다.

그래그래, 누구보다 나쁜 여자로 기억되도 상관없습니다. 나 또한 그 사람을 많이 상처입혔으니.

 

 

믿음도 신뢰도, 뜨겁던 마음도, 열정도 모두 식어버렸지만,

아직은, 아직은 사랑하나봅니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 있지만, 싸늘하게 그를 대하지만,

나는 아직 그를 사랑하나봅니다. 그 사람은 나 같은거 이미 안중에도 없겠지만,

다른 여자들이랑 희희덕 대느라 나 같은거 생각나지도 않겠지만.

 

 

그 사람과 사귀는 내내 행복한 만큼 너무 아팠습니다. 매일 같이 혼자 울며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행복해서 아팠어요. 상처를 많이 받고 자라서, 그의 작은 변화나 언행에도 나는 울었습니다.

내 과거며, 상처며, 들춰내기만해도 아팠던 일들 모두 말해줬는데도 그는 내게 같은 상처를 입힙니다.

그래도 괜찮았어요. 나를 상처주는 사람이지만, 상처주는 그 사람이라도 없으면 난 정말 죽을것 같았으니.

 

그 사람 때문에 병원다니면서 그만뒀던 자해도 다시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내 몸엔 지워지지 않을 흔적이 남았습니다. 그 사람은 내 흉터들을 보며 미안하다고,

앞으론 그럴 일 없게 자기가 잘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헤어지고 나는 다시 칼을 듭니다.

아마도 평생동안 그 흔적을 보며 그 사람을 생각하겠지요, 그것은 시간이 지나 그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첫사랑의 아릿하고 아픈 추억으로.

 

 

이젠 그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만 미친듯이 사랑하는 사람 말고, 나를 미친듯이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깨지기 쉬운 유리조각같은 여자니까, 더이상 깨져서 날카롭게 변하지 않도록,

때론 내 날카로운 모서리가 자신을 갈기갈기 찢더라도 사랑이라는 마음 하나로 모두 이해해줄 그런사람.

 

 

하지만 상처를 많이 받은 마음은 이미 닫혀버렸네요.

어쩐지 다시는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나는 또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서 먼저 상처를 내곤 도망가버리겠지요.

그의 말대로 나는 고양이 같은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경계하고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많이 사랑했습니다. 아니, 나는 아직도 분명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쉽게 저버릴만큼 그렇게 가벼운 마음이 아니었으니까.

당신한테 나는 그저그런 당신만 바라보고있는 재미없는 여자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저 당신의 욕구와 외로움을 채워줄 여자였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거짓말들을 알면서도 모른척 했어요. 옛 애인의 거짓말도 나는 모른척 했었지요.

당신에게도 말해줬잖아요, 그 사람 이야기는. 물론 그 사람은 지금와서 생각해도 사랑은 아니었지만.

 

 

'왜' 냐고 묻는것도 이제는 웃기겠지요.

당신은 참 말은 잘합니다. 더이상 나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서 떠난다고 정당화합니다.

당신은 나만큼이나 비겁하고 겁쟁이인게 분명하지요. 나는 이제서야 당신을 떠날 생각을 합니다.

헤어진지 50일, 그동안 단 한번도 빼지 못했던 당신과의 커플링. 당신은 이별을 고하자마자

바로 빼버렸던 그 커플링. 언제쯤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이제는, 이제는... 당신을 놓아보겠습니다.

 

 

떠납니다. 당신에게서도, 당신의 흔적이 너무 많아서 날 매일밤 울게했던 이 곳에서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때, 그때는 당신을 다시 만나도 나 정말 아무렇지 않게 웃어줄 수 있을까요?

그때가 되면 당신을 봐도, 당신 곁에 다른 사람이 서있어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더이상 없어도,

그래도 나 더이상 아프지않고 웃어줄 수 있을까요?

 

 

난 당신에게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말했지만, 당신은 뒤돌아보지 않겠지요.

난 항상 그 자리에 있어요. 당신이 나를 몇번이고 뿌리치고 가버렸던 그 자리에.

내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서 당신과의 마지막 연결고리인 반지가 사라지기 전까진

언제나 내 빈자리는 당신만을 위한 것입니다. 돌아오시려면 부디 너무 늦지않게 오세요.

당신이 정말 내가 남겨놓은 빈자리에, 당신만의 것이었던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더이상 상관하지 않는다면 미련도 없이 나를 온전히 잊은거라면, 그리고 나를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당신은 내게 그렇게 다정하게, 자꾸만 착각하게 말하면 안됩니다.

내가 당신에게 너무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이라고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나를 영영 당신 그늘에 묶어두지 마세요. 술마시고 울며 당신에게 전화한 날,

그날처럼 차라리 나를 상처입히세요. 너 자꾸 귀찮게 왜이래? 작작해라. 그 말 진심이었잖아 당신.

 

 

내가 아직 당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미끼로 가지고 노는것은 이제 그만하세요.

얼마나 더 나를 상처입혀야 당신이 만족하려는 건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상처입히기 싫어서 떠난다는, 마치 사랑하지만 날 위해 떠난다는 듯이 말한 당신은,

내가 없어도 참 행복해 보이네요. 옛 여자를 추억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젠 내가 상관할 수 없죠.

당신의 첫사랑, 그녀를 잊지 못했나요? 그래도 할 수 없죠. 하지만 그렇다면 이만 나는 놓아주세요.

 

 

당신의 이기심에 죽어가는 나 같은건 이미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게 된건가요.

아파도 힘들어도, 당신과 사랑하느라 친구들과도 다 멀어져서 나는 기댈곳도 의지할 곳도 없어요.

당신은 너무 많죠, 여자도 친구도 너무 많죠. 당신을 위로해주고 당신을 만나고싶어하는 사람들.

나는 아무도 없어요. 먼저 나를 찾아주고, 나를 불러주는 사람들이 없어요.

그러니, 나를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이제 그만하세요.

나는 아직도 종종 그런 당신 때문에 울 수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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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이렇게 많은 공감대를 얻고 실시간 톡에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시고, 스스로를 상처입히지말라고 충고도 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일일히 댓글 달았어요. 다들 너무 감사해서요.

이 곳에 글을 처음 올려보는건데,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으셔서 마음이 훈훈합니다.

 

같은 아픔을 가지신 분들, 이미 지나갔던, 지금 겪고 계시던, 모두 너무 아프고 힘들었던 시기였죠.

저도 지금 너무 힘들지만, 여러분들 댓글을 보면서 울고 공감하며 이젠 조금 괜찮아지고 있어요.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나면, 계속 이렇게 바쁘게 제 일만 하면서 살다보면,

그러면 이젠 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더이상 미련을 가지고 과거에 연연하며 살지 않으렵니다.

전 아직 젊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주저앉아 있기보다는 더 보람찬 일을 하렵니다.

실연당하신 모든 분들, 같이 이겨내보아요. 우린 그런 사람들에게 매달리고 무시당하기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아닙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로 돌아서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함을 표합니다.

 

 

2011.01.08. 새벽 1시 2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