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렉과 커피에 대한 단상(斷想)6

방랑객2011.01.06
조회10,176

-에필로그-

 

사랑의 이유야 정말 가지각색이겠지만... 제가 경험했기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비록 찰나의 시간이지만 평생 추억으로 간직하며

 

자신의 기억을 아끼는 분들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비웃을지 몰라도 짧은 만남 또한 존중할 줄 아는 시선이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물론 마음만으로는 살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도... 우리는 장시간의 시간을 통해

 

우리의 피와 땀을 사랑에게 바치곤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외롭습니다.

 

만난 여자들의 그 근원을 쫓아가보면 그곳에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나는 니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말...

 

누구나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외롭다는 말...

 

누구나 누구나를 필요로 하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누구나 고독자로 살아간다는 것...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우주를 갖고 있습니다.

 

각자의 우주는 너무 광활합니다.

 

너도 나도... 우리는 서로를 공전하며 살아갑니다.

 

공전하면서도... 각자는 고독한 우리...

 

봄이 또 온다고 하지만...

 

얼마 후 우리나라는 봄 가을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에 계절이 전혀 관계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이기에... 슬픕니다.

 

언제나 진실은 저너머에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런 한계도 슬픕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래도 끝맺음을 해야할 거 같아서...

 

어제 찐~하게 한 잔 마시고,

 

아직 남아있는 술기운 빌어 마무리 하겠습니다.

 

'마무리'라고 하니 기분이 야릇해지는 건 저뿐인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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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위전변 (有爲轉變)

 

[명사]<불교> 인연에 의하여 생긴 것은 참다운 실재(實在)가 아니므로

 

잠시도 머무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세상사가 변하기 쉬워 덧 없음을 이르는 말.

 

 

 

 

 

 

 

 

 

그녀와 헤어지기 얼마 전,

 

제가 그녀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너, 구름과 안개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아니?

 

글쎄? 높이 있는게 구름이고 낮게 떠있는 게 안개 아니가?...

 

그래? 그럼 만약 니가 높은 산 정상에 있는데,

 

마침 그 정상에 너를 둘러싸고 있는 구름은 안개일까 구름일까?

 

실제로 사전적 정의는 어떻더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대상으로 판단되어지는 일이 있더라고...

 

정말... 꼭 사랑과 집착 같은 차이구나...

 

응?

 

사랑과 집착...... 그 둘도 분명 다르지만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거 같아... 어떻게 다른지...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또 어디서부터는 집착인지...

 

 

 

 

 

 

 

 

후배의 결혼식입니다.

 

후배의 부인은 그녀 친구의 친구.

 

아직 그녀와 사이 좋을 때 연결 시켜준 커플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군요.

 

과연 그녀도 올까?...

 

준비하는 아침에 짐짓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네... 오빠두요?...

 

 

전에 없는 존대말에 섞인, 그녀와의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물으려다.

 

결혼은?...으로 바꿔물었습니다.

 

 

 

지나던 후배가 괜스레 아는 척을 합니다.

 

 

 

형 왔어요? 윤정(가명)이는?...

 

어? 어... 일이 있어서...

 

 

 

부인인가봐요? 아니면 여자친구?

 

응? 응...... 넌 어때?

 

저도 결혼했어요, 아직 아이는 아이는 없구요.

 

그래? 어떻게... 운명의 상대를 만난거야?

 

 

 

순간 지나치는 희미한 미소...

 

 

 

전 이제... 더 이상 운명을 믿지 않아요...

 

그래?

 

네... 이제야 오빠랑 생각이 같아졌죠?...

 

글쎄?... 난 이제부터 운명을 믿어볼까 하는데...

 

 

 

 

...그때 일에 대한 변명에 가까운 설명을 하려했습니다...

 

 

 

 

저... 그때 일 있잖아...

 

오빠... 이제 됐어요...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요...

 

아... 그, 그래... 그렇지...

 

 

 

구차한, 변명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그보다, 오빤 아직도 여자친구 애가 타도록 방치해뒀다가 스타킹 찢고 그러나요, 호호

 

 

 

애써 화제 전환을 시키는 그녀.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아... 하하... 글쎄, 뭐... 지금 만나는 친구는 감정 표현에 좀 적극적인 편이라서...

 

그래요? 좋겠네요.

 

...

 

 

 

 

근데, 저 처음에 오빠 되게 기다렸던 거 알죠?

 

응? 언제? 내가 행패-_-부린 다음에?...

 

아뇨. 처음 오빠가 가게에 오던 때요. 꼭 물어보고 싶은던 게 있었거든요.

 

아... 그때... 뭔데?

 

우리 가게에서 10번 찍으면 커피 1잔 공짜로 주는 쿠폰 있었잖아요?

그거 오빠는 한 번도 안 썼던 거 알아요?

 

응... 그랬나?...

 

네. 그래서 가끔 바쁘면 커피만 주고 쿠폰을 깜빡할때가 있었어요. 남자분들은 보통

그런 거 잘 관리 안 하시니까요. 근데 그렇게 쿠폰을 받지 못하면 항상, 뒤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다가 손님 좀 빠지면 꼭 챙겨가시더라구요.

 

응...

 

왜 쓰지도 않은 쿠폰에 그렇게 집착한 거예요?...

 

 

 

 

 

 

고작,

 

고작 그런 게 궁금했던 거였을까요?

 

그런 얘기가 하고 싶었던 건지...

 

그렇게, 몇년 만에 만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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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되뇌이며 아무리 집착하고 매달려도...

 

되돌아본 나의 시선에 비춘 그것은 단지 순간에 불과할 뿐.

 

모든 것은 찰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짜피 무뎌지고 잊혀져, 지워지는 감정적 사고들,

 

대체 난 무엇에 그렇게 안달하고 조바심 내 했는지...

 

 

 

결혼식 일은, 회상의 시점보다 오히려 현재에 더 가까운 과거입니다.

 

물론 전에 만큼 감정이 살아있지도, 애틋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그녀의 친구에게 들은 그녀의 소식

 

실은, 싱글이라 하더군요. 더 자세한 얘기를 하려는 그녀의 친구를 만류했습니다.

 

반추하여 곱싶기에는, 아직 떠오르는 아픈 기억이 더 많았을 때 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었기도 했구요.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른 지금,

 

점점 짦아지는 가을이 가는 아쉬움에 돌아본 그녀와의 회상을

 

다른 곳도 아닌 이곳에 올리는 이유는.

 

절대! 그녀가 볼 일이 없기 때문이죠.

 

 

 

 

이상,

 

추천해주신 분들 감사드리구요.

 

그리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또한 감사합니다.

(서주신 댓글들 잘 봤습니다.~ *-_-*)

 

어디 모여 계시면 바카스-_-라도 한 병씩 돌리고 싶군요.

 

읽느라 고생하셨다고ㅋㅋ... -_-

(몰래 쓰느라 고생했습니다, 주말에 일해야 할듯 -_-)

 

 

 

 

그럼,

 

이제 그만 닥치겠습니다...

 

 

 

 

사람이 사랑을 할 때, 그것이 그 사람의 마음속에 모조리 담기기엔 사랑은 너무나 크다.

 

사랑은 사랑하는 상대쪽으로 방사되어, 상대의 한 표면에 부딪혀 본래 방사점 쪽으로 튕겨져

 

돌아온다. 그처럼 우리 자신의 애정이 튕겨져 돌아오는 반동을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이라고

 

일컫는데, 간 것보다 돌아온 것이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은, 간 것이 우리 자신에게서 나온

 

것임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